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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열왕기상묵상

나 혼자만이 아닙니다

열왕기상 19:14-21 나 혼자만이 아닙니다.

간혹 교회에서 낙심하는 분들을 만납니다.
보통 낙심은 무언가를 열심히 하다가 생기는 병이죠.
사실 열심이 없었다면 낙심도 없습니다.
혹시 낙심하셨습니까?
그렇다면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나에게 열심과 열정이 있었구나!"
열정이 없는 사람이 낙심하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뒤바꾸어 말하면 낙심은 열정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열정이 왜 낙심으로 변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정적일수록 혼자 일한다고 느낍니다.
자신이 열정적이다 보니 다른 사람의 열정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죠.
그래서 다른 이들이 하는 일들은 다 마음에 들어 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열정을 요구하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자기밖에 일하는 사람이 안 보입니다.
자신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런 것이 쌓이다보면 외로워집니다.
자신 혼자뿐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죠.
그러면 낙심이 찾아옵니다.

언제나 앞서가는 사람은 더 많은 수고를 합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닦는 수고를 해야 하죠.
닦아놓은 길을 편안히 걷는 이들에 비하면 더 많은 일을 하는게 사실입니다.
또한 앞서가는 이들에게는 비난도 따릅니다.
새로운 길을 가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열정의 사람들이 타인에 비해 더 많은 일을 하죠.

그리스도인이 그렇습니다.
먼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새로운 길을 가는 사람들이 우리들입니다.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나눕니다.
그래서 더 많이 배려하고, 더 많이 양보합니다.
타인과 비교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숙명이에요.
우리 안에 들어온 하나님의 열정이 주는 숙명이죠.

이 숙명에는 반드시 보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보상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 보상은 하늘의 보상이고, 하나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땅에서 찾으려고 하니까 낙심하는 겁니다.
우리의 열정에 대한 보답을 사람에서 찾으니까요.

엘리야는 이스라엘의 가장 암흑기에 고군분투하던 선지자입니다.
암흑기에는 모두 다 숨을 죽이게 됩니다.
철권통치, 독재통치에는
그 많던 믿음의 사람들은 어디 갔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던 그 때에도,
그를 따르던 수많은 사람들은 어딜 갔는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독재의 권력이 이기는 것 같고,
철권통치가 승리하는 것 같은 때가 있습니다.
엘리야의 시대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합왕의 영적인 불의를 보고도
하나님의 사람이라 자처하는 이스라엘의 누구하나 저항하지 않습니다.
나 하나 일어난들 역사가 바뀌지 않는다는 인식이 작용한 탓입니다.
그래서 아무도 나서지 않습니다.
오직 나만 남겨진 것 같습니다.

중국에는 10년이 넘는 문화혁명의 기간(1966~1976)이 있었습니다.
중국에 복음이 전해진 이후,
한때 공산화로 인해 교회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교회의 문이 닫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문화혁명기간에는 모든 교회가 닫히고
목회자가 쫓겨나는 등 기독교 근간이 뿌리 채 뽑힐만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많은 교회학자들은 중국교회가 이제 끝났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문화혁명이 끝난 이후 중국교인의 숫자는
오히려 이전보다 더 늘어났습니다.
어려움이 닥쳐오면 모든 것이 사라질 것 같습니다.
두려움이 몰려오면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죠.
그러나 하나님은 광야에서 길을 내시고,
사막에 강이 흐르게 하시는 분입니다.
태가 끊긴 여자의 몸에서 생명이 잉태되게 하시고,
십자가의 죽음을 부활로 이끄시는 분이죠.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이때,
나만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이때,
하나님 손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7,000명이 있습니다.
나와 같은 자리, 나와 같이 열정을 품은 자들이 있습니다.
하나님 손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꿈꾸지도 못했던 나의 동역자들이 있습니다.

낙심하셨어요?
지치셨습니까?
이젠 끝난 것 같으세요?
이젠 도저히 가망이 없어 보이시나요?
정말 끝이 보이는 것은
나의 상식과 경험에 비추어 미래를 판단하는
나의 좁아터진 시각입니다.
이제 상식과 경험을 뛰어넘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볼 차례입니다.
7,000명을 만날 차례이고,
둘도 없는 동역자를 만날 차례입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나 혼자만 정의를 외치지 않습니다.
나 혼자만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나와 같이 주님의 뜻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외로워하지 마세요.
그리고 포기하지도 마세요.
‘나 혼자 한들 무슨 변화가 있겠어?’라고 핑계대지도 마세요.
사람들을 보며 낙심하지도 마세요.
믿음의 열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도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우리가 보이지 않는 7,000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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