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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예레미야묵상

예레미야서묵상 95 - 인간은 하나님을 잃으면 반드시 썩는 존재입니다. 예레미야 39:1-10

드디어 남유다가 멸망합니다. BC722 북이스라엘이 앗수르에 멸망한 지 130여 년 만에, 사실상 바빌로니아의 지배하에 들어간 BC605년의 첫 포로시대를 시작한 지 20년 만에 남유다가 완전히 망합니다. 시드기야 왕은 그렇게 마지막 왕이 되었고, 예루살렘은 적들에 의해 함락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한 나라의 왕이자 모든 정사의 책임을 지고 있는 시드기야는 백성들을 버리고 도망을 칩니다. 마치 세월호 때 승객들의 안전과 구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 저 살자고 그것도 제일 먼저 도망치듯 빠져나갔던 선장의 모습이나 진배없어 보입니다. 시드기야는 제 눈으로 볼 때, 왕으로서 자질을 이야기하기 전에 인간으로서의 자질부터 부족해 보입니다. 그에게는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이 중요해 보입니다. 왕이란 자리는 혼자만의 자리가 아닙니다. 백성이 있기에 왕이 존재하는 것이죠. 나라가 있기에 왕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백성도, 나라도 그의 안중에는 없어 보입니다. 오로지 자신뿐이죠.

‘먼저 인간이 되어라’

이 말은 러시아의 무대 연출의 거장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가 한 말입니다. 더 정확한 워딩은 ‘예술가가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라’는 말이죠. 이 말은 자신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해, 혹은 비이성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이들을 향해 주로 던지는 말입니다. 주로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우선순위인지를 모르는 이들을 향해하는 말이죠. 어쩌면 인간 본연의 모습, 처음 창조의 모습으로 돌아가라는 말인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있기 전에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우리는 그의 창조물이죠. 이는 다시 말하면 나의 뜻이 있기 이전 하나님의 뜻으로 나 자신이 지어졌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어쩌면 나의 뜻 이전의 하나님의 뜻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본연의 모습인지도 몰라요.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 가장 나다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되라는 말은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님을 알라는 말과도 같다는 뜻입니다. 

남유다의 멸망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예언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요. 그렇게 멸망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어요. 그것은 하나님의 예언이 남유다의 멸망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진짜 예언은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오지 않으면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더 정확한 예언이죠. 이 말을 풀어서 말하면 이렇습니다. 우리가 모진 풍파를 겪을지라도 하나님을 붙잡고 있으면 멸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잘 나가고, 높은 권세와 많은 부를 축적해도 하나님을 떠나면 우리는 결국 망한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본연의 모습이 하나님을 품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계시지 않는 인간은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죠. 예레미야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호소가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을 잃으면 근본을 잃는 것이라고 말이죠. 우리는 그분의 창조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생령으로 호흡하게 된 존재이기 때문이죠. 공기 없는 공간에서 우리는 살 수 없습니다. 제아무리 부귀영화가 널려 있어도 공기 없이는 인간의 모습으로 살 수 없어요.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영이 없이는 우리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 없이 살 수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 주시는 경고인지도 모릅니다. 나를 믿고 사는 사람, 나의 머리, 나의 생각, 나의 뜻을 믿고 사는 사람에게 주시는 묵직한 메시지, 인간은 하나님을 잃으면 반드시 썩는 존재라는 말씀이죠.

사랑하는 여러분, 내가 있기 전에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내가 만들어지기 전에 하나님의 뜻이 있었어요. 그것이 내 존재의 시작입니다. 그분의 계획이 먼저입니다. 그것이 나의 출발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이 먼저입니다. 그분의 사랑과 말씀이 나의 감정, 나의 생각보다 먼저입니다. 그렇게 살아야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살 수 있습니다. 오늘도 주님의 말씀이 나의 삶에 흐르는 하루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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