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묵상28] 하나님은 그분 마음대로 하시면 안 됩니까?(롬9:14~23)

2012. 6. 21. 11:23묵상하는말씀/로마서묵상

반응형

하나님은 그분 마음대로 하시면 안 됩니까?

 

 

 

 

롬9:21, 토기장이에게는 흙덩이 하나를 둘로 나누어서 하나는 귀한 데 쓸 그릇을 만들고 하나는 천한 데 쓸 그릇을 만들 권리가 있지 않습니까?

 

 

나의 첫 목회지 강원도 산골마을에는 나이 많은, 홀로 사시는 할머니 집사님 한분이 계셨다. 오랫동안 이 산골마을에서 사시며 치성을 드리던 그분은 마을에 교회가 세워지면서 신앙생활을 시작하셨다. 그분에게서 인상 깊었던 것은, 주일에 교회 오실 때는 꼭 목욕재계를  하셨고, 헌금은 깨끗하고 빳빳하게 다림질까지 하여 가지고 오셨다는 것이다. 어느모로보나 예전 치성드릴 때와 달라질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의 신앙이 미신적인 것은 아니다. 미신과 기독교의 차이를 그런 행동으로 규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교인들은 주일 예배에 아무 옷이나 입고오지는 않는다.(물론 요즘 청년들은 예외다^^) 헌금도 가급적이면 새 화폐를 사용하려고 하고, 가능하면 정결한 마음으로 준비한다. 그것이 그 할머니 집사님과 별반 달라보이지는 않는다. 정결함과 구별함은 예배의 기본이다. 오히려 그런 모습은 하나님 앞에 귀한 마음이다.

 

 

미신과 기독교의 차이는 행동이나 시스템, 혹은 전통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단 한 가지, 하나님을 다루려하느냐? 아니면 하나님께 내가 다루어지느냐? 의 차이다. 미신은 자신의 정성과 행동, 혹은 제물로 신을 핸들링하려 든다. 그들이 비는 것은, 그들이 무릎 꿇는 것은 항복이 아니라 자신의 뜻대로 이루려는 악어의 눈물이다. 자신의 뜻, 자신 마음대로 하기 위해서 예배하고, 엎드리는 것이 바로 미신이다. 반면 기독교는 창조주 하나님 앞에 자신을 드리는 것이다. 이전에 내 뜻대로 살다가 이제는 하나님의 주권에 의해 붙잡혀 사는 인생이 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인생이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에게는...”(요1:12) 영접이란 나의 인생을 하나님께서 다루신다는 고백이다. 내가 하나님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다루시고, 나의 뜻이 하나님께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나의 인생에 펼쳐진다는 의미다. 하나님이 나의 편이 되시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 편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미신(종교)와 기독교의 차이다.

 

 

어느 곳에 있든지 어떤 일을 하든지 우리는 합의를 좋아한다. 내 뜻도 들어가고 당신 뜻도 들어가고, 그것이 공동체이고 민주주의며 협력이다. 따라서 우리는 누군가 자신 마음대로 혼자 설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내가 속한 곳은 내 뜻이 반영되어야 하고, 내가 함께 하는 곳은 내 마음에도 들어야 한다. 게다가 그것이 남의 인생이 아닌 나의 인생일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모든 만물과 생사화복과 우리의 운명을 다루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한다. 그러나 우리 심령 가운데 가장 큰 거부감은 하나님 마음대로 하시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하나님이 창조주이심을 인정하지만 나의 인생은 적어도 하나님과 나와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인생의 주인은 여전히 나여서 제아무리 하나님이실지라도 그분 마음대로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란, 자기 마음대로 하던 인생에서 이제는 적어도 하나님과 교제하며 인생을 설계해 나가는 차원이 된 것 쯤으로 생각한다. 여전히 나에게는 내 인생에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 거부권이 있고, 싫으면 안 할 수도 있는, 그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하는, 그것으로 그리스도인을 증명하려 한다.

 

 

어느 대기업은 꼴랑 전체 주식의 5%도 되지 않는 지분을 가지고도 창업주라는 명목으로 기업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인다. 심지어는 국민이 대신 일하라고 뽑은 대통령도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세상이다. 임금을 주는 주체는 경제권력으로 고용자들을 마음대로 하려하고, 행정을 다스리는 주체는 정치권력으로 국민들을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돈의 주인이 마음대로 하는 것을 우리는 당연히 받아들인다. 권력이 주어진 주체가 그 권력을 사용하는 것을 우리는 당연시 한다. 그렇게 순응하며 살아간다. 고작 한 줌의 돈이고, 고작 한시적 권력 앞에서도 우리는 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는 어떤가? 이 땅의 돈과 권력의 주인은 가짜이지만 하나님은 창조주시고 만물을 지으셨다. 우리의 인생을 만드셨다. 그 창조주 하나님이 그분 마음대로 하시면 안 되는가? 그분이 우리의 인생을 자신의 방법대로 다루시면 안 되는가? 꼭 우리의 재가가 필요한가? 또 우리는 재가를 해야만 하는가? 하나님이 우리의 허락 없이는, 우리의 판단 없이는 정말 형편없는 결정을 하실 분인가? 당신 믿음 안에는 하나님께서 그분 마음대로 하실 권리가 없는가?

 

 

믿음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마음에 들던 들지 않던 하나님의 주권이 살아있는 인생이 그리스도인의 인생이다. 믿음은 하나님의 주권이 나의 뜻과 다를 때 더욱 빛나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믿음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나를 다루실 권리가 하나님에게 있다. 나를 귀하게 쓸 그릇으로 만드시든, 천하게 쓸 그릇으로 만드시든 그 선택의 권리는 하나님께 있다. 그분 마음대로 하실 수 있어야 하나님이시다. 내 속에 그분 마음대로 하심을 인정해야 나의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다만 쓰임 받음을 기뻐하는 인생이다.

728x90
반응형

'묵상하는말씀 > 로마서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마서묵상33] 당신을 에워싸고 있는 세상이 당신을 세상의 틀에 밀어 넣지 않게 하라(롬12:1~2)  (0) 2012.06.29
로마서묵상32] 우리의 믿음은 다른 이의 소망이 되어야 한다.(롬11:25~36)  (0) 2012.06.28
로마서묵상31] "열매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도, 자네는 그저 물을 주게나."(롬11:1~10)  (0) 2012.06.26
로마서묵상30] 잘 듣고, 들은 대로 행해야 순종이다.(롬10:13~21)  (0) 2012.06.26
로마서묵상29] "나의 열심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가는 방향이다."(롬10:1~12)  (0) 2012.06.23
로마서묵상27] "세상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났는가로 축복의 기준을 삼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가로 축복의 분량을 정하신다."(롬9:6~13)  (0) 2012.06.20
로마서묵상26] 고통이 없는 역사는 없고, 눈물이 없는 기적은 없으며, 슬픔을 머금지 않은 은혜는 없다.(롬9:1~5)  (0) 2012.06.19
로마서묵상25] "우리의 영혼은 놀라운 변혁의 자리이고,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강력한 혁신의 현장이다."(롬8:33~39)  (0) 2012.06.19
로마서묵상24]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협력을 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선을 이룬다."(롬8:28~32)  (0) 2012.06.16
로마서묵상23]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롬8:19~27)  (0) 2012.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