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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디모데전서묵상

잘못하면 헌신자가 오히려 방해자가 됩니다.

디모데전서 3:1-7 잘못하면 헌신자가 오히려 방해자가 됩니다.

제가 꿈꾸는 교회의 모델처럼 여기는 교회가 있습니다.
그 교회는 작은 교회입니다만 실상 큰 교회이기도 하죠.
지금으로부터 70여년전 세워진 이 교회는
아직까지 교인이 100여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변변한 교회 건물도 없이
작은 카페를 빌려 예배를 합니다.
그런데도 많은 교회학자들은 이 교회가
'미국을 움직이는 교회'라고까지 칭송을 합니다.
이유는 이 교회가 지역과 지역인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죠.

이 교회는 많은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 많은 교회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설교와 말씀공부를 통해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선포만을 했습니다.
그 선포에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을 드렸습니다.
자신이 가진 재능들과 시간을 드려
나눔을 실천하기 시작한 것이죠.
의사들은 자신의 시간을 드려 의료봉사를 시작했고,
그 봉사는 곧 병원이 되었습니다.
긍휼을 품은 이들은 노인들을 돌보기 시작했고,
그 돌봄은 곧 노인센터가 되었습니다.
지식을 가진 이들은 나눔교육을 실천했고,
그 교육은 곧 학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미혼모를 돌보는 센터가,
홈리스를 돌보는 하우스가,
뿐만아니라 주택문제와 저임금 노동자 문제 등의 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마음을 담은 사회적 실천이 이어졌습니다.
그런 기관들은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교회는 여전히 작습니다.
오직 교회에는 선포만 있고, 일은 직분자들이 만들기 때문이죠.

저는 이 교회를 세운 고든 코스비목사님이 살아계실 때
직접 뵈었던 적이 있습니다.
많은 생각과 영성을 배운,
제 인생에서 잊지못할 시간들이었는데요.
그 이야기를 다 말씀드리자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다만 그중에서 가장 지엽적이고 작은 이야기 하나가
오늘 묵상을 하면서 생각났습니다.
제 기억에 제가 "이 사역을 하시면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가?"를 여쭈었던 것 같아요.
그에 대한 대답이 재미(?)있었습니다.

이 작은 교회는 모든 업무를 봉사자에 의해 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일주일에 하루를, 어떤 이들은 매일을 봉사했답니다.
참고로 당시 코스비목사님의 비서처럼 일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나이가 80세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연락이 잘 안 되었습니다.
아프시면 못 나오시고, 전화나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해서 메일 등의 확인이 매우 늦으셨어요.
제가 약속을 하고도 확인이 되지 않아 엄청 애를 먹었었습니다.
이후에도 함께 일해야 하는 사역이 있었는데 그 연결이 어려워 곤역을 치뤘던 기억이 납니다.

코스비목사님은 이를 사역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셨어요.
목사님은 소위 헌신자들의 마음은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마음이기에 헌신하는 이들을 전폭적으로 믿으신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드려 헌신하는 이들,
보수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이들의 마음은
사역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도 하셨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헌신자들이 사역을 잘 담당하지 못하는 것이랍니다.
마음은 있는데 행동이 따르지 않는 것이죠.
열정은 있는데 재능이 없는 것입니다.

물론 목사님은 효율이나 성과를 따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헌신자의 성장을 기다리고, 그에게 맡겨진 사역이 느려도 참는 인내가 필요하다고도 하셨죠.
다만 그런 헌신자들 가운데는 마음만 있으면 다 된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지적해 주셨어요.
헌신자는 마음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요.
헌신에는 마음뿐 아니라 처절한 노력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바울은 코스비목사님과 같은 말씀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것은 대단히 귀중한 일입니다.
특별히 교회와 같은 공동체에서의 헌신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헌신은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결심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과 몸, 생각과 영성을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죠.
그런 결단이 없으면 헌신자가 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방해자가 될 뿐이죠.

사랑의 사도는 교회나 사회에서만 사랑의 사도가 아닙니다.
가정과 이웃, 가장 기초가 되는 삶의 자리에서부터 사랑의 사도가 되어야 합니다.
교사의 자질은 어떤 특정한 학식을 잘 가르치는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의 생각과 이념, 미래에 대한 사고 등도 배울 점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이렇듯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일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까지 쳐서 복종시키고 헌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들은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 이 땅의 희망들입니다.
내가 교인이 되었고,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만으로 그 직분이 감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고, 세우고, 노력하며 지어져 가야 합니다.
잘못하면 헌신자가 오히려 방해자가 됩니다.
여러분은 온전한 헌신자, 직분자가 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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