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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에스더서묵상

약속으로 살지말고 사랑으로 사세요.

약속으로 살지말고 사랑으로 사세요.

에스더 1:15-2:4

오늘 본문을 보면, 왕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은 왕비를 두고 왕을 비롯한 모든 남성들이 분노한 것 같습니다.
왕비가 왜 왕의 명령을 거절했는지 그 이유는 분명치 않습니다.
왕과의 관계가 안 좋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혹은 정치적 이유로 대립했는지도 모르죠.
아니라면 어쩌면 여성의 인권에 대한 의식을 가졌을 수도 있었겠죠.
아무튼 왕비의 행동은 많은 파장을 가져왔습니다.
이에 왕의 신하인 므무간이 나섰습니다.
그의 말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왕비가 왕의 말을 거절했다는 소문이 돌면, 모든 나라의 아내들이 남편에게 저항할 것이다. 그러니 그런 참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왕비를 폐위시키자."
그리고는 이참에 이를 명문화하여 법으로 만들자고 제안하죠.
왕은 그의 말대로 합니다.

말 같지도 않은 이 사건에 대해 토를 달고 싶은 생각조차 없습니다.
남자들의, 그리고 권력자들의 옹졸함에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권력을 가진 이들은 그 권력에 저항하는 것을 눈뜨고 보지 못하죠.
권력 앞에서는 옳고 그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권력이 곧 옳음이 되고, 권력이 곧 정의가 되니까요.
그리고 그 권력은 힘으로 지키는 것으로 끝맺음을 합니다.
그러면서 등장하는 것이 법이죠.

사람들은 참 법을 좋아합니다.
무슨 일이 있건 법대로 하자고 하죠.
사람들이 만든 법이 정의도 아니려니와
가진 자들의 도구로 전락된지 오래지만
우리 사회에서 법은 만고의 진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의 법은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지 않습니다.
다만 사회의 편견과 전통적 관습,
그리고 유행에 따라 흔들리는 갈대처럼 주장되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법이 결코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법은 정죄를 하는 도구일 뿐 좋은 사람을 만들지 못합니다.
우리의 법은 죄인은 만들어도 의인은 만들지 못합니다.
우리의 법은 죄를 묻기는 하지만 정의를 심지는 못하죠.

관계를 법으로 규정하는 순간, 거기에는 사랑이 사라집니다.
가령, 부부가 약속에 의해 모든 관계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약속을 지키는 것, 정말 중요한 것이긴 한데요.
모든 관계를 약속에 위해, 약속에 의한, 약속의 삶을 산다면 어떨까요?
약속도 하나의 법이죠.
생각해보면 약속은 지키기 위함보다 어기지 말라는 요소가 훨씬 강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 어떤 약속보다 강한 것이 사랑입니다.
그 어떤 법보다 큰 것이 사랑이죠.
우리가 마지노선으로 두어야 할 것은 법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베드로는 사랑이 허다한 죄를 덮는다고 했습니다.
부부의 신뢰는 약속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지켜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우선되는 것은 법보다 먼저 사랑이어야 하죠.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과 다른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약속으로 살지말고 사랑으로 사세요.
법으로 해결하지 마시고, 사랑으로 해결하세요.
비록 사랑이 손해를 가져다 준다 할지라도 약속보다 사랑입니다.
비록 사랑이 미련해보여도 법보다 사랑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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