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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신명기묵상

신명기묵상84- 겸손함만이 우리의 살 길입니다. 신명기 31:14-30

지난주, 주일학교 어머니들 단톡방에 영상이 하나 올라왔어요.
6살 어린이가 주일학교 찬송을 부르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이뻐서 몇 번을 돌려 봤어요.
어린이들이 노래하는 모습은 늘 봐도 이쁘죠.

그런데 그 노래를 듣다가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아이가 어떻게 이 노래를 다 외웠을까?’
예은 선생에게 물으니 이 친구가 주일학교 시간에는 잘 안 불렀데요.
쑥스러움을 많이 타서 같이 부를 때 잘 안 했다는 거죠.
그런데 집에서는 다 외우고 제법 음과 박자를 맞춰 부르더라고요.
설마 집에서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치셨을까요?^^

주일학교에서는 주기도문을 랩으로 가르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하니 금방 다 외워버렸다는 점이죠.
특별히 그 시간을 아이들이 유독 좋아합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노래의 효과에 놀랍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노래는 잘 잊히지 않죠.

제가 20대 때, 지금은 손 놓은 꿈이 있었는데요.
성경의 말씀들을 가사(Scripture in song)로 해서 모두 노래로 만드는 꿈이었죠.
조금 더 여력이 되고 재능이 있었다면 했을까요?
지금도 아쉬움이 남아있는 꿈이기도 한데요.
말씀을 노래로 만들려 한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기억이었습니다.
노래로 말씀을 기억하는 것이 가장 쉽고, 오래 남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가령, 성경의 책이름을 지금도 저는 노래로 기억합니다.
노래로 부르지 않으면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고요.
몇몇 말씀들은 찬송으로 그 말씀을 기억하죠.
대표적으로 스바냐 3:17이 있습니다.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 전능자시라
그가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즐거이 부르며 기뻐 기뻐하시리라”
초등학생 때쯤 배운 이 노래는 이 말씀을 늘 기억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하나님이 모세에게 노래로 지어 부르게 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그 내용을 우리가 정말 기억하길 바라셨던 것 같아요.
노래로 만들어 부르도록 하신 것은 전해지고 전해지고 전해져 잊히지 않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셨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토록 중요한 말씀이었는지도 모르죠.
그것이 무엇이냐면, 16~21절까지의 말씀이에요.
이 내용은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배부르고 편안해지면 하나님을 잊을지도 모른다.
2. 하나님을 잊으면 너희는 다른 영에 사로잡힐 것이다.
3. 그렇게 되면 하나님의 말씀이 너희 가운데 사라질 것이다.
4. 하나님 없는 너희의 미래는 재앙과 환란이다.

한마디로 주님을 잊지 말라는 말씀인데요.
그 말씀을 가나안 입구에서 하고 계십니다.
가나안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일컬어졌죠.
쉽게 말하면, 고생이 끝나고 이제는 편안한 삶을 꿈꾸는 자리라는 뜻이죠.
내가 주도적으로 일하는 곳, 나의 실력이 발휘되는 곳이고요.
내가 일하고 세운만큼 얻을 수 있는 곳이죠.
어쩌면 나에게 주권을 맡기신 곳이기도 하죠.

자발적이라는 말을 우리는 잘 사용하는데요.
가나안이 꼭 그런 곳입니다.
자원하는 심령이 필요한 곳이죠.
광야가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했던 곳이라면, 가나안은 자발적으로 따라야 하는 곳이고요.
광야가 타의에 의한 과정이라면, 가나안은 자의에 의한 과정인 셈이죠.

그런데 그 자발적인 것이 문제예요.
우리는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습니다.
내 뜻이 관철되고, 내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있죠.
그렇게 편안함을 느끼고 싶어 집니다.
가나안은 그런 곳이죠.
그곳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원하는 심령을 요구하십니다.
마치 예수께서 제자들을 떠나시며 그들에게 위임장을 주시는 것처럼 말이죠.

오늘 모세를 통해 주시는 노래가 이것입니다.
네 마음대로 할 수 있을 때 겸손해라.
네게 자유가 주어졌을 때 낮아져라.
네게 힘이 있을 때 주님을 생각해라.
네 뜻이 강할수록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라.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도 여러분의 삶은 여러분의 뜻대로 움직입니다.
누구도 강제하지 않습니다.
그때, 겸손하세요.
내 마음대로 해도 될 때, 그때 겸손하세요.
내 뜻이 강할 때, 그때 낮아지세요.
힘이 없어 강제로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힘이 있을 때, 가장 내 마음대로 될 때, 그때 자원하는 마음으로 겸손하세요.
자원하는 심령으로 주님께 엎드리세요.
이것이 진정한 예배입니다.
어쩔 수 없어 주님 앞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장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을 때,
그 마음을 뒤로하고, 자원하는 심령으로 겸손히 주님 앞에 엎드리는 것이 예배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자원하는 심령을 원하십니다.
그것을 꼭 기억하세요.
자발적으로 겸손하기를 원하시죠.
그것을 꼭 기억하세요.
내가 높아져 있을 때 낮아지는 것이 겸손이고,
내가 잘 나갈 때 엎드리는 것이 겸손이며,
내가 힘 있을 때 의지하는 것이 겸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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