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5:7~8 그래서 그들은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자기들을 도와달라고 하였다. 그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히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시몬 베드로가 이것을 보고, 예수의 무릎 앞에 엎드려서 말하였다. "주님, 나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나는 죄인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푸르른 가을하늘처럼 오늘도 맑은 마음과 눈으로 은혜와 사랑을 퍼뜨리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오늘 본문에는 베드로의 위대한 회개에 가려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시금 오늘 본문의 배경을 정리하자면,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시죠. 당신이 그물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분은 우리의 손을 빌어 그물을 던지십니다. 주님의 행하심에는 우리의 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순종이 중요합니다. 말씀하신 것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 말씀을 따르는 우리의 순종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그물을 던집니다. '그대로 했다'는 말씀을 우리가 묵상한 이유죠. 그리고 우리는 놀라운 장면을 목격합니다. 고기잡이 전문가 베드로의 생각을 뛰어넘는 엄청난 물고기가 잡혔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을 도표로 정리한다면 이렇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고 이를 그대로 순종하였더니 상상을 뛰어넘는 기적이 일어났다는 것이죠. 그만큼 주님과 우리의 협력은 선을 이룹니다.
여기서 우리는 누가의 독특하고 섬세한 생각을 읽을 수가 있는데요. 그물을 던져서 잡은 고기가 많아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는 표현이 그것입니다. 심지어 베드로의 배로는 실을 수도 없어서 다른 배가 필요했고, 그나마 가라앉을 지경이었다는 것이죠. 어찌 보면 놀라운 기적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클리셰일 수도 있죠. 그래서 우리는 이 장면을 스쳐 지나갑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이 본문에서 저는, 왜 굳이 이 장면을 기록했을까? 하는 생각에 이 부분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놀라운 기적을 과장하기 위한 표현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만선의 기쁨정도여도 충만했을 텐데 누가는 누군가의 도움을 끌어들이고 있죠. 그렇다면 이 부분에서 누가는 어쩌면 많은 물고기가 잡혔다는 그 사건에 초점을 두기보다 남들이 도와주었다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복을 받는 것에 대해 생각할 때 나 개인에 국한해서 생각하기 쉽죠. 주님께서 복을 주신다면 나에게 주시는 것이죠. 병을 고침 받거나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것에 대해 우리는 나에게 주신 은혜, 복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더 나아가 그 기적과 복은 나에게만 이루어지길 원하는 욕심까지 있기 마련이죠. 아무튼 나를 향한 주님의 축복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제게 주신 새로운 생각이 있어요. 그것은 기적도 남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가령, 우리가 곧 읽게 될 말씀이 있죠. 우리가 잘 아는 중풍병자 치유 사건입니다. 친구들이 중풍병자를 침상채 들고 와 지붕까지 뚫고 예수님께 간청했던 것을 기억하실 거예요. 그때 중풍병이 나았습니다. 분명 기적의 축복은 그 중풍병자였지만 그 기적을 이루는 데는 그 친구들의 도움이 절대적이었죠.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복을 받기 위해서는 남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아니 이를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주님의 복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남들과도 관계를 잘하며 잘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받는 복에는 반드시 남들의 도움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죠. 내가 복을 받는 것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나의 복은 남들까지도 이롭게 하죠. 베드로의 장모가 병고침을 받은 것은 그 장모에게 축복입니다. 그러나 그녀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게도 축복이죠. 오늘 베드로가 주님을 만나고 만선을 이루는 기적의 주인공이지만 그러나 그를 도왔던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까지 덩달아 주님의 제자가 되는 복을 받습니다.
주님의 복을 받기 위해서는 관계를 잘해야 합니다. 누구의 도움을 받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누군가의 복을 통해 나에게도 그 복이 임하게 될 줄 모르기 때문이죠. 친구만 잘 사귀어도 복을 받게 될지 모릅니다. 세상을 잘 사는 것만으로도 복을 누리게 될 수도 있어요. 나의 복은 남들도 이롭게 합니다. 남의 복은 곁에 있던 나까지도 복을 받게 해요. 그러니 내가 잘 되는 것은 내 주변이 잘 되는 것이고, 내 친구가 잘 되는 것은 또한 내가 잘 되는 일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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