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5:9~11 베드로 및 그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은, 그들이 잡은 고기가 엄청나게 많은 것에 놀랐던 것이다. 또한 세베대의 아들들로서 시몬의 동료인 야고보와 요한도 놀랐다. 예수께서 시몬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뭍에 댄 뒤에,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라갔다.
좋은 아침입니다. 비교적 선선한 바람이 부는 새벽입니다. 오늘도 충만하신 주님의 은혜가 우리 모두 위에 풍성히 임하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기적을 대하는 태도는 각양각색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기적의 놀라운 사건을 목격한 이들 중 대부분은 뜻밖에도 고기가 많이 잡힌 그 현상을 보고 놀랐을 거예요. 그런데 베드로는 달랐을 겁니다. 이미 묵상한 대로 베드로가 예수님에 대해 어떤 자신의 판단이 있었다면, 이 장면에서 자신이 틀렸다는 것에 대해 놀랐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어떤 이는 현상에 대해 놀라고, 어떤 이는 본질에 대해 놀라는 사건인 셈이죠. 그래서일까요? 누가는 베드로 및 그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 등을 따로 언급하며 놀랐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각자의 놀라는 포인트가 달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이때 예수님의 말씀이 들립니다. 그런데 이 말씀이 또 좀 이상합니다. 뭐라고 할까요? 뜻밖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생뚱맞다고 할까요? 아무튼 들어보시죠.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생각해 보세요. 고기가 많이 잡혔는데 뭐가 두렵겠습니까? 놀랄 수는 있죠. 그런데 그게 두려운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예수님은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죠. 이는 베드로의 마음을 아셨기 때문인 듯 보입니다.
누군가 나의 마음을 꿰뚫어 알고 있다면 우리는 두려울 거예요. 누군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고 있다면 무섭지 않겠습니까? 내가 생각하는 것을 다 알고, 내가 가진 속마음을 다 안다면, 어쩌면 우리는 도망치고 싶을지도 모르죠. 지금 베드로가 그런 심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떠나 달라도 요청했는지도 모르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누군가 여러분을 다 알고 있다면, 누군가 여러분을 다 보고 있다면 어떤 마음이 드실까요? 무섭지 않겠습니까? 그런 상황은 오지 않기를 바라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이시라면요? 하나님이 나를 다 아신다면요? 지금도 내 생각을 아시고, 내가 품은 속 마음을 다 아신다면 어떨까요? 우리가 하는 작은 행동까지 일일이 다 보고 계시다면 여러분은 두려우십니까? 그래서 피하고 싶으신가요? 혹시 여러분 생각에 하나님도 모르는 내가 있다고 믿고 계시나요? 하나님께서 내 깊은 속 마음까지 읽으실 수 있는 분이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주님이 나를 아시는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축복입니다. 그분이 나의 모든 것을 아시고 모든 것을 보고 계신 것은 은혜예요. 그 은혜를 누리시길 빕니다. 그분은 나의 실수도, 문제도, 죄도 다 아시죠. 뿐만 아니라 그분은 내 억울함도, 내 간절함이나 마음의 소원도, 그리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나만의 성실함도 아십니다. 그래서 나를 위해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시고, 나를 향해 가장 값진 것으로 채우시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주님의 섭리가 그것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주님 앞에 나를 감추지 마세요. 주님 앞에서 자존심이나 체면을 차리지 마세요. 나를 숨기지 마세요. 숨긴다고 숨겨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뻔뻔하게 주님 앞에 나를 드러낼 때 주님께서 우리를 도우시고 인도하신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나를 아시는 주님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것은 그저 하는 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기도할 때 늘 나를 아시는 주님이라고 말하면서도 내 마음으로는 '설마 다 아시겠어?'라고 하고 있는 그 이중적 태도를 버리세요. 내가 그 두려움을 벗을 때 나는 주님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는 귀한 사람이 될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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