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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느헤미야서묵상

느헤미야서묵상 65 -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입니다. (느13:10~13)


새번역성경
10   내가 또 알아보니, 레위 사람들은 그 동안에 받을 몫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레위 사람들과 노래하는 사람들은 맡은 일을 버리고, 저마다 밭이 있는 곳으로 떠났다.
11   그래서 나는, 어쩌자고 하나님의 성전을 이렇게 내버려 두었느냐고 관리들을 꾸짖고, 곧 레위 사람들을 불러모아서 다시 일을 맡아 보게 하였다.
12   그랬더니, 온 유다 사람들이 곡식과 새 포도주와 기름의 십일조를 가지고 와서, 창고에 들여다 놓았다.
13   나는 셀레먀 제사장과 사독 서기관과 레위 사람 브다야를 창고 책임자로 삼고, 맛다니야의 손자이며 삭굴의 아들인 하난을 버금 책임자로 삼았다. 그들은 모두 정직하다고 인정을 받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맡은 일은, 동료들에게 돌아갈 몫을 골고루 나누어 주는 일이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침은 언제나 옳습니다.
이 아침을 그르게 하는 것은 아직 어제에 머무는 나 자신 뿐이죠.
오늘도 감사와 웃음으로 시작하는 하루 되시길 빕니다.

자신이 없는 동안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을 목격한 느헤미야는
조금 더 살펴보았던 것 같습니다.
도비야 문제만 있었던 것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성전을 관리하고 예배를 담당하던 레위 사람들과 노래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저마다 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져 버렸습니다.
그 이유를 듣자니, 그동안 그들은 받을 몫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 살길을 찾아 떠날 수밖에요.

우리는 10장에서 이들이 서약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마치 어떤 일이 있어도,
죽음이 앞을 가로막아도 자신의 사명을 지킬 것처럼 굳건히 맹세했던 이들은 다 어디 갔을까요?
과연 가난에는 장사가 없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그들이 왜 마땅한 몫을 받지 못했을까요?
정확한 기록이 없으니 이는 추측을 할 수밖에 없네요.
아마도 그만큼 십일조가 걷히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제 막 돌아왔고, 이제 막 터전을 개간하는 상황입니다.
해야 할 일도 많고, 모두 새로 해야 하는 일이니 여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여전히 식민지배하에 있었어요.
식민지배라 함은 그만큼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의미죠.
그런 와중에 십일조를 내고 첫 열매를 성실히 낸다는 것이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잠시 전만 해도 그들은 감동적일 만큼 자신의 것을 드렸던 사람이었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나눔에 감동한 것이 아직 여운도 가시지 않았어요.
그랬던 이들이 왜 갑자기 식어버렸을까요?
그때는 괜찮았고 지금은 더 어려워진 것일까요?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열정이 식어버린 것일까요?

예배를 돌보는 사람들이나, 
자신의 것을 나누며 곳간을 채우는 사람들이나 이제 다 마음이 변한 것일까요?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맹세들을 잊죠.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쳐가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들은 그토록 버리고자 했던 옛 조상들의 전철을 다시 되풀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라요. 

그런데 저는 이 장면에서 다른 메시지를 듣습니다.
우리의 연약함, 우리의 망각, 우리의 타성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우리의 그 추잡한 모습에 불을 지르는 일을 보게 하죠.
그들이 그렇게 쉽게 열정이 꺾여야 했던 이유,
그들이 그렇게 쉽게 자신의 맹세를 저버려야 했던 이유 말입니다.
그것은 지도자들의 타락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이런 생각에 낙심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나쁜 짓 해도 권력이 있으면 잘 먹고 잘 사는구나!’
‘애쓰고 헌신한 일이 결국 저런 자 배 불리려고 고생한 거였구나!’

오늘날에도 불공정은 열정을 사그라뜨리는 데 가장 큰 일조를 하죠.
애쓰고 힘쓴 열정보다, 친소관계에 따라 정해지는 시스템은
언제나 우리를 낙담시키죠.

최근 국내 유명 사립대학의 감사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동안 사립대학들은 자체 감사만 이루어졌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공개 감사를 받고는 모두 충격에 빠졌습니다.
한 유명 사립대학은, 그것도 기독교 전통이 있는 이 대학은,
보직 교수들 마음대로 자녀들의 입학을 허용해 주는 일이 버젓이 벌어졌다고 하죠.
이 학교는 감사결과 지적사항이 86건, 
징계받을 교직원이 무려 421명이나 된다고 해요.
자기끼리, 힘 있는 사람끼리, 끼리끼리 만들어가는 세상,
나도 모르게 뒷거래로 이루어지는 불공정한 세상,
그 세상 한가운데서 나의 열정은 언제라도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리거나,
혹은 누군가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쓸모없는 열정 취급을 받는다면,
과연 누가 그 열정을 지켜나갈 수 있겠습니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입니다.
우리를 낙심케 하는 것은 가난만이 아닙니다.
불공정과 불균형, 공의와 공평이 사라지면, 우리의 열정도 사라집니다.
이는 권력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 안에도 불공정이 있고, 불균형이 있습니다.
내 안에도 거짓과 속임수, 자신을 부끄럽게 하는 게으름과 나태가 있어요.
내 안에 정의를 잃으면 내 안의 열정도 잃습니다.
내 안에 믿음을 잃으면 내가 한 약속도, 내가 한 맹세도 잃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내 안에 공의를 세워야 합니다.
나의 열정을 사그라뜨리는 사회의 불공정과도 싸워야 해요.
공의롭고, 공평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그 안에서 우리의 열정이 세워지고, 사용되기 때문이죠.

불의는 다 드러납니다.
거짓은 다 밝혀져요.
아무리 숨겨도 모두 다 압니다.
엘리아십이 어떤 변명과 논리를 들어 도비야를 세웠어도 사람들은 다 압니다.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그것이 불공정하다는 것을 말이죠.

느헤미야는 다시 공의와 공정을 세웁니다.
그리고 다시 그 곳간이 채워지죠.
우리도 내 안에 공의를 세우고, 정의가 물 흐르듯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의 열정이 살고, 나의 노력이 빛을 보니까요.

오늘도 여러분의 시간은 공의롭기를 바랍니다.
정직하고 모두에게 인정받는 시간이 되길 빌어요.
그 위에 여러분의 열정이 불타길 빕니다.

오늘도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실 여러분들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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