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묵상하는말씀/열왕기상묵상

밖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에 더 신경을 쓰며 사세요.

열왕기상 10:14-29 밖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에 더 신경을 쓰며 사세요.

교회를 개척한지 18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임시거처였던 구미동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교회 간판을 달아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교회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십자가를 세운 일은
한번도 없죠.
그런데 이를 걱정하거나 의아해 하는 분들이
적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저의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도
십자가가 없는 교회, 간판이 없는 교회를 이해하지 못하시니
남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우리 교회가족들 가운데서도
이런 염려가 있는 분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개인적인 약간의 변명을 늘어놓을까 합니다.
간판이나 십자가를 달지 못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실 주어진 건물이 우리 소유가 아닌 것이
일차적인 이유입니다.
주로 복지관을 빌려서 예배를 하던 처지였던지라
간판이나 십자가를 세우기가 어려웠습니다.
이후로도 임대하는 처지에서 십자가를 세우기에는
여건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10년 동안의 복지관 생활을 청산하고,
지역사회를 돕는 사역인 다림교육을 시작하면서
교회 또한 임대 건물로 이전을 했는데요.
임대하는 처지에 십자가를 세우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교회 간판이 없는 것은 설명이 필요하다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 설명이 저의 주된 변명이 될 것 같은데요.

이미 우리는 교회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주어진 건물이 성전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은 우리들이 성전이라고요.
그래서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한사람 한사람이 교회입니다.
그런데 그런 공동체에도 이름이 필요하다고 여기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저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는 세력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몇 명이 모이고, 얼마나 크냐가 아니라는 겁니다.
심지어 무슨 일을 하고,
얼마나 큰일을 하느냐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힘은 세력이 아니라
영향력에 있습니다.
사도요한을 통해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죠.
요한복음13: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으로써 너희가 내 제자인 줄을 알게 될 것이다."

이 말씀은 교회의 힘이 세력이 아니라
영향력인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시는 말씀입니다.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행하는 모습에서 교회의 힘이 나오고요.
외형의 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모습에서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교회라는 뜻이죠.
이것은 나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위해, 이웃을 위해 일하는 근본적인 태도변화를 말합니다.
교회를 위해서 전도하고,
교회를 위해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전도하고,
이웃을 살리려고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죠.

우리교회에서도 노방전도를 한 적이 많습니다.
함께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우리교회가?' 하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전도지를 나눠주고, 지하철역 등에서 노방전도 한 적도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나눠준 전도지에
우리교회의 이름이 새겨본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전하는 것은 교회가 아니라
그리스도였기 때문이죠.

다림사역을 할 때에도 교회의 이름을 앞세운 적이 없습니다.
다림을 아는 분들 가운데서
우리교회의 이름을 아시는 분은 많지 않으실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은
단 한분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라면
우리의 사역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교회의 유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심을 다해 남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어느 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죠.
저는 이것이 우리교회의 간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솔로몬의 모습은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금기시 한 말과 병거, 금은보화의 이야기를
더 이상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자신의 보좌를 치장하는 솔로몬을 보면서
우리를 생각합니다.
마치 그렇게 치장을 해야
세상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처럼 여기는 우리 모습 말이죠.
우리가 이런 일을 한다고 떠들어야
마치 가치 있는 일처럼 여기는 모습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려져야 마치 그것이 옳은 일처럼
여기는 생각이 우리에게 있죠.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외형으로 빛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주님은 중심을 보신다고 하셨잖아요.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내면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입니다.
영적으로 아름다운 일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세상이 하찮게 봅니다.
그러나 그런 하찮은 일을 하나님은 아름답고 크게 보십니다.
작은 아이의 자그마한 도시락이 큰일을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무엘상16:7, 사람은 겉모습만을 따라 판단하지만, 나 주는 중심을 본다.

오늘도 밖으로 보이지 않는 자신의 내면에
더 신경을 쓰며 사시기 바랍니다.
거창한 일이 아닌, 소소하고 작은 사랑에 더 신경 쓰며 사세요.
그것이 우리에게 가장 큰 힘이고 영향력이 될 것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