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서 6:11~14 이처럼 여호수아는 주님의 궤를 메고 성을 한 바퀴 돌게 한 다음에 진에 돌아와서, 그 밤을 진에서 지내게 하였다. 다음날 아침에 여호수아가 일찍 일어났다. 제사장들도 다시 주님의 궤를 메었다. 제각기 숫양 뿔 나팔을 든 일곱 제사장은 주님의 궤 앞에 서서, 계속 행군하며 나팔을 불었고, 무장한 선발대는 그들보다 앞서서 나아갔으며, 후발대는 주님의 궤를 뒤따랐다. 그동안 제사장들은 계속하여 나팔을 불었다. 이튿날도 그들은 그 성을 한 바퀴 돌고 진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엿새 동안 이렇게 하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새벽 공기는 제법 찹니다. 겨울이 다가온듯한 느낌을 받게 하네요. 그래도 오늘은 좋은 아침입니다. 어려워도 힘들어도 그래도 오늘은 주님이 주신 새로운 날이기 때문이죠. 말씀드렸죠? 나에게 무슨 이득이 있어서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나의 주님 되셔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라고요. 오늘도 그렇습니다. 나에게 좋은 일들이 생겨서 오늘이 좋은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주님이 주신 하루여서 오늘이 좋은 것이죠. 그렇게 오늘을 좋은 날로 만드는 우리 되길 빕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은 여리고성 전투를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여리고성을 매일 돌면서 행군하였죠. 오늘 본문은 그 장면을 그저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궤를 메고 나팔을 들고 성을 돌고 그리고 진에 돌아오는 하루의 과정이 이어지죠.
오늘 본문은 아주 짧습니다. 그리고 단순하죠. 그런데 저는 이 과정에서 묘하게 느껴지는 감정이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천천히 오늘 본문을 읽어보세요. 아니 오늘 본문에 스스로를 집어넣어 내가 그 자리에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드실까요? 저는 뭐라고 할까요? 오늘 본문이 왠지 길게 느껴지고 뭔가 답답해지는 느낌입니다. 이 감정이 무엇일까? 찾다가 떠오는 단어가 있었어요. 그것은 '지루함'이었습니다. 뭔가 지루하죠. 왜냐하면 매일 똑같은 일을 하니까요. 물론 우리는 반복된 일상을 사는데 익숙하죠.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결론을 바라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죠. 전쟁에서 이기는 것? 여리고를 무찌르는 것이라는 바람이 있죠.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그것을 강조하듯이 오늘 본문은 '계속'이라는 단어를 연속적으로 쓰죠. 이는 마치 성과 없이 무의미한 행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죠.
어떤 분들은 그러실 거예요. 겨우 일주일이라고요. 맞습니다. 일주일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죠. 그런데 그것은 일주일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의 느낌입니다. 그것이 얼마가 될지 모르는 사람들은 하루도 견디기 힘든 것이 끝을 모르는 일의 힘이죠. 이러면 또 그런 말씀하시겠죠? 그 일주일 이미 알고 있는 것 아니냐고요.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일주일이라는 기간을 정해주셨죠. 그래서 이스라엘도 그 기간을 압니다. 일주일 후에 이루어질 일들을 기대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제가 믿음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는데요. 아무리 일주일만 지나면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 매일매일이 어떤 변화도 없이, 어떤 진전도 없이 똑같은 작업을 되풀이하는 것은 쉽지 않죠. 늘 운동에 관해 말씀드리는데요. 운동을 하면 건강해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특별히 근육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긴다는 것은 과학이죠. 그런데 그것을 잘 못합니다. 왜냐하면 하루하루 힘들게 운동을 했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거든요. 언제 근육이 생기나 의심만 듭니다. 이스라엘이라고 왜 안 그랬겠습니까? 하나님의 여리고 성 전투에 대한 전술전략도 이해가 안 가는 판에 매일매일 아무런 변화 없는 무미건조한 행군을 지속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테죠. 아마도 어떤 이는, '이게 되는 거야?'라고 험담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왜 이 본문이 오늘 나에게 주어졌을까요? 이럴 때 자주 드는 예가 있죠. 대나무의 성장 비결입니다. 대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르다죠? 어떤 자료에는 200배나 빠르다고 하더라고요. 어느 때는 하루에도 60cm가 자라기도 한다니 엄청나죠. 그런데 이렇게 빠른 성장 속도에는 남다른 비결이 있습니다. 그것은 수년동안 뿌리에 영양분을 비축해 두는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죠. 다른 나무들이 자랄 때 순조차 보이지 않다가 몇 년이 지나서야 순이 보이죠. 그리고는 삽시간에 다른 나무들의 키를 넘어 훌쩍 자랍니다. 어쩌면 그 지루함의 능력, 지루함의 비결, 때론 인내라고 하고 때론 기다림이라고 하는 어려운 과제가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어요.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기다릴 때가 있고 자랄 때가 있죠. 그런데 분명한 것은 어떤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루함을 견뎌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 변화가 없는 지루한 시간들을 견뎌야 보이는 것이 있어요. 우리는 주로 지루할 때 포기하죠. 우리는 아무 변화 없고 소용없다고 판단할 때 포기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는 일상은 의미 없는 시간들이 아니에요. 우리가 쉬는 숨은 결코 의미 없지 않죠. 그 똑같은 일상과 지루한 시간들을 지나야 가나안이 보이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결과는 그 자리에 있죠.
오늘도 우리는 똑같은 일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일상이 우리의 성장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지루한 일상에 최선을 다할 때, 주님이 약속한 승리가 있죠. 물론 최선이라는 것은 열심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일상의 최선은 그날에 기쁨을 유지하고 새로운 시간을 주심에 감사하는 것이 최선이니까요. 오늘도 그런 최선을 다하는 여러분들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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