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6:43~45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지 않고, 또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나무는 각각 그 열매를 보면 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거두어들이지 못하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따지 못한다. 선한 사람은 그 마음속에 갈무리해 놓은 선 더미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마음속에 갈무리해 놓은 악 더미에서 악한 것을 낸다. 마음에 가득 찬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이 자리에서 묵상하는 모든 분들을 축복하고 응원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지금 이렇게 말씀을 나누고 축복의 인사를 나누는 이들에게 주님의 마음이 쌓이고 은혜가 스며들 줄 믿습니다.
어제 우리는 열매로 나무를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사실 우리는 이를 잘 인정하지 않죠. 왜냐하면 열매를 보고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성적표를 받아든 아이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자신의 성적표를 인정하는 아이이고요. 다른 하나는 성적표를 도무지 인정하지 못하는 아이죠. 자기 성적표를 인정하는 이들은 이내 자신의 노력과 공부 방법의 문제를 점검합니다. 반면 자신이 받은 성적표를 도무지 인정 못하는 이들은 출제 문제와 채점 방식에 의문을 먼저 품죠. 왜 이런 성적이 나왔는지 알지 못합니다. 간혹 컨디션 탓도 하죠.
그럴 수 있습니다. 날씨나 환경, 혹은 교통 상황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죠. 그래도 열매에는 죄가 없습니다. 열매는 달라지지 않아요. 사과나무에서 딸기가 열리는 법은 없죠.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은 갑작스레 나타난 것이 아닙니다. 내 안에서 자라난 것일 뿐이에요. 우리는 곧잘 말실수를 합니다. 툭 뱉어낸 말로 상처를 주고받기도 하죠. 그런데 그것마저도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에요. 내 안에 어딘가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른 거죠.
열매에 문제가 있다면 열매 탓이 아니라 나무 탓입니다. 나무가 바뀌어야 열매도 바꿀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 공동체에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많은 이가 주일에 교회 다니고 내가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신자가 되는 줄 알죠. 다른 사람보다 성경을 더 알고 매일 기도한다고 그리스도인이 되는 줄 압니다.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평상시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내가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착한 사람이 되지는 않습니다. 착하다는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선한 생각과 가치관으로 사느냐에 달려 있어요. 내가 주로 가진 생각, 평상시 품은 마음, 그 사람이 가진 감정과 기분이 그 사람을 좌우하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외식한다'는 말이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 적 있죠? 말이나 행동이 그렇게 연극이 될 수는 있습니다. 마치 열매가 처음 맺을 때는 좋아 보이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결국 열매는 그 나무의 모든 것을 반영하죠. 나의 말과 행동도 결국 내가 어떤 생각으로 살고, 어떤 마음으로 사는지, 평상시 어떤 생각을 많이 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며, 어떤 것들을 많이 듣고 공부하고 반복하며 되새기는지에 따라 드러나게 되어 있어요.
믿음에는 요행이 없습니다. 기적은 요행이 아닙니다. 기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내 안에 좋은 것들이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내는 것이죠. 황폐한 땅, 온갖 모진 비바람을 뚫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이 말이죠. 그래도 사과는 사과나무에서 열립니다. 사과나무에서 배가 열리는 기적은 없어요. 불의에서 정의가 꽃피지 않듯이 말이죠. 내 안에 좋은 뿌리를 두지 않으면 좋은 열매를 거둘 수가 없습니다. 좋은 마음을 품지 않으면 좋은 인생을 만들 수가 없어요. 기적은 좋은 마음을 품는데서부터입니다. 기도는 믿음의 씨앗을 뿌리는 것에서 시작하고요. 좋은 인생은 좋은 것을 뿌리는 것으로부터 거두는 법이에요.
오늘도 작은 선함이 놀라운 열매로 돌아올 것을 믿고 좋은 마음과 생각, 그리고 거룩한 믿음으로 사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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