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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열왕기상묵상

열왕기상묵상05] 우리의 욕망은 포기할 줄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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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욕망은 포기할 줄을 모릅니다.
(열왕기상2:13~27)


드라마에서, 특히 사극에서 보면 정권 교체기에 피비릿내나는 숙청의 한바탕 칼바람이 부는 경우를 흔히 볼 수가 있습니다. 자신의 사람을 세우고 이전 권력에 섰던 사람들을 폐하는 이른바 새로운 권력 세우기가 동서고금을 망론하고 늘 있어 왔습니다. 요즘 선거철인데요. 오늘날에도 공천작업이라는 것을 통해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른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를 통한 권력 줄세우기는 계속되지요. 오늘 본문도 다윗 왕 이후 왕위 계승을 위한 권력 세우기의 일환으로 솔로몬의 숙청과 처단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할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솔로몬이 그저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 아도니야 및 그를 따르던 이들을 숙청하였는가 하는 점입니다. 만약 그런 식이라면 솔로몬은 세상의 기성 정치인들과 하등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물론 솔로몬이 기성 정치인들과 차별된 순수한 정치를 한 사람은 결코 아니지만 오늘 본문의 숙청은 정치의 차원이 아닌 신앙의 차원임을 묵상하게 됩니다.

숙청의 발단은 아도니야가 아비삭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 달라는 청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청원이 뭐 그리 큰 죄이고, 죽을 일일까요?'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겠죠? 그렇담 아도니야는 왜 아비삭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 달라고 했을까요? 이뻐서요? 그럴수도 있겠지만 정황상으로 보아서는 단지 이쁘고 사랑에 빠져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의 형 압살롬은 아버지 다윗을 내몰고 왕이 되려 했습니다. 그가 도망하고 없는 아버지의 성에서 맨 먼저 한 일은 아버지의 첩들을 백주 대낮에 모두가 보는 앞에서 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자신에게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비삭은 다윗의 마지막 여인이었습니다. 아도니야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더 나아가면 아도니야는 밧세바에게 간청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어머니께서도 아시다시피, 임금 자리는 저의 것이었고, 모든 이스라엘 사람은, 제가 임금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임금 자리는, 주님의 뜻이 있어서, 이제는 아우의 것이 되었습니다.(15절)" 잘 들어보세요. 임금의 자리는 자기 것이었답니다. 언제요? 누가요? 이스라엘백성들은 자신이 임금 되기를 바랬답니다. 언제요? 누가요? 어제 읽었듯이 아도니야는 일부 귀족들과만 회합을 했었죠? 욕망에 빠지면 모두가 자신의 것인 것처럼 착각합니다. 욕망에 빠지면 자신의 생각이 진리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다음 구절입니다. 아도니야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의 뜻이 있어서 임금의 자리는 아우에게..." 언뜻 보면 주님의 뜻이 왕은 솔로몬에게 있다고 고백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아닙니다. 개역성경에 보면 "이스라엘은 다 얼굴을 내게로 향하여 왕으로 삼으려 하였는데 그 왕권이 돌아가 내 아우의 것이 되었음은 여호와께로 말미암음이니이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뉘앙스를 보세요. 자신이 본래는 왕인데 왕권이 아우에게 갔다는 뜻입니다. '돌아가'라는 표현은 히브리말로 [싸바브]인데 본래 원칙에서 벗어난 변칙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잘못됐다는 거죠? 아도니야의 생각에는 누가 잘못되게 했을까요? 그것이 하나님이라는 것입니다.

에덴동산에서 범죄한 인간에게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먹지말라 명한 나무의 열매를 "누가 먹으라 하더냐?"는 질문에 아담은 하와를 탓합니다. 그러나 정작 탓은 따로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짝지어 주신 여자가...(창3:12)"

탐욕과 욕망의 끝은 결국 하나님에게 모든 책임과 탓을 돌립니다. 욕심 자체가 죄가 아니라 욕심의 끝이 하나님을 저주하는데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욕망은 결코 순수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욕망은 단순히 취하고 갖는 욕심이 아닙니다. 우리의 욕망은 하나님께로 칼날을 드리대는 죄입니다. 그래서 욕망은 사단의 특별한 도구이고, 또한 결코 쉽게 포기하는 법이 없습니다. 욕망이 아닌 비전으로, 욕망이 아닌 사역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국가적으로는 욕망이 아닌 겸손과 섬김의 지도자를 만날 수 있는 2012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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