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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누가복음서묵상일기 23 - 나의 기억이 바뀌면 나의 미래도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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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1:54~55   그는 자비를 기억하셔서, 자기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습니다.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는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영원토록 있을 것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까지 봄비가 거세게 내리더니 오늘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연이틀 마치 장맛비처럼 내리는 비를 보며 저는 오히려 풍년을 기대했습니다. 봄비를 다른 말로 일비라고 하죠. 쌀비라고도 부르더군요. 왜냐하면 봄비는 벼농사의 밑천이기 때문이죠. 오늘 아침에도 우리 마음에 봄비가 내리길 빕니다. 우리 마음에 내린 봄비는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외부에서 던져진 딱딱한 씨앗을 품어 발아하게 하는 넉넉한 마음으로 만들어 줄 것을 믿습니다. 오늘 이 묵상이 그런 은혜의 단비 되길 빕니다.

 

오늘 본문은 마리아 찬가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어제는 '기억'에 대한 묵상을 했죠. 우리 기억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늘 좋은 일만 있지 않죠. 아프고 슬픈 일들도 있습니다. 상처와 가시들도 있죠. 은혜의 감격도 있지만 씻기 힘든 고통도 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그 일련의 시간 가운데 주님의 은혜의 사건들만을 골라서 나열하죠. 

 

이것은 편협함이 아닙니다. 이것은 무지함도 아니죠. 이것은 실력입니다. 우리는 곧잘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라는 말을 하죠. 마치 위조지폐를 감별하듯이 무엇이 좋은지, 무엇이 그른지를 구분하는 것은 실력입니다. 과수도 옥석을 가려서 담죠. 하물며 우리의 마음에 담을 기억은 어떻겠습니까? 우리 기억에는 모든 것을 담을 수가 없습니다. 이왕 골라 담는다면 어떤 것을 담아야 할까요? 만약 우리의 기억을 상품화한다면 내 기억은 어떻겠습니까? 

 

자녀가 자라면서 혼나기도 하고 칭찬을 받기도 하죠. 이는 구약성경에서 익숙한 장면입니다. 하나님 앞의 이스라엘은 마치 부모 앞의 어린아이처럼 어르고 달래고 때론 혼이 나면서 성장을 하죠. 그런데 그 자녀가 혼난 것만을 기억한다면 어떨까요? 혼나고 훈육을 통해 성장한 것은 기억하지 않고, 그 속에 부모의 피와 땀의 사랑은 뒤로 한 채 자신이 당한 고초만 기억한다면요? 우리는 이를 '어리석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기억은 어떨까요? 내가 담은 기억은 '지혜로울'까요? '어리석을'까요?

 

그 문제를 우리에게 던진 마리아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선포합니다.

 

'나의 좋은 기억으로 말한다. 주의 자비는 영원토록 나와 함께 할 것이다.'

 

이게 기억이 낳은 미래이고 믿음입니다. 

 

부정적이고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도 기억에서 기인하죠.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는 내 기억에 안 되는 것들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못 한다고 말하는 것은 내 기억에 주님이 하실 일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죠. 믿음은 우리가 잘나서 긍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다 할 수 있어서, 그렇게 내가 훌륭해서 자신감을 갖는 것이 아니에요. 내가 비록 모자라고 빈 곳이 많아도 내가 용기 내어 길을 가면 나와 함께 하시는 분이 분명히 나를 도우실 것이고 함께 하실 것이고 끝날까지 나를 지켜주실 것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믿음이죠. 

 

주님의 자비는 영원하십니다. 그분의 은혜는 우리를 떠난 적이 없어요. 다만 우리가 그것을 믿고 우리 기억 속에 담아야 합니다. 나의 기억이 내 미래가 되고, 나의 기억이 내 길이 되기 때문이죠. 그렇게 기억이 나의 믿음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나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멈추세요. 자랑하듯 예전의 나쁜 기억들을 되새기고 떠벌이는 것을 멈추세요. 오히려 좋은 기억들을 수시로 말하세요. 받은 은혜들을 늘 세어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기뻐하세요. 감사하세요. 여러분의 기억이 바뀔 것입니다. 나의 기억이 바뀌면 나의 미래도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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