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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미가서묵상

미가서묵상일기 16 - 불법이 잘 되는 것을 너무 부러워하지 마세요.

미가서 3:9~12   야곱 집의 지도자들아, 이스라엘 집의 지도자들아, 곧 정의를 미워하고, 올바른 것을 모두 그릇되게 하는 자들아, 나의 말을 들어라. 너희는 백성을 죽이고서, 그 위에 시온을 세우고, 죄악으로 터를 닦고서, 그 위에 예루살렘을 세웠다. 이 도성의 지도자들은 뇌물을 받고서야 다스리며, 제사장들은 삯을 받고서야 율법을 가르치며, 예언자들은 돈을 받고서야 계시를 밝힌다. 그러면서도, 이런 자들은 하나같이 주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계신다고 큰소리를 친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니, 우리에게 재앙이 닥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바로 너희 때문에 시온이 밭 갈듯 뒤엎어질 것이며, 예루살렘이 폐허더미가 되고, 성전이 서 있는 이 산은 수풀만이 무성한 언덕이 되고 말 것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는 이른 봄날같이 포근하더군요. 봄날 같아 좋은 날, 차가워서 좋은 날, 무더워서 좋은 날,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는 날씨나 상황에 따라 다른 날이 아니라 나를 위해 주님이 예비하신 날이어서 좋은 겁니다. 그래서 오늘도 선물로 주신 좋은 날을 만끽하는 여러분 되길 빕니다.

 

미가 선지자는 3장에서 정치와 종교를 망라한 유대 지도자들의 타락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그들의 타락을 한마디로 정의를 미워하고 가야 할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는 자들이라고 말했죠. 그리고 오늘 본문에서 그들에게 미래가 없음을 선포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의 눈에 띄는 구절이 있었어요. 그것은 10절의 말씀입니다.

 

미3:10   너희는 백성을 죽이고서, 그 위에 시온을 세우고, 죄악으로 터를 닦고서, 그 위에 예루살렘을 세웠다.

 

쉽게 말하자면 사람을 죽이고, 멸시하고, 나쁜 짓을 하면서 입으로는 사랑을 외치고, 온갖 뇌물과 불법과 탈법을 동원해서 교회를 세웠다는 것이죠. 이 말씀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되는 이유는 오늘날에도 이런 모습들이 사라지지 않고 우리 주위에 남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 구절을 읽으며 모순과 위선을 지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지적은 이미 미가 선지자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고, 저 또한 그 모순과 위선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지적하고 잘못을 폭로하는데 말씀 묵상을 사용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는 나에게 말씀하시는 주님과 대면하고, 나를 쳐서 말씀 앞에 복종하고자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게는 다른 관점으로 이 말씀이 다가왔습니다.

 

그 핵심 키워드는 '세웠다'는 단어였어요. 백성을 죽이고 그 위에 시온을 세웠답니다. 죄악의 터 위에 예루살렘을 세웠데요. 시온과 예루살렘이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 저자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문맥상으로 보아서는 시온은 정치 지도자들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고, 예루살렘은 유대 종교지도자들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죠. 아마도 시온은 정치권력과 같은 사회적 권력으로, 예루살렘은 교회 권력으로 해석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관심 있게 본 것은 이 점입니다. 백성을 유린하고 그들을 속이고 죽이고 개 돼지로 생각하는데도 정치권력이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위선과 모순을 가지고 믿음의 사기를 쳐도 교회가 유지되고 종교 지도자들이 존경을 받는다는 거죠.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정말 황망하죠.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과 결코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이미지메이킹으로 정치를 하려는 지도자들, 여론을 조작하고 돈과 권력으로 거대한 가면을 만드는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납니다. 상식에서 벗어난 일들이 자행되고 대놓고 돈을 요구하는 강단이 여전히 유지되어도 건재한 교회들이 있습니다. 이는 잘못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습니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기막힌 법문들을 남겼죠. 여기에 정의를 외치는 이들은 좌절합니다. 하나님의 진리를 믿는 자들에게 허무함을 안겨주죠. 

 

그런데 미가는 이런 우리의 작금의 현실을 내다보았던 모양입니다. 아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실 말씀을 그 옛날 미가 선지자를 통해 미리 적어놓으신 것 같아요. 그 내용은 이것입니다. 그렇게 불법이 정의를 이기는 듯하지만 착각하지 말라고요. 불법의 시온은 밭 갈듯 엎어지고, 위선의 예루살렘은 수풀만 무성한 폐허가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불법이 잘 되는 것을 너무 부러워하지 마세요. 위선이 잘 되는 것을 너무 고까워하지도 마세요. 악이 판을 치고 불의가 날아다녀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여전히 그 난장판 가운데서도 오늘을 주님과 함께 감사와 기쁨으로 사는 우리들이 있는 한 하나님의 정의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예전에도 계셨고 오늘도 계시며 앞으로도 선한 일을 이루실 주님이 계시는 한 불법이 최종 승리자가 되지는 못합니다. 아니, 우리에게 착한 일을 시작하신 그분이시기에 그 착한 일을 지키며 작은 불꽃을 지피는 주님의 자녀들만이 오로지 하늘의 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미가 선지자가 오늘 착하게 살면서도 고통을 당하고, 옳은 일을 하면서도 무시를 당하는 선한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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