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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누가복음서묵상일기 138 - 나의 것을 주면 주님의 것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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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6:38   남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에게 주실 것이니, 되를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서, 너희 품에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여 주는 그 되로 너희에게 도로 되어서 주실 것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또 비가 오네요. 또 내복 한 장을 더 준비해야겠네요. 어쩌면 가을비는 우리에게 겨울을 준비하라는 신호인지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생각하니 세심히 우리를 돌보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낍니다. 마치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처럼 우리의 앞길을 예비하시는 것 같죠. 이런 은혜를 느끼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오늘 내리는 비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느냐의 차이죠. 불편하고 축축한 날씨라면 불평일 테고 겨울을 준비하는 가을비라면 마음 가짐이 달라질 테니까요. 오늘도 종이 한 장 차이의 축복을 누리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오늘 본문은 어제 묵상한 37절에서, '하라'고 말씀하시는 긍정적 개념의 권면과 이어진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용서하라'는 말씀과 이어지는 것이죠. 이번에는 '남에게 주라'고 하십니다. 굳이 차이를 따지자면, '용서하라'는 마음의 문제이지만 '주라'는 행동의 문제가 되죠. 이는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승화시키라는 말씀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 신앙은 관념이 아닙니다. 내가 믿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사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죠.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믿음대로 행동하길 바라십니다. 더 나아가 야고보 기자는 행동하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까지 말하죠. 예수께서는 유대의 종교인들을 향해 '외식하는 자'라고 자주 질타하셨는데요. 외식이란 연극을 하는 배우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겉과 속이 다른 이들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이 말은 그저 거짓말을 하는 이들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알고도 행동하지 않는 자들을 일컫는 말이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압니다.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것도, 내가 용서받았듯이 남을 용서해야 하는 것도 알죠. 말씀을 듣고 찔림을 받아서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아는데 그렇게 살지 못하죠. 이것을 외식이라고 합니다. 믿음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아는 것을 실제로 삶에 옮기는 것, 그것이 믿음이죠.
 
그런데 오늘 말씀은 그보다 더 중요한 말씀을 담고 있습니다. 진짜 하시고자 하는 말씀은 따로 있죠. 어제는 우리가 남을 심판도 정죄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묵상했습니다. 우리가 내 마음을 심판으로 채우면 나의 삶이 온통 심판 가운데 놓이기 때문이죠. 나 또한 심판의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오질 못합니다. 내가 정죄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면 나 또한 정죄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그래서 정죄하는 이는 자신도 정죄를 당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심판이나 정죄가 아니라 용서를 주제로 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우리가 용서를 받으며 살 수 있기 때문이죠.
 
어제의 묵상이 이처럼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품으며 살아야 하는지가 중요한 주제였다면 오늘은 그런 삶의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내가 남을 용서하면 하나님께서도 나를 용서해 주시고, 내가 남에게 나의 것을 주면 그 빈 곡간을 하나님께서 채워주신다는 하늘의 원리를 우리에게 알려주시죠. 남에게 주는 만큼, 아니 주는 것보다 더 많이 우리에게 주신다고 약속하고 계시죠. 표현이 재미있어요. 옛날 재래시장엘 가면 나무 됫박에 곡식 같은 것을 재서 팔았죠. 그 되를 흔들고 바닥에 몇 번 치면 곡식이 가라앉죠. 아마도 빈 공간이 채워지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더 많은 곡식을 담을 수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다는 거죠. 오늘 아침 그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를 위해 세심히 주실 것을 챙기시고 더 많이 담으시려고 애쓰시는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이에요.
 
굳이 바라지 않아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주십니다. 굳이 세상에 바라지 않아도 하늘의 상급은 정확합니다. 굳이 구하지 않아도 믿음대로 사는 이에게는 필요한 것들을 채우시죠. 그런 분이 하나님입니다. 그것이 그분의 성품이고 본질이에요. 나의 것을 주면 주님의 것이 옵니다. 남을 위해 나를 비우면 주님이 나를 채우시고요. 하나님 나라를 위해 나를 드리면 주님께서 나를 세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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