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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역대기상묵상

누군가의 밑거름이 되는 자리에 서 보세요.

역대상 22: 1-10 누군가의 밑거름이 되는 자리에 서 보세요.

1 그 때에 다윗이 말하였다. "바로 이 곳이 주 하나님의 성전이요, 이 곳이 이스라엘의 번제단이다."
2 다윗은 이스라엘 땅에 있는 외국인을 불러모으고, 석수들을 시켜서, 하나님의 성전을 지을 네모난 돌을 다듬도록 명령하였다.
3 그는 또 대문의 문짝에 쓸 못과 꺾쇠를 만들 철을 무게를 달 수 없을 만큼 준비하고, 놋쇠도 무게를 달 수 없을 만큼 많이 준비하고,
4 또 백향목을 셀 수 없을 만큼 준비하였다. 이 백향목은, 시돈 사람과 두로 사람이 다윗에게 운반하여 온 것이다.
5 다윗은 이런 혼잣말을 하였다. "나의 아들 솔로몬이 어리고 연약한데, 주님을 위하여 건축할 성전은 아주 웅장하여, 그 화려한 명성을 온 세상에 떨쳐야 하니, 내가 성전 건축 준비를 해 두어야 하겠다." 그래서 그는 죽기 전에 준비를 많이 하였다.
6 그런 다음에, 다윗이 그의 아들 솔로몬을 불러서,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모실 성전을 지으라고 부탁하였다.
7 다윗이 아들 솔로몬에게 말하였다. "아들아, 나는 주 나의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지으려고 하였다.
8 그러나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많은 피를 흘려 가며 큰 전쟁을 치렀으니, 나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할 수 없다. 너는 내 앞에서 많은 피를 땅에 흘렸기 때문이다.
9 보아라, 너에게 한 아들이 태어날 것인데, 그는 평안을 누리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내가 사방에 있는 그의 모든 적으로부터, 평안을 누리도록 해주겠다. 그러므로 그의 이름을 솔로몬이라 지어라. 그가 사는 날 동안, 내가 이스라엘에 평화와 안정을 줄 것이다.
10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할 것이다. 그는 내 아들이 되고,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어,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그의 왕위가 영원히 흔들리지 않고 튼튼히 서게 해줄 것이다.'


오래전 설교에서 예화로 여러분에게 들려드렸던 이야기인데요.
저의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제가 중국에 있을 때, 한국에서 손님이 찾아왔는데요.
그분은 오래전 저의 아버지가 담임하시던 교회에서 부목사로 일하셨던 분이었어요.
그분과 중국 사역지를 돌아보려고 기차를 탔습니다.
중국에서 기차를 한번 타면 10시간은 가야 합니다.
자연스레 그분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죠.
그때 그 목사님께서 아버지 목회의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셨습니다.
아버지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저는
아버지의 목회하신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었거든요.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성격도, 꿈도, 비전도 잘 몰랐습니다.
그분이 들려주신 이야기는 이거였어요.

한번은 장로님들과 회의를 하셨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뜬금없이 교회에 차량을 구입하자고 하시더래요.
아버지가 목회하던 곳은 그리 크지 않은 소도시였습니다.
당연히 그리 차량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기도 했죠.
부목사였던 그분은 아버지의 제안이 때 이르다는 생각을 하셨데요.
아니나 다를까 장로님들이 반대를 하시더랍니다.
그리고는 그 제안은 무시가 되었데요.
아버지도 그냥 수긍을 하시고는 접으시더랍니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서 회의 때 아버지가 또 그 이야기를 꺼내시더래요.
한번 거부되었던 안건인데 마치 처음 꺼내는 이야기인듯
너무 태연히 이야기하시더랍니다.
물론 장로님들이 일언지하에 반대하시고 그 이야기는 또 거부되었데요.
이번에는 부목사시던 그분이 화가 나시더랍니다.
목사님이 두번이나 이야기를 하신다면
‘생각을 좀 해 봅시다.’정도로 이야기를 끝내야지
어찌 단칼에 저렇게 거절하나 하는 생각이 드셨데요.
그래서 아버지에게 찾아가서 말을 하셨답니다.
“목사님, 장로님들이 너무하신 것 아닙니까? 어렵게 목사님이 두번이나 말씀하셨으면 좀 고민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제가 장로님들 한 분 한 분을 찾아가 설득해 보겠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그 목사님께 너무도 태연하게 말씀하시더래요.
“장로님들의 말씀이 맞지 않는가? 지금 우리교회에 차량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잖나? 난 당장 교회차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네.”
부목사님이 황당해서 되물었데요.
“그렇다면 왜 거절당할 제안을 두 번이나 하셨어요?”
그때,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시더래요.
“지금 당장 필요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분명 필요할거야. 나는 그때를 위해서 미리 말을 해 두는 거라네. 그래야 그때 장로님들이 생각을 쉽게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 말씀을 제게 들려주시면서 목사님은 제게
자신의 가치관과 목회 방법을 깨우친 계기가 되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종교개혁하면 우리는 마르틴 루터를 떠올리죠.
작년 10월은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그로 인해 종교개혁의 큰 물꼬를 트고 개신교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종교개혁은 루터에 의해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루터 이전에 수많은 종교개혁자들이 피와 땀을 흘렸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홀로 외로이 종교개혁을 외치다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했던 이들도 수두룩합니다.
때론 후대에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는 이들이 대다수이죠.

앞선 선각자들의 삶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때 이른 진리는 오히려 큰 저항과 외면을 받죠.
모름지기 수 백 명이 넘는 이른 종교개혁가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루터의 종교개혁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그들이 앞서 자리를 깔고,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루터의 용기도 없었을지 몰라요.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앞서 자리를 깐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교회에는 예배전 기도회가 있습니다.
별로 주목받지 않는 기도회인데요.
그 기도회에서는 성령의 임재와 예배 자리에 오는 영혼들을 위한 기도를 하죠.
예배에 앞서 미리 예배의 문을 여는 것입니다.
저는 그 기도회가 우리 예배의 깊이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예배에 참여하는 이들을 위해 먼저 기도하고
예배의 문을 먼저 열며,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으로
예배에 참여한 이들이 쉽게, 그리고 아름답게 예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학창시절에,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가기 바빴죠.
그런데 학교 가는 길은 내가 다한 것 같지만,
나보다 먼저 일어나 아침을 해 주신 어머니가 없었다면 아침을 못했겠죠.
나보다 먼저 나와 버스를 운행해 주시는 분들이 없었다면,
나보다 먼저 길을 닦아주신 분들이 없었다면,
나보다 먼저 학교 문을 열어주시는 분이 없었다면,
나보다 먼저 수업준비를 해 주신 분이 없었다면....
그랬다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오늘 본문에서 저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밑거름이 되어주는 다윗의 모습입니다.
성전 건축은 다윗의 최대 숙원사업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윗에게 성전건축을 허락하지 않으셨어요.
다시말하면 다윗의 꿈이 거절당한 것이죠.
그러나 다윗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이 직접은 아니지만 자신이 밑거름이 되기로 한 것이죠.
그래서 성전 건축을 위한 재료들을 최대한 많이 모았습니다.
자신을 대신하여 성전을 건축할 솔로몬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최대한의 자재들을 모으고 또 모았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빛나지는 않지만 그는 앞서 준비하는 일을 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세상은 1등만 기억합니다.
세상은 결과를 낸 사람만 기억합니다.
세상은 마침표를 찍은 이들만 기억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문을 연 사람도 기억하십니다.
하나님은 기초를 닦은 이들도 기억하십니다.
하나님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준비를 한 이들도 기억하십니다.
하나님은 소리 없이 길을 닦았던 이들도 기억하십니다.

빛나는 자리만큼 빛없이 준비하는 자리도 소중해요.
영광의 자리만큼 소리 없이 걸어가는 자리도 소중합니다.
누군가의 밑거름이 되는 자리에 서 보세요.
나로 말미암아 누군가 걷게 될 그 길을 꿈꿔보세요.
세상은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은 아시는 그 길을 사모해 보세요.
다윗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이 작은 마음을 오늘 묵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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