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 1:59~64 아기가 태어난 지 여드레째 되는 날에, 그들은 아기에게 할례를 행하러 와서, 그의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그를 사가랴라 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아기 어머니가 말하였다.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말하였다. "당신의 친척 가운데는 아무도 이런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없습니다." 그들은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으로 하려는지 손짓으로 물어보았다. 그가 서판을 달라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하고 쓰니, 모두들 이상히 여겼다. 그런데 그의 입이 곧 열리고 혀가 풀려서, 말을 하며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새로운 한 주가 또 시작되었습니다. 누구에게는 지난주의 반복일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얻은 한 주가 될 것입니다. 어느 편에 설 것인가는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의 선택은 우리의 믿음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대로 우리의 한 주가 될 줄 믿어요.
유대 문화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8일이 되는 때 할례를 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할례의 의학적 분석은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의학적으로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유대인의 할례 관습은 신체적 흔적보다 더 깊은 영적인 의미를 담고 있죠. 그것은 순종과 구별의 의미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이고, 또한 믿음의 선택에 대한 구별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마치 세례와도 같은 의미죠.
이미 지난 묵상에서 유대의 문화에서는 이웃들이 함께 하며 새로 태어난 아이의 이름까지 함께 지었던 풍습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린 바 있습니다. 오늘 본문이 그 사실을 확인시켜 주죠. 이웃들은 아이의 이름을 아버지의 이름을 따라 사가랴라고 짓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엘리사벳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서죠. 그리고 그녀는 아이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외칩니다. 아마도 이는 사가랴에게 임한 주의 천사가 정해준 이름에서 근거했음이 틀림없습니다.
유대 전통에서는 이름을 짓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집안 내 존경받는 유명한 이름을 본 따거나 혹은 직계의 이름을 따르는 형식이 그것이죠. 서양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따 뒤에 주니어라고 붙이는 것과 유사하죠. 그러니 엘리사벳의 주장은 이웃들에게는 의문을 자아내는 행동이었죠. 아마도 그들은 엘리사벳의 의견을 무시할 요량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느낌에는 뭘 몰라서 저런 주장을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버지 사가랴에게 다시 묻습니다. 어쩌면 엘리사벳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한다고 못을 박고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킬 요량이었던 것으로 보이죠. 그런데 뜻밖에도 사가랴 또한 아이의 이름을 요한으로 명명하죠.
아이가 8일 만에 할례를 받는 일이나 그쯤에 이름을 짓는 일은 유대 문화에서 일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부분에서 절묘한 연결성을 느낍니다. 오늘 본문은 한 가지 대립된 사건을 그리고 있죠. 전통적인 이름 짓기와 이를 거부하고 새로운 이름 짓기 사이의 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그런데 절묘하게도 할례라는 것이 절연을 의미하는 단어라는 사실이 부각되죠. 칼집을 내거나 도려낸다는 의미를 가진 할례가 마치 과거와의 절연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세례 요한의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는 '회개하라'였습니다. 이는 과거를 극복하라는 뜻이죠. 더 정확히 말하면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이는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시작된 말이죠. 주님은 특별히 세례 요한을 선택하셨습니다. 이는 이전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셨다는 의미죠. 그래서 그가 해야 할 일은 지금까지의 전통에 칼집을 내고 새로운 결단의 출발을 선포하는 일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거부감 없이 이름 짓던 것을 잘라내고 주님이 주신 이름을 새기는 일이었습니다.
오늘은 어제를 잘라내고 새롭게 시작할 때 비로소 오늘이 됩니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것들과 절연을 해야 새로운 것들을 품을 수 있어요.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아니라 오늘은 새로운 이름이 붙어야 합니다. 오늘은 그래서 늘 첫날이 되어야 하죠. 그때 우리는 새롭게 역사하시는 주님을 경험합니다. 그렇게 매일 나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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