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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로마서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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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묵상26] 고통이 없는 역사는 없고, 눈물이 없는 기적은 없으며, 슬픔을 머금지 않은 은혜는 없다.(롬9:1~5) 고통이 없는 역사는 없고, 눈물이 없는 기적은 없으며, 슬픔을 머금지 않은 은혜는 없다. 1993년 한겨울에 나는 중국땅을 처음 밟았다. 그것도 가장 북쪽에 있는 하얼빈이었다. 아직 동토의 땅, 사회주의 국가의 두려움이 가득한 중국을 향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한참을 갔을까 곧 도착한다는 아나운스먼트에 창밖을 보았다. 그야말로 망망한 벌판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하얀 눈이 내린 벌판은 비행기 상공에서도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있는 옷을 다 끼어 입어도 온 몸이 떨리는 추위를 무릎 쓰고 나는 중국에서의 첫 주일을 한족교회에서 보냈다. 숙소에서 차로 한 시간은 족히 가서야 도착한 그 교회는 그냥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있는 그야말로 시골집이었다. 들어가 보니 방은 세 개정도 있는 크..
로마서묵상25] "우리의 영혼은 놀라운 변혁의 자리이고,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강력한 혁신의 현장이다."(롬8:33~39) 우리의 영혼은 놀라운 변혁의 자리이고,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강력한 혁신의 현장이다. 10년 전 교회를 개척할 때부터 함께해온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은 대한민국 최초의 복지관으로 100년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 감리교 선교사인 마이어스에 의해 태화여자관으로 처음 개관된 이래 여성과 아동을 위한 사회사업을 전개하며 우리나라 대표적인 복지관이 된 태화복지관은 본래 위치가 지금의 수서가 아닌 종로 인사동의 순화궁자리였다. 순화궁은 헌종의 후궁인 경빈 김씨의 사가로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면서 친일파 거두 이완용의 소유가 된 곳이다. 당시 순화궁 뒤뜰 정자에서 친일의 주역들이 자주 모여 연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는데 야사에 의하면 연회를 여는 도중 벼락이 쳐 뒤뜰 정자 옆 소나무가 부러지는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로마서묵상24]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협력을 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선을 이룬다."(롬8:28~32)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협력을 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선을 이룬다.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압니다."(롬8:28) 중국말에는 성조라는 것이 있다. 같은 발음이어도 성조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의문문으로 만들 때 보통 '마'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기조사라고 하는 이 '마'는 경성이라고 하여 성조 표시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똑같은 발음 '마'를 같은 음으로 길게 발음하면 '엄마'라는 뜻이 된다. 끝을 올려 발음하면 '삼베'라는 마가 되고, 내렸다 올리는 발음을 하면 '말' 마가 된다. 그런데 끝을 찍듯이 내려서 발음하면 '욕'이라는 뜻이 된다. 보통 인사말을 할 때, 니 ..
로마서묵상23]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롬8:19~27)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우리는 이 소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소망은 소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바라겠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면 참으면서 기다려야 합니다.”(롬8:24~25)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희망을 잃는 것이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보면, 지옥의 문 앞에는 다음과 같이 써 있다고 한다.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살아 있다고 하는 것은 희망을 품고 있다는 말이고, 희망이 있다는 것은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다. 태초에서부터 우리 영혼에 가장 강력한 적은 희망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리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하나님으로부터 흐르는 우리의 생명력을 끊어버리려는 노력은, 곧 우리에게서 희망을 빼앗아가는 노력이었다. 그..
로마서묵상22] “나는 더 이상 찌질 하지 않다”(롬8:14~18) “나는 더 이상 찌질 하지 않다” 우리교회가 학력격차 해소 및 지역 커뮤니티 센터 역할을 위해 만든 사회적기업 다림에서는 곧 교육적 부모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교육적 부모 멘토링 사역이라고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부모로부터 교육적 지원을 받지 못해 공교육에서 멀어지는 미래세대들을 위해 교육적 양부모가 되어주는 사역이다. 이 사역을 계획하고 시작하게 된 동기는 단순했다. 지역균등교육센터인 다림교육에서 함께 공부하는 아이의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으면서였다. 그 어머니 말씀의 요지는 이랬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인 자녀의 학교 짝꿍이 구구단을 모르는데 그런 아이들을 다림에서 도와줄 수 없겠냐는 것이었다. 이미 다림교육에 들어오려고 대기하는 숫자가 다림에서 교육받는 아이들 정원보다 많은 현실에서 쉽게 답할 수 있..
로마서묵상21] "내가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다."(롬8;1~13) "내가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다." 영국에 잠시 갔을 때 런던에서 맨체스터까지 운전을 한 일이 있다. 해외 면허증이 있었지만 외국에서 첫 운전인데다 생소한 자동차에, 차 또한 대형 승합차여서 긴장을 했는데 정작 나를 당황시킨 일은 차도, 운전기술도 아닌 도로였다. 평상시와 다르지 않게 차를 몰아 큰 도로에 나왔다가 대형사고를 일으킬 뻔 했다. 영국의 주행 방향이 한국과 다르기 때문이었다. 나는 순간 역주행을 한 꼴이 된 것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영국에 가면 영국의 도로법을 따라야 한다. 내가 익숙한, 혹은 내가 가고 싶은 방향대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지켜야할 원칙과 법이 있다. 이것을 성문법이라고 하는데 그 법을 지키지 않으면 우..
로마서묵상20] 갈등이 있다는 말은 살아 있다는 말이다.(롬7:14~25) "갈등이 있다는 말은 살아 있다는 말이다." 요즘 어린아이들에게서 심심찮게 아토피 피부염을 보게 된다. 환경 호르몬의 주된 영향이라는 이 피부병은 어린 아이에게는 가장 무서운 적이 되었다. 아토피뿐만 아니라 각종 독감과 알러지 등이 예전보다 현저히 늘어났음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항균마크가 필수적인 아이템이 되었고, 건물마다 손 소독액이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철저하지 않았다. 들판이나 숲에서 뒹굴고, 놀이터에서는 모래를 거의 먹다시피 놀았던 경험도 많다. 오늘날 이랬다가는 큰일 날 일이지만 당시는 그리 큰 걱정거리가 되지 않았다. 물론 현재와 자연환경이 달랐음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조심에 조심을 하는 반면 병에 노출되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상황..
로마서묵상19] "인간 죄악의 본질은 저항이다."(롬7:7~13) "인간 죄악의 본질은 저항이다." 왜 하지 말라는 것들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까? 왜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은 더욱 즐겁게 느껴지는 것일까? 심리학에는 심리적 저항이론(Theory of psychological resistance)이라는 것이 있다. 가령 미운 3살이 대표적인 예인데, 자의식이 발달하면서 자신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부모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일관성 있는 태도로 언제 자유가 허용되고, 언제 자유가 제한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에덴동산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지음받고, 에덴동산의 지배자가 된 인간에게는 허락된 자유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허락된 자유다. 그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자유도 있었기 때문이다.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