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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욥기묵상

태어날 때 주신 것만이 가장 값집니다

2014.5.3. 욥기묵상(욥1:21)
태어날 때 주신 것만이 가장 값집니다



이런 예화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항해를 하던 배가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
무인도에 다다랐답니다.
다행스럽게도 6개월 정도의 식량을
가지고 있었던 선원들은
구조를 위해 며칠간 혼신의 힘을 다했답니다.
그러던 와중에 선원들은 그 섬에
사금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무인도에 고립되었다는 선원들의 탄식은
환호로 바뀌었답니다.
시간이 흘러 그 무인도를 지나던 배가
우연히 정박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곤 그 섬에서 발견한 것은
많은 해골들이었죠.
특이한 것은 해골마다 곁에
산더미같은 사금이 있었다는 겁니다.

계속적으로 지금 우리나라는
세월호의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잘잘못과 책임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이것이 옳고 저것은 그르다는 정죄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인지도 모를 뿌리깊은 문제들이
설명할 수 없을만큼 크고 넓게 퍼져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대한민국에는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말이죠.

이같은 현상이 얼마나 끔찍한지
믿고 싶지 않은 일들이,
상상으로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2014년 한국 땅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에 빠진 이들 앞에서
인명구조도 돈으로 사인한 계약서가 우선이었고,
시신 앞에서 자신들의 공과가 더 우선이었으며,
유가족의 슬픔보다 장례비가 더 우선이었습니다.

정부의 무대책과 무능보다,
죽음 앞에서도 진영논리와 편가름의 현상보다,
더 놀라운 것은
사람의 생명이
한낱 돈보다도 중요치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죠.
아니, 예상은 했으나
그것이 현실이 될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소시오패스 영화에나 나오는 한 장면을
지금 오늘,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아프고 끔찍한지...
이렇게 된 사람들의 마음과 입이
얼마나 냉혈하고 잔혹한지...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3가지 회심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첫째는 머리의 회심이고,
둘째는 가슴의 회심이며,
셋째는 '지갑'의 회심이라고 말입니다.

차디찬 깊은 물속에서 촉각을 다투며 사투를 벌이는
어린 청소년들 머리 위에서
계약하지 않은 배들의 접근을 막으며
3일을 허비한 정부나,
돈이 없으면 교회의 중직도 되지 못하는 교회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머리와 가슴이 회심을 했다 할지라도
'지갑'의 회심하지 않으면
우리의 머리와 가슴은
한 여름 작은 곰팡이가 온 벽을 덮듯이,
강철같은 쇠덩이에 작은 녹이 번져
삽시간에 부식시키듯이,
우리를 사탄의 노략질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말지도 모릅니다.

태어날 때 주신 것만이 가장 값집니다.
생명만이 값집니다.
그것을 다른 것으로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값진 것만이
돌아갈 때 가지고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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