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31. 06:50ㆍ묵상하는말씀/여호수아서묵상
여호수아서 6:26~27 그때에 여호수아가 이렇게 맹세하였다. "이 여리고 성을 일으켜 다시 세우겠다고 하는 자는, 주님 앞에서 저주를 받을 것이다. 성벽 기초를 놓는 자는 맏아들을 잃을 것이요, 성문을 다는 자는 막내아들을 잃을 것이다." 주님께서 여호수아와 함께 계셨으므로 그의 명성이 온 땅에 두루 퍼졌다.
좋은 아침입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유독 이날이 기억에 남는 것은 유행가 가사 때문일까요? 아니면 10월이 지나면 가을이 질 것이 안타까워서일까요. 암튼 10월의 마지막 날을 기쁘고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이제야 비로소 여리고성 전투가 막을 내리죠. 여리고성 전투를 잘 치르고 여호수아는 다음과 같이 공포합니다. 여리고성을 다시 세우는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 의미가 무엇인지 가늠하기는 좀 힘듭니다. 실제로 여리고성의 재건을 경고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을 이가 없다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격려의 메시지인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우리는 오늘날 내 앞에 놓인 여리고성을 생각하며 이 구절을 묵상할 필요가 있음은 분명해 보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여리고성이 난공불락의 견고한 성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마치 골리앗처럼 너무도 강한 적군이어서 겁을 먹고 두려워하며 싸우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거대한 대상이란 생각은 들지 않아요. 이미 우리가 살펴본 대로 여리고성은 그리 크지도 또 그리 견고한 지형지물이 받쳐주는 곳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늘 여리고성의 막강함을 강조해 왔지만 사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눈에는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무슨 거대한 외부적 대상이나 내가 손 쓸 수 없는 문제들이 아니라는 거죠. 오히려 여리고성은 내 안에 있는 문제들을 다루시는 하나님의 시청각 교재였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시편 기자가 이렇게 외쳤듯이 말이죠.
시편 46:10 너희는 잠깐 손을 멈추고, 내가 하나님인 줄 알아라.
우리는 이미 라합의 이야기를 묵상한 바 있습니다. 라합이 성경에 등장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그가 하나님이 진정한 하나님임을 고백했기 때문이죠. 그녀는 하나님이 하신 일을 보고서 그분이라면 못하실 것이 없는 하나님임을 선포했습니다. 그녀와 그의 가족이 구원에 이른 것은 정탐꾼들을 도와주었기 때문이지만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죠. 바로 하나님이 하나님인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요단강의 기적이나 여리고성의 사건이 필요했던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님께서 하나님이심을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선포하길 원하셨기 때문이죠. 그에게 전리품을 받치는 것도, 기념비를 세운 것도 다 주님이 하나님임을 고백하는 일이죠.
이것을 우리는 '믿음'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믿음이 만들어져 가는 거죠. 주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그분의 섭리가 우리의 삶에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믿음이 두터워집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그 믿음이 형성되는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이전의 은혜들을 잊어버리고 오히려 그 기억에 걸림돌들, 불평거리들, 어렵고 힘들고 아픈 일들을 다시 담는 것입니다. 이를 여호수아는 여리고성을 다시 짓는 것으로 표현하죠. 우리 생각 속에 여리고성을 다시 짓는 겁니다. 이렇게 실패한 이들이 있죠. 이집트를 탈출한 초기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랬습니다. 홍해를 가르신 기적,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시고, 만나를 내려주시던 그 놀라운 은혜는 깡그리 잊은 채 틈만 나면 불평거리, 자신이 받은 피해들, 아픈 상처들을 꺼내 들고 불만에 가득 차서 옛 과거로 돌아가고자 떼를 쓰던 이들이 있었죠. 그들은 아무리 하나님께서 당신의 놀라운 기적을 보여주어도 그것을 믿음으로 승화시키지 못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은혜를 은혜로 간직하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기억 속에는 늘 요단강을 가르시고 여리고를 무너뜨리신 주님의 능력이 담겨 있나요? 아니면 여전히 앞을 가로막는 문제들을 묵상하며 한숨짓고 계신가요? 힘들 때마다 이기게 하신 주님의 손길을 떠올리시나요? '또 시련의 시작인가?'를 외치시나요?
지나간 아픔을 너무 오래 품지 마세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다고 누군가 노래하지 않았습니까? 어떤 이들은 지나간 시간 속에서 유독 아픔만 기억하기도 하죠. 반면 어떤 이들은 감사만을 남기는 이들도 있죠. 무엇을 기억하느냐는 각자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믿음은 주님이 하신 일과 주신 은혜를 기억하는 자만이 누리는 특권이죠. 주님이 나의 하나님이심을 선포하는 자만이 믿음이 자랍니다.
오늘도 주님이 이루신 일들, 주신 은혜를 기초로 하루를 출발하세요. 지금까지 있게 하시고, 지금까지 인도하신, 그리고 앞으로도 언제나 함께하실 주님을 기대하며 오늘을 시작하세요. 그렇게 믿음이 자라는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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