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하 14:21~24 그러자 왕이 직접 요압에게 명령을 내렸다. "보시오, 내가 장군의 뜻대로 하기로 결심하였으니, 가서, 그 어린아이 압살롬을 데려오시오." 요압이 얼굴을 땅에 대고 절을 하면서 말하였다. "하나님께서 임금님께 복을 베푸시기를 빕니다. 높으신 임금님이 이 종의 간청을 이렇게 들어주시니, 이 종이 임금님의 총애를 입은 줄을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그리고는 요압이 일어나 그술로 가서, 압살롬을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왔다. 그러나 왕의 지시는 단호하였다. "그를 집으로 돌아가게 하여라. 그러나 내 얼굴은 볼 수 없다." 그리하여 압살롬은 아버지에게 인사도 하지 못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영어에 "sweetheart deal"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sweet'은 '달콤한', ;향기로운'이라는 뜻이죠. 여기에 '마음'이라는 'heart'를 붙이면, '연인'이나 '애인'이라는 뜻이 됩니다. 구문으로 사용한다면 '자기야~' 정도 될 것 같아요. 무척 친근한 표현입니다. 그런데 거기다가 '거래'를 뜻하는 'deal'이 붙으면 전혀 다른 뜻이 되는데요. 달콤한 거래가 아닌 사전에 짜고 하는 비밀스러운 거래라는 뜻이 됩니다. 시쳇말로 표현하면 "짜고 치는 고스톱"같은 뜻의 의미죠.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이거였습니다. 다윗은 요압에게 이렇게 말하죠.
"보시오, 내가 장군의 뜻대로 하기로 결심하였으니, 가서, 그 어린아이 압살롬을 데려오시오."
이는 마치 자신은 아니지만 요압의 말을 마지못해 따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진실로 어디 그렇습니까? 다윗이 압살롬을 가만히 내버려 둔 이유, 그 속에 압살롬을 오히려 아끼고 어떻게 하면 아무 탈 없이 이 일을 마무리 지을까를 궁리하는 것이 측근에게까지 느껴질 정도로 그런 마음을 가졌던 사람이 마치 자신은 아니라는 듯 이런 말을 할까요? 다윗의 이런 이중성은 여기만 그치지 않습니다. 결국 요압은 압살롬을 데려오는데요. 이에 다윗은 이런 명령을 내립니다. 압살롬을 집으로 데려오는 데는 허락하나 자신을 접견하지는 못하게 한 것이죠. 이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어떤 이들은 이 구절을 압살롬에 대한 죄를 물은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생각보다는 다윗의 판단 미스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어느 순간부터 다윗은 하나님의 음성보다 주위의 음성에 더 귀를 기울었던 것을 보게 됩니다. 나단 선지자에게 충고를 받을 때도 그렇습니다. 이전에는 주로 다윗이 직접 하나님께 간구하고 인도하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는 다른 사람에 의해 움직이죠. 이 지점이 다윗의 잘못된 길의 시작인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의 삶을 살기 시작하는 것이죠. 결정도 다른 사람에게 미루고 결과도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겁니다.
우리의 인생에도 이런 패턴이 있어요. 하나님께서 맡기신 자신의 길과 사명을 책임지기보다는 미루기 일쑤고, 결과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책임을 전가시키는 하소연이 우리 괴로움의 중심이 되어버렸습니다. 주어진 삶에 대해서 불평하고, 최선을 다하지도 않으면서 결과는 남 탓을 하죠. 자꾸 다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운세 탓을 하고 누군가 미래를 제시해 주기를 바라면서 그곳에 빨대를 꽂으려고 들 때가 많습니다.
성경은 내가 심은데로 거둔다고 했습니다. 남에 의해 만들어지는 인생은 없어요. 남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인생 없고, 남이 대신 살아주는 인생도 없습니다.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마치 달란트를 맡기시듯 오직 주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것으로 최선을 다해 임하는 것이 나의 인생입니다. 많고 적음도, 높고 낮음도 필요 없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때 하늘의 상이 있는 법이죠. 뭔가를 거창한 일을 이루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작은 일에 책임을 다할 때 상이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남에게 미룬다고 용서되지도 않습니다. 회피한다고 감춰지지도 않아요. 잘못되든 잘되든 결과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늘 내가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다하고 할 일을 다한 후에 주님의 도우심을 기다려야 합니다. 기도한 후에 주님의 긍휼을 바라고, 시험에 맞선 후에 승리를 바라듯이 말이죠. 남에 의해 만들어지는 내 인생은 없습니다. 오직 주님께서 내게 맡기신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지며 사는 인생만이 나의 인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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