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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로마서묵상

로마서묵상30] 잘 듣고, 들은 대로 행해야 순종이다.(롬10: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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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듣고, 들은 대로 행해야 순종이다.

 

 

 

우리교회는 공동체 설교가 끝난 후 각 모임별로 들은 말씀을 나눈다. 때론 30분에서 때론 3~4시간에 이르기까지 이 말씀 나눔 시간이 우리교회 은혜의 핵심이다. 지금은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이 나눔 시간이 처음부터 잘 되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깨닫고 묵상되어진 말씀을 나누라했을 때 멍하니 앉아있거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해 하기 십상이었다. 그 시간이 힘들어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이들도 많았고, 어떤 이들은 자신은 말을 잘 할 줄 모른다고, 혹은 수줍음 때문에 모임에서 말을 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어떤 이들은 은혜를 받았으면 간직하면 되지 꼭 나눔을 해야하느냐는 항의도 하였다. 우리는 이런 여러 도전 앞에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말이라는 것이 본래 못해서거나 스타일이 아니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듣지 못하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모세는 호렙산에서 하나님 앞에 섰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에게 하실 일을 말씀하셨다. 모세의 대답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나의 말을 듣지 않으면 어쩝니까?” “나는 입이 아둔합니다.” 이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그는 40년동안 당대 최고의 나라, 최고의 권력 중심에서 최고의 학문을 익힌 사람이다. 그가 지금 말을 잘 못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잘 들리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적을 보이시면서 까지 그에게 믿음을 심어주셨지만 그는 그것이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말을 못하는 자라고 말한다. 하나님의 이적이 보였다면, 하나님의 놀라운 말씀이 들렸다면 그는 그 말씀을 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믿음이다.

 

 

무슨 직종이든 개업을 하면 홍보를 하게 된다. 전단지를 만들든, 신문광고를 하든 알려야 장사를 할 수 있는 입장에서는 홍보에 목을 맨다. 그러나 홍보에 있어서 철칙이 하나있다. 가장 빠른 홍보는 입소문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내가 듣고 믿고 확신하는 것을 우리는 말한다. 우리는 듣지 못한 것을 믿지도 않으며 또한 말하지도 못한다. 내가 잘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사실을 믿기 때문이고, 그 입장을 취하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믿고 입장을 취하는 것은 그것을 사실로 깨달았기 때문이고,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들었기 때문이다. 모세에게 아무리 기적을 보여주어도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깨닫지 못하면 그 기적은 한 귀로 들어와 한 귀로 나가는 그저 소리나는 꽹과리에 불과하다. 그런 모세에게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가 할 말을 할 수 있도록, 내가 너에게 가르쳐 주겠다."(출4:12) 들어야 말할 수 있다. 들어야 깨달을 수 있다.

 

 

우리교회의 모임이 지금도 생각한대로 잘 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두 세 시간을 그저 자신의 주변 잡스런 이야기로 채우는 모임도 많다. 오히려 그런 이야기들이 더 웃음꽃을 피우고 재미있게 여기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모임을 잘 하는 줄 알기도 한다. 그러나 말씀이 들리지 않기에 영적모임에서 나눌 이야기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는 못한다. 말을 많이 한다고 영성이 충만한 것이 아니다. 무엇인가를 한다고 신앙이 깊은 것은 아니다. 무언가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순종은 아니다. 잘 듣고 들은 대로 행해야 순종이다. 어떤 이들은 듣지는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한다. 그것은 아무리 결과가 같다고 하여도 순종이 아니다. 진정한 순종은 들음에서 결정된다.

잘 들은 자만이 온전한 이해력을 갖는다. 잘 들은 자만이 올바른 인식을 한다. 가끔 사람들의 대화를 보면 듣지는 않고 자신이 말할 것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언제나 그 대화는 제자리다. 한말을 또 하고 한말을 또 한다. 우리의 기도도 마찬가지이다. 언제나 똑같다. 듣지 않는 기도는 언제나 제자리다. 내가 말을 하는 것은 듣기 위해서다. 내가 기도하는 것은 그분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다. 그리고 들은 말씀으로 나의 말이 바뀌는 것이다. 들은 자는 기도가 바뀐다. “이 잔을 내게서 옮겨 달라”는 기도가 “주님의 뜻대로”로 바뀐다.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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