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하 14:25~27 온 이스라엘에, 압살롬처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흠잡을 데가 하나도 없는 미남은 없다고, 칭찬이 자자하였다. 그는 머리숱이 많아 무거워지면, 해마다 연말에 한 번씩 머리를 깎았는데, 머리를 깎고 나서 그 머리카락을 달아보면, 왕궁 저울로 이백 세겔이나 되었다. 압살롬에게는 아들 셋과 딸 하나가 있었다. 그 딸의 이름은 다말인데, 생김새가 아주 예뻤다.
드디어 압살롬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오늘 본문의 기록을 보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고 하죠. 이건 뭐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뜻 아닙니까? 그러고 보니 이런 표현은 어디선가 많이 보던 것이죠. 사무엘상 9장에 보면 사울 왕에 대한 첫인상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죠.
삼상 9:2 그에게는 사울이라고 하는 아들이 있었는데, 잘생긴 젊은이였다.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 그보다 더 잘생긴 사람이 없었고, 키도 보통 사람들보다 어깨 위만큼은 더 컸다.
특별히 그는 머리숱이 많았다고 하죠. 머리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머리숱이 많으면 태가 나긴 합니다. 점점 머리숱이 빠지고 휑한 머리를 보면 머리숱이 부럽기까지 하죠. 그렇다고 그런 단순한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머리는 권력에 대한 의지의 표현인지도 모르죠. 고대에는 머리에 많은 것을 얹는 것으로 권력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왕관의 높이 등이 그랬죠. 또 머리 하면 지혜와 똑똑함의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압살롬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이 말을 성경은 왜 하고 있을까요? 이것이 정말 칭찬거리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건강한 육체, 똑똑한 머리, 잘생긴 외모로 태어나는 것만큼 축복은 없을 거예요. 나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나의 노력과는 별개의 것입니다. 그야말로 타고나는 은혜죠. 그런데 그것이 진짜 축복이려면 그 모든 것이 자신에게 이로워야 할 텐데요. 오늘 기록은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이는 반전을 위한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보다도 잘 생기고 키가 큰 사울이 왕이 되었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못나고 작은 성품으로 최후를 맞습니다. 흠잡을 데 없이 잘생긴 압살롬이었지만 그 속에 분노와 적개심으로 가득할 때,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 찰 때 오히려 그의 잘남과 자랑거리는 자신의 발목을 잡는 일이 되기 때문이죠. 이후 전개될 이야기를 미리 하자면 그를 죽음으로 내몬 마지막 올무는 바로 그 많은 머리카락이었습니다.
나의 똑똑한 머리는 죄가 없습니다. 잘생긴 외모는 축복이죠. 그런데 그 속에 남과 비교하는 마음이 들어가면 칼이 되어서 남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무기가 됩니다. 똑똑하면 똑똑할수록 이상하리만치 남과 비교하는 의식이 높아요. 잘생기면 잘생길수록 이상하리만큼 우쭐댑니다. 돈이 많으면 으스대고, 높은 자리에 있으면 자꾸 벽을 쌓아요. 주신 은혜를 마치 자신의 것인 양, 통로가 되지 못하고 저수지로 만들죠. 그래서 더 겸손해야 하죠. 겸손하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내가 남보다 더 많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것뿐입니다.
선천적으로 가진 것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내게 주어진 것을 잘 다룰 줄 알아야 축복입니다. 가진 재능이 뛰어나다고 다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그 재능을 적재적소에 잘 사용할 줄 알아야 재능이 비로소 빛을 발하죠. 아주 작은 것이라도 잘 다룰 줄 알면 그것이 가장 큰 것입니다. 하찮은 일이라도 그것이 필요한 곳에 쓰이면 큰 열매를 거둬요. 우리에게 주어진 재능을 크고 많음으로 결정하지 마세요. 내게 주어진 상황을 좋고 나쁨으로 규정하지 마세요. 작은 재능도, 어려운 상황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간증의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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