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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신명기묵상

신명기묵상70 -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하지 마시고,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신명기 25:17-26:11

오늘은 아말렉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성경을 읽는 분들은 아말렉이라는 이름을 들어 보셨을 거예요.
아말렉 족속, 아말렉 사람들이라는 이름이죠.
그런데 이 아말렉이 좀 묘합니다.
일단 이들이 어떤 민족인지 잘 알 수가 없어요.
보통 성경에 기록된 이스라엘 역사는 세계사적 시각으로 검증이 가능합니다.
비록 약간의 시차와 명칭에 대한 간극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세계사적으로 증명이 되죠.
그런데 아말렉에 대한 것은 어느 기록에도 없습니다.
오직 성경에만 있어요.
그래서 그들이 어떤 민족인지, 어디서 주로 살았는지,
그리고 그들의 후손은 지금 누구인지 명확히 알 길이 없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아말렉은 야곱의 형, 에서의 손자입니다.
에서의 후손들을 에돔 사람이라고 하는 데요.
아말렉은 그 에돔의 족장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말렉이 이스라엘과 대비되는 악인으로 등장합니다.
놀랍게도 하나님은 아말렉에 대해 집요할 만큼 미워하시죠.
아말렉에 대해서는 봐주시는 법이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보면,
아말렉에 대해 흔적도 없이 없애버리라고 하시죠.
이스라엘을 대적했던 이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하나님은 유독 아말렉에 대해서는 가차 없으십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문학적인 이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17절에는 출애굽 당시 아말렉에 대한 기억을 주문하시는 데요.
일단, 그 말씀하신 대로 아말렉에 대한 중요한 사건 하나를 떠올려 보죠.
이스라엘은 가나안으로 가는 과정 가운데
르비딤이라는 곳에서 아말렉과 싸운 적이 있습니다.
이 전쟁은 아마도 전쟁사에 길이 남을 만한 전쟁일 겁니다.
왜냐하면 전쟁의 기본과 방법이 전혀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물론 많은 이스라엘의 전쟁이 그랬습니다만
이 전쟁은 더욱 특별합니다.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모세는 산에 올라 두 팔을 들고 기도했습니다.
기도할 때는 이스라엘이 이기다가도
모세가 지쳐 손이 쳐지면 아말렉이 이기는 그런 과정이 반복되죠.
그래서 아론과 훌이 모세의 팔을 곁에서 붙들고 기도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의 승리는
그들의 군대, 작전, 강력한 무기, 이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기도였죠.

아마도 성경은 아말렉을 이스라엘의 대적자로 등장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몇 가지 메시지를 던지죠.
첫째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을 믿는 자들을 대적하고, 괴롭히는 이들은
반드시 없어질 것이라는 메시지입니다.

우리 앞에도 많은 도전과 공격들이 있습니다.
분명히 전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죠.
그래서 힘겹고, 어렵고, 지치기도 하는 데요.
그런데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전제가 우리에게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아말렉에 대한 추적은 집요하십니다.
이는 결코 아말렉이 승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거죠.
반대로, 우리 또한 힘겹고 어려운 전쟁을 치르겠지만
반드시 결과는 승리라는 확신입니다.

두 번째 메시지는, 예배와 기도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입니다.
죄를 묵상하지 말고 하나님만 묵상하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죠?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은 문제나 어려움이 아니고,
하나님을 붙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제가 중학교 시절, 시험 기간이 되면 교회에서
형들과 함께 모여 공부를 하고는 했습니다.
당시에는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교회를 이용하곤 했죠.
그런데 시험시간이 다가오면 저는 조바심이 났어요.
내일 시험이라고 하면, 가슴이 떨렸죠.
공부할 내용은 많고, 시간은 없고, 이게 마음에 꽉 찼어요.
그래서 공부를 하면서도 계속 시계를 쳐다봤죠.
마음 가운데는 계속,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다 읽을 수는 있을까?’ 이런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 제가 안타까웠는지 교회 형 한 분이 제게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영석아! 시간을 생각하지 말고, 네가 하는 공부만 생각해, 시간을 걱정한다고 시간이 멈추지 않아! 오히려 염려할 시간에 공부에 집중하렴.”
그 말이 제게 강하게 다가왔어요.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은 시간을 멈추고, 모든 적을 물리치는 힘이 아니에요.
그런 특권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았어요.
우리의 특권은 하나님께 나갈 수 있고, 그분이 나의 아버지시며, 그분께 간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죠.

간혹 이런 사람들이 있죠.
재능도 있고, 일도 잘해요.
그런데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왜 일을 안 하냐고 불평을 늘어놓아요.
자기 일을 하면서 남들에게 알아달라고 티 내고 그래요.
그래서 일을 잘하고도 욕을 먹어요.
자신이 하는 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남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보다,
할 수 없는 일에 더 열을 올릴 때가 있어요.
그것이 바로 걱정과 염려죠.
내가 걱정한다고 시간이 멈추지 않아요.
내가 걱정한다고 천지가 개벽하지도 않죠.
오히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특권이 있어요.
그분의 자녀가 되는 특권이죠.
그분과 동행하고, 그분과 논의하고, 그분께 간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이 나를 위해 일하시는 것을 지켜보는 것,
그것이 우리의 특권이죠.

사랑하는 여러분,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해도 안 되는 일을 묵상하지 마세요.
우리가 염려한다고 키가 자라지 않아요.
우리가 걱정한다고 시간이 멈추지 않아요.
오히려 주어진 시간을 선용하고, 감사로 받아들이세요.
그 시간에 하나님의 역사를 구하고, 인도하심을 찾으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묵상하세요.
크로노스의 시간은 불변합니다.
그러나 카이로스의 시간은 우리가 만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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