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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디모데전서묵상

저절로 되는 것은 없습니다.

디모데전서 4:1-11 저절로 되는 것은 없습니다.

아들녀석이 내일 군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당장 앞에 놓인 시간들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 보이고요.
이후의 인생에 대한 고민들도 있어 보입니다.
인생을 설계하는 중요한 나이에 접어들다보니 생각들도 많아지는 것이죠.
그리고 많은 조언들도 쏟아지나 봅니다.

그중에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하나봐요.
"네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요.
아들녀석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하고 싶은 일이 있니?"
이런 저런 하고 싶은 일이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가치있고, 중요한지는 차치하고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 안심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조차 알지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다음 말은 하지 못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마음에 생긴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저는 그 마음을 주님께서 주셨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쩌면 그 다음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여건이나 환경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스스로의 힘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자유"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우리는, 자유라는 말에는 '하고 싶은대로', '마음 먹은대로'라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믿죠.
생각나는대로 훌쩍 떠날 수도 있고, 마음 먹은대로 실현할 수도 있는 것을 말하죠.
그런데 우리가 아무때나 훌쩍 떠날 수 있을까요?
내가 마음 먹은대로 무엇인가를 실현할 수 있을까요?
자유는 저절로 올까요?

저에게 오래된 학창시절의 친구가 있는데요.
소위 괴짜입니다.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 친구를 자유인이라고 불렀죠.
하고 싶은대로 하는 친구입니다.
당시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시켰는데요.
자율이라는 말이 들어갔지만 강제적이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죠.
그런데 이 친구는 걸핏하면 그냥 집에 갔어요.
그런데도 선생님들이 그 친구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제가 그랬다면 얻어 맞았을 것에요.
그런데 왜 그 친구는 무사했느냐?
그래도 늘 그 친구는 전교 1등이었거든요.

그 이후 이 친구는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대학에 가지 못했고(정확한 표현은 안 갔다가 맞습니다) 직업도 갖지 못했어요.
생각해보세요.
어느날 훌쩍 며칠씩 여행을 떠나고,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지는 친구가 직장을 잘 다닐 수 있겠어요?
그러다 늦게 결혼을 했습니다.
그래도 그 친구의 자유방랑끼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가정은 아내가 생활을 책임져야 했고요.
그렇게 자녀가 생기고 시간이 흘러 어느날 이 친구에게 큰 전환기가 찾아왔습니다.
이 친구의 아이가 어느날 아빠에게 뭘 사달라고 했나봐요.
이 친구는 좋다고 큰 소리치며 집을 나섰는데요.
주머니를 뒤져보니 돈이 한푼도 없더랍니다.
순간, 이 친구 마음 속에 이런 생각이 들더래요.
"내가 아이에게 장난감 하나 사줄 자유가 없구나"

오늘 한국의 축구국가대표팀이 월드컵 경기를 하죠.
축구는 골을 많이 넣으면 이기는 경기인데요.
우스개소리지만 저는 오늘 경기에서 어떤 팀이 지는지 확실히 압니다.
골을 넣을 자유가 없는 팀이 집니다.
마음 먹은대로, 하고 싶은대로 경기를 하는 팀이 이깁니다.
그런데 자유롭게 골을 넣지를 못해요.
마음 먹은대로 경기가 안 풀려요.
왜냐면 골을 넣을 자유를 얻으려면 골을 넣을 실력이 있어야 하거든요.
내가 마음 먹은대로 하려면 마음 먹은대로 할 수 있는 힘과 지혜가 필요하거든요.

자유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자유를 누릴 실력이 있어야 하죠.
자유롭게 공을 다룰 실력이 있어야 내 마음대로 경기를 치룰 수 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려면,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죠.

우리모두,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그런데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저절로는 안 된다는 것이 문제죠.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그것을 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마음 먹은대로 하려면 그만큼 훈련이 되어야 하고요.
좋아하는 일을 자유롭게 하려면 그만큼 강한 의지와 습관이 있어야 합니다.

자유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저절로 되지 않고, 내가 마음 먹는다고 저절로 되지 않아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해야 합니다.
정말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죠.

사랑하는 여러분,
신앙, 저절로 세워지지 않습니다.
믿음, 저절로 성장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영성이 자유로이 발휘되려면 무단한 영적 수고를 마다하지 말아야 하죠.
값없이 주셨다함은 주님의 은혜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수고없이 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을 우리 마음에 새기려면 나의 옛습관을 버리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주님의 소망을 내 가슴에 새기려면 세상의 소망을 버리는 훈련을 해야 하고요.

오늘도 여러분의 하루가 영적인 훈련의 하루가 되길 빕니다.
오늘의 수고가 여러분들을 자유하게 할 줄 믿습니다.

혹시 궁금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요.
위에 언급한 그 친구, 그때부터 공부를 하더니 나이 40이 넘어 세무사가 되었어요.
이제 자녀들에게 장난감 정도는 사 줄 자유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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