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31. 04:45ㆍ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누가복음 7:6~10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가셨다. 예수께서 백부장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르렀을 때에, 백부장은 친구들을 보내어, 예수께 이렇게 아뢰게 하였다. "주님, 더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내 집에 모셔들일 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주님께로 나아올 엄두도 못 냈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셔서, 내 종을 낫게 해 주십시오. 나도 상관을 모시는 사람이고, 내 밑에도 병사들이 있어서, 내가 이 사람더러 가라고 하면 가고, 저 사람더러 오라고 하면 옵니다. 또 내 종더러 이것을 하라고 하면 합니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를 놀랍게 여기시어, 돌아서서, 자기를 따라오는 무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 사람 가운데서는, 아직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심부름 왔던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서 보니, 종은 나아 있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온 산들이 울긋불긋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리고 있네요. 어제는 퇴근길에 단풍과 석양이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마치 주님께서 제게 가을 엽서 한 장 보내시는 것 같더라고요. 이참에 저도 여러분께 세상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아름다운 엽서 한 장 보내며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출근길 잠깐이라도 먼 산을 바라보세요. 10월의 마지막날 보내는 저의 사랑 편지가 거기 있을 거예요.
어제는 자신의 자격이 없음을 선포하는 백부장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는 실로 위대한 겸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우리는 자신에게서 잘못을 먼저 발견하지 못합니다. 늘 잘못은 외부에 있다고 여기죠. 주님 앞에서도 우리의 간구에 대한 책임은 늘 주님을 향합니다. 주님께서 내 말을 들어주지 않으셔서, 주님께서 해결해 주지 않으셔서, 주님이 함께 해 주지 않으셔서 나의 간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백부장은 먼저 자신을 낮추죠. 자신은 주님을 담을 그릇이 되지 못함을 고백합니다. 이게 놀랍죠. 여러분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준비가 되셨나요? 그런 생각해 보셨어요? 하나님이 나에게 말씀하시면 내가 들을 수 있을까를 말이죠. 그분이 나에게 오시면 나는 그분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심지어 그분이 나에게 선물을 주시면, 내가 바라고 원하고 기다렸던 은혜를 주시면 나는 그 선물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백부장의 고백은 우리에게 주님을 예배하는 예배자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예배의 첫 자세는 바로 자신을 낮추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제 백부장의 다음 고백이 등장합니다. 백부장은 이렇게 말하죠.
"나도 상관을 모시는 사람이고, 내 밑에도 병사들이 있어서, 내가 이 사람더러 가라고 하면 가고, 저 사람더러 오라고 하면 옵니다. 또 내 종더러 이것을 하라고 하면 합니다."
겸손의 완성은 순종입니다. 내가 아무리 자신을 낮추고 주님 앞에 엎드려도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의 겸손은 그저 생색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배는 자기를 낮추고 주님을 높이는 경배(공경할 경, 엎드릴 배)가 되는 것이죠. 나를 낮추는 것은 주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입니다. 백부장은 그것을 자신의 직업, 그러니까 군대의 명령 체계를 통해 우리에게 설명하고 있죠. 이미 주님을 상관으로 상정하고 말이죠. 상관은 굳이 오실 필요도 없이 그저 명령만 해도 된다고 말입니다. 말만 하셔도 따르겠다는 강한 순종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죠.
요즘은 복잡한 사회적 구조와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로 이 말씀이 어떻게 들리실지 잘 모르겠는데요. 조심스럽지만 그러나 성경적인 원리로써 말씀드립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3장에서 이런 말씀을 하죠.
로마서 13:1 사람은 누구나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해야 합니다.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며, 이미 있는 권세들도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것입니다.
이 말씀은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왜냐하면 권세자들 중에는 불의한 이들도 있기 때문이죠. 권세자라고 무조건 복종한다면 그것은 굴복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마치 시류에 얹혀살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말씀을 설명하는데 여러 해명을 합니다. 무조건적 복종이 아니라는 말에서부터 불의한 권력은 예외라는 말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설명을 나열하죠.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드랬습니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말씀에 토를 달 마음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복종은 그저 복종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세상의 질서이든, 신분의 체계이든, 직업적 상하 관계든, 그 자리에 겸손히 들어갔다면 순종이 먼저입니다. 내가 정하지 않은 것일지라도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다면 순종이 우선입니다. 내가 믿기로 했으면, 내가 엎드리기로 했으면 순종해야 하죠. 학교를 다니기로 했다면 그 학교의 가르침을 따라야 합니다. 무언가를 배우기로 했다면 그 가르침에 순종부터 해야죠. 그래야 순종의 결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야 나의 겸손이 완성됩니다. 불의를 깨뜨리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만드는 것은 나의 순종을 통한 하나님의 시간입니다. 나의 겸손을 통한 사회적 변혁이 십자가 정신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무엇을 따지기 전에 순종부터 하세요. 일단 순종하세요. 그리고 순종을 통해 일하시는 주님의 결과를 기대하세요. 그것이 겸손입니다. 수많은 생각과 판단들이 내 머리를 채워도 일단 순종하세요. 주님께서 임하심을 믿고, 주님께서 이끄심을 믿고 우선 순종하세요. 그 순종을 통해 주님은 새로운 질서와 계획을 세우시고 가장 좋은 것으로 임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순종은 주님이 일하시는 터전이 되고, 우리의 겸손은 그분의 역사를 부르는 초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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