본문 바로가기

묵상하는말씀/골로새서묵상일기

골로새서묵상일기 35 - 내 영혼을 푸른 초장으로 만드는 능력의 조경사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골로새서 3:7~8   여러분도 전에 그런 것에 빠져서 살 때에는, 그렇게 행동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여러분은 그 모든 것, 곧 분노와 격분과 악의와 훼방과 여러분의 입에서 나오는 부끄러운 말을 버리십시오.


어제 본문에서 우리는 땅에 속한 일들에 대해 들었습니다. 바울은 5가지 예를 우리에게 말해 주었어요.

 

'음행과 더러움과 정욕과 악한 욕망과 탐욕'

 

저는 이 말에 그리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위의 5가지는 저와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었기 때문이죠. 사실과는 다르게 저에게 위의 5가지 단어들은 먼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뭐 그리 죽을죄를 지은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죠.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이들은 비슷한 감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추상적인 단어로 위의 것들을 읽게 되죠. 그런데 오늘 본문은 큰 반전을 가져다줍니다. 또 5가지 우리가 버려야 할 것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분노와 격분과 악의와 훼방과 여러분의 입에서 나오는 부끄러운 말'

 

이 5가지는 어제의 본문 5가지보다 조금 더 가까이 제 마음을 두드리네요. 왜냐하면 실제로 내 입에서 떠나지 않는 말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여전히 내 마음의 한 구석을 차지하는 일들이기 때문이죠. 정욕이나 탐욕들은 좀 멀어 보여도 분노나 격분은 아무 가까이 있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죠. 사도바울은 제 마음을 알았을까요? 추상적인 죄목들에 대해 우리가 마치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해석할 것을 말이죠. 똑같은 죄인이면서도 서로 내가 조금은 더 나은 죄인이다라고 싸우는 우리의 꼴불견을 보기 힘들었을까요? 콕 집어서 우리 마음에서 버려야 할 것들을 제시합니다.

 

뭐든지 커다란 대의에 대한 것은 쉽게 감이 오지 않습니다. 가령,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은 이웃이 특정되지 않은 관계로 우리는 쉽게 긍정을 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도 쉽게 받아들이죠. 왜냐하면 원수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고, 심지어 나에게는 원수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마치 자신은 원수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죠. 그러나 실제적으로 나에게 원수적 감정이 생기면 말은 달라집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극도로 듣기 싫은 말이 되기 때문이죠. 어쩌면 말씀에 강하게 저항하는 것이 오히려 말씀을 듣고 있는 반증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참 씁쓸합니다.

 

이제 사도 바울이 한 번 더 버려야 할, 죽여야 할 것들을 제시한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죠.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음행과 더러움과 정욕과 악한 욕망과 탐욕'이 맞습니다. 우리 안에 버려야 할 것들이죠. 그런데 그것을 버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모릅니다. 소리 지른다고 그것들이 우리를 떠나지 않죠. 머리를 흔든다고 털어지지 않아요. 어쩌면 실제로 우리의 삶에서 잘 드러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주 은밀한 것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없을까요? 예를 들자면 학생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그런 생각은 누구나 하죠. 그러나 실제로 공부를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이 태반입니다. 운동도 그래요. 운동을 해야 건강해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운동을 하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운동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현실적은 나의 단어로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죠. 운동을 하지 않는 제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어떻게 운동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였거든요. 그때 또한 가장 많이 들은 말도 있습니다. 그냥 지금 바로 스트레칭이나 팔 굽혀 펴기를 하라고 말입니다. 제 머리에는 어떤 헬스장을 갈까? 어떤  운동기구를 사지?라는 합리화의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들리는 말은 지금 내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운동으로 정하라는 조언이었어요. 오늘 본문이 바로 그 바울의 조언입니다. 마치 이런 말처럼 말이죠.

 

"땅에 속한 것들을 버리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오늘 내 마음에 분노를 담아두지 않으면 돼요.

 

내 마음에 분노를 담아두지 마세요. 격분을 마음에 조금만 담아두면 그것은 악의로 바뀝니다. 그 악의는 자라서 행동으로 드러나고 그 행동은 훼방꾼의 모습으로 나타나죠. 땅의 것을 버리는 것, 그것은 거대한 담론이 아닙니다. 추상적인 것도 아니에요. 바로 오늘, 내 마음을 분노가 아닌 기쁨으로 채우는 것, 격분이 아닌 격려로 바꾸는 것, 나의 영혼을 싱그럽고 예쁜 꽃밭으로 가꾸는 일이 그 출발입니다. 썩은 잎은 떼어내고 물로 촉촉한 토양을 만들며 하나하나 가꾸는 기회로 오늘을 주셨어요. 오늘도 우리 모두 내 영혼을 푸른 초장으로 만드는 능력의 조경사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