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 1:39~45 그 무렵에, 마리아가 일어나, 서둘러 유대 산골에 있는 한 동네로 가서, 사가랴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문안하였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었을 때에, 아이가 그의 뱃속에서 뛰놀았다.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충만해서, 큰 소리로 외쳐 말하였다. "그대는 여자들 가운데서 복을 받았고, 그대의 태중의 아이도 복을 받았습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내게 오시다니, 이것이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그대의 인사말이 내 귀에 들어왔을 때에, 내 태중의 아이가 기뻐서 뛰놀았습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질 줄 믿은 여자는 행복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 휴일은 잘 쉬셨는지 모르겠네요. 마치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것과 같은 느낌의 아침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세상도, 나라도, 새로이 출발하는 오늘 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 탄생의 예언을 들은 마리아가 처음 행한 일이 엘리사벳을 찾아가는 것이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왜냐하면 그 놀라운 예언을 듣고 한 첫 일정으로는 좀 어색하기 때문이죠. 아마도 저 같으면 가장 먼저 남편 될 요셉을 찾아가야 했을 거예요. 그것이 아니라면 가족들, 특별히 부모님 하고라도 먼저 상의를 했겠죠. 그런데 엘리사벳이라니 좀 낯설죠? 게다가 마리아의 고향 나사렛에서 엘리사벳의 고향 엔케렘까지는 직선거리로 대략 150km나 되는 먼 거리입니다. 단숨에 갈 수 있는 이웃 동네가 아니라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을 가장 먼저 갔다면 그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 또한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겠죠.
분명한 것은 엘리사벳을 찾아갈 생각을 한 단초는 주의 천사의 전언 때문일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앞서 주의 천사는 엘리사벳의 잉태 소식을 마리아에게 전해 주었죠. 물론 이전에 그 소식을 전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확실한 것은 이것이 주님의 섭리와 계획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 이야기는 자신과 엘리사벳이 같은 처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엘리사벳을 찾아간 거죠.
전 이 장면에서 진한 감동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아신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얼마나 마음이 떨렸겠습니까? 얼마나 두려웠겠어요? 쉽게 말할 수 없는 예언의 주인공이 되었으니 얼마나 외로웠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 마리아의 마음을 같이 공감하고 나눌 엘리사벳을 먼저 예비해 놓으셨다는 사실이 가슴 떨리게 감사했어요.
우리에게는 누구나 말 못 할 아픔들이 있습니다.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유들이 있습니다. 어느 때는 그것이 사명일 때가 있죠. 버겁게 그 일을 해 내면서도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이 몰려올 때가 있습니다. 그때 나의 마음에 공감하고 내 말을 들어줄 친구가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디서 내가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 내 말에 고개를 끄덕여 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큼 귀한 것은 없습니다. 어쩌면 누가는 이 부분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혼자인 것 같지만 아니라고요. 하나님은 나를 외롭게 두지 않으신다고요. 누군가 나에게 공감하고 마음을 나눌 사람을 하나님께서 마련해 두셨다고 말이죠.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저는 이것이 교회라고 믿습니다. 저는 한 때 교회가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지역에 업적을 내는 일을 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게 성장을 재촉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교회는 말할 수 없는 아픔에 공감하고 그 말을 들어주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이죠. 같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삶을 나누는 곳이 교회라고 말입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의 아픔에 함께 공감하고 응원하며 격려하고 마음을 나눌 사람으로 교회를 예비해 두셨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비난보다 격려를, 의심보다 위로를, 재촉보다 이해를 함께하는 우리가 있음을 기억하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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