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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예레미야묵상

예레미야서묵상 122 - “서성거리지 말고 어서 떠나거라” 예레미야 51:50-64

며칠간 이어지던 바빌로니아 심판 예언이 이제 마지막에 이르렀습니다. 어쩌면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악인은 반드시 망하고, 의인은 반드시 산다는 말씀입니다. 그 와중에서 바빌로니아의 잘못된 관습들, 멸망으로 이끄는 교만과 거만, 나태와 안일이 우리에게도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묵상의 의미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하나님께서 제 마음을 두드리는 음성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 말씀은 “서성거리지 말고 어서 떠나거라”는 음성입니다. 멸망하는 바빌로니아 곁에서 서성이다가 같이 멸망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좋은 예가 있죠.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가족이 소돔과 고모라에서 살다가 멸망 직전에 빠져나옵니다. 그때 하나님은 그들에게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경고하시죠. 그것은 아마도 멸망할 것에 아쉬워하거나 그리워하지 말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그런데 롯의 아내가 그만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된 사건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죄인 줄 알면서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지 못할 때가 많아요. 몰랐을 때는 모르되 알았으면 결단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차일피일 미루기 십상입니다. 아쉽기 때문에, 미련이 남아서 그렇습니다. 습관이 되어있기도 하기 때문이죠. ‘서성거리지 말라’는 말씀이 강하게 다가옵니다. 죄의 자리에 얼쩡거리지 말고, 망하는 자리를 그리워하지 말라고 말이죠.

두 번째 말씀은, ‘술에 취하고 깨어날 수 없는 잠에 빠졌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바빌로니아가 멸망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과 권세를 믿었고, 또한 자만했습니다. 게다가 자신들의 뜻대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깨어날 수 없는 잠에 빠지게 했다고 하네요. 지난 주일에 이런 말씀드렸습니다. 우리가 알든지 모르든지 우리는 무엇인가에 사로잡혀 산다고요. 감사노트에 대한 말씀을 드렸는데요. 그 말을 듣고 내 안의 반응을 살펴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마도 하고 싶다는 마음도, 힘들겠다는 마음도 들 수 있을 테죠. 그런데 그런 마음이 주어지는 근저에는 나를 지배하고 있는 사로잡은 세력이 있습니다. 마치 물이라면 마음껏 헤엄칠 수 있을 테고, 늪이라면 계속 나도 모르게 빠져들겠죠.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는 어딘가에, 누군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것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그것이 좋게 보는 눈이든, 나쁘게 보는 눈이든, 나의 반응은 그것을 기초로 시작되죠. 그런데 그것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분명 부정적인 나, 언제나 비관적으로 보는 눈, 그래서 어떤 결단도,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나에 대해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합니다. 남에 대해서는 그렇게 잘 보면서 나는 보지 못하죠. 이유는 그 사로잡힘에 잠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이것이 나의 변화의 첫 단추죠.

감사노트를 공개적으로 작성한 지 사흘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그것이 좋은 것이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나쁜 것입니다. 조금씩 짜증 나는 일들이 올라와요. 큰 일도 아닙니다. 아주 작게 마음을 긁는 일들입니다. 괜히 귀찮고 삐지고 속상한 마음들이 일어났어요. 그것은 저의 옛 마음들입니다. 예전에 익숙했던 것들이죠. 그런데 사라진 줄 알았던 그것들이 감사노트를 공개적으로 쓴 이후 나타나네요. 아마도 이전 같으면 세상 탓을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상대방 탓을 했겠죠. 만나는 사람의 미숙함을 탓하고, 상황을 탓하며 불평이 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것이 감사노트에 대한 공격이라고 느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좋은 일을 하려고 할 때마다 그런 공격이 있을 것입니다. 좋은 일들이 쉽게 된다면 아마 세상은 다 좋아졌겠죠? 그러나 좋은 일일수록 방해가 많고, 공격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쉽게 될 줄 알죠. 그래서 조금만 문제가 생기고 어려움이 주어지면 쉽게 포기합니다. “좋은 일 하는데 왜 고생까지 해야 해?” 하면서 좋은 일 하려다가 불평으로 끝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죠. 이때 깨어있어야 합니다. 잠들어 있으면 그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때문입니다. 깨어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볼 줄 알아야 하죠. 여러분이 하나님께 조금씩 가까이 갈수록 방해는 더 심해질 것입니다. 마음대로 되지 않을 거예요. 감사노트가 술술 써지지 않을 것입니다. 분명히 방해를 받을 거예요. 그때 늘 하던 대로 반응하지 마세요. ‘그것 봐! 안 되지’ 이런 말에 속지 마세요. 깨어있으라는 말은 다른 길을 가라는 말입니다. 그냥 가만히 누워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공격과 아픔과 어려움이 왜 일어나는지 깨달아야 합니다. 그것이 다 내가 좋은 길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겨내야 해요. 어차피 그 길을 가려면 겪어야 하는 일이고, 당연히 방해를 통과해야 하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전 것은 지나갔습니다. 여러분은 새사람이 되었어요. 이전의 마음 곁에서 서성거리지 마세요. 그리고 깨어나세요. 이전의 반응대로 내가 살도록 놔두지 마세요. 이제는 다르게 반응하세요. 잠자는 영혼이 아니라 깨어있는 영혼으로 반응하세요. 새롭게 싸우세요. 그리고 이겨내세요. 그렇게 새로운 길을 가십시다. 오늘도 승리하는 여러분들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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