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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에스더서묵상

나의 희생없이는 누군가를 도울 수 없습니다.

나의 희생없이는 누군가를 도울 수 없습니다.

에스더 4:10-17

성경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특정 문장을 발췌해서 인용하는 것입니다.
사실 성경을 읽는 핵심은 맥락입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흐름들과 과정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데 특정한 문장들을 발췌하다보면
맥락과는 다른 해석을 하게될 여지가 많아집니다.
가령, 창업을 하는 교인들을 찾아가서 설교를 할 때
많이 인용하는 구절이 있죠.
주로 식당등에 가면 액자로 걸려있는 그 구절말입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이제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정말 딱 어울리는 말씀이기는 한데요.
이 말씀의 맥락을 안다면 결코 사용하지 못할 구절이죠.
우선 이 말씀은 욥기서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그 말씀의 주체가 하나님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욥도 아니고요.
욥의 친구들이 한 말입니다.
그렇다면 욥에게 용기를 주는 말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욥을 조롱하고 비아냥거리면서 한 말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성경에서 소위 좋은 구절을 찾는데 익숙하죠.
성경의 각권마다 대표적인 구절들을 정하고 외울만큼
한 문장으로의 표현을 좋아합니다.
에스더서에도 대표적인 중심구절이 있는데요.
그것은 오늘 본문 16절에 나오는 "죽으면 죽으리이다"입니다.
아마 못해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구절이죠.
에스더가 죽음 앞에 놓인 자신의 동포들을 위해 왕 앞에 나가면서 한 말입니다.
그 페르시아 왕궁의 전통에는, 제아무리 왕비여도 왕이 부르지 않는데 스스로 왕 앞에 나가는 자들은 죽임을 당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에스더가 자신의 청을 가지고 왕에게 나가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건 모험인 것이죠.

이렇게 누군가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위험한 모험입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보면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난 사람을 구하는 장면이 나오잖습니까?
우리가 보기에는 그것이 무척 쉬워보이죠?
그래서 사마리아인 이전의 레위인이나 제사장이 무심해 보인다고 쉽게 단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보세요.
강도 만난 자가 있는 그곳이 자주 강도들이 출몰하는 곳이라면요?
그래서 내가 조금만 지체해도,
나도 또한 이 강도 만난 사람처럼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된다면요?
그러면 여러분은 그 강도 만난 자를 만난 그때 어떻게 하시겠어요?
이처럼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위험한 모험이죠.

제가 가끔 말하기도 하는데요.
누군가를 돕는다고 물건을 빌려주었다고 해 보세요.
그 물건은 빌려주는 순간, 잃을 수도, 없어질 수도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게 되죠.
물건이 그대로 다시 돌아왔다면 정말 감사한 거거든요.
만약 그런 위험성을 내포하지 않고 빌려준 것이라면
그것은 돕는 것이 아니라 거래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조금이라도 상해서 돌아왔다면
당장 손해배상을 청구할지도 모르죠.

그것은 물건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감정도 마찬가지에요.
다림사역을 하면서도 느끼는 것이 많아요.
그중에 가장 힘든 것은
나는 도우려고 다가갔는데 오히려 피하는 이들을 볼 때 입니다.
그것을 넘어 오해받거나 혹은 진심을 왜곡하는 상황에 이르르면
도데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자괴감마저 들 때가 있죠.
그런데 본래 남을 돕는다고 했을 때는 내 감정이나 육체의 피로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감정노동을 해야하고, 시간을 드려야 하고, 육신을 사용해야하기 때문이죠.

사랑하는 여러분,
나의 희생없이는 누군가를 도울 수 없습니다.
내가 손해보지 않고는 누군가의 곁에 있을 수도 없어요.
내가 모험을 걸지 않고는 다른 사람의 대변자가 될 수도 없죠.
더욱이 이런 위험성을 담보하지 않고는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여러분이 나선다면,
그것은 아마도 에스더와 똑같은 마음으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죽으면 죽으리이다."는 마음으로요.

아침부터 무섭고 두려운 묵상을 전해드려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도 우리를 위해 '죽으면 죽으리라'고 십자가로 가셨잖아요.
그런데 하나님은 그를 살리셨잖아요?
그 사실을 우리는 믿잖아요?
그러니 여러분이 '죽으면 죽으리라'는 마음으로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 주실 때, 그때 하나님은 여러분들의 가장 위대한 후원자가 되어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제자들이니까요.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쌀쌀하네요.
그래도 오후에는 한여름 더위라는 예보입니다.
무더위에 지치지 마시고요.
건강 잃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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