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언행의 일치도 필요하고 신앙과 삶의 일치도 필요합니다.
(열왕기상3:1~15)
오늘 말씀은 솔로몬이 지혜를 간구하는 내용의 말씀입니다. 그가 지혜의 사람이 되고 하나님의 인정을 받게되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 바로 오늘 본문의 솔로몬의 간구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간구를 두고, "자기의 목숨이나 부, 자신의 이익를 구하지 않고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구했으니 너는 내 마음에 합한 자라"고 하십니다. 게다가 구하지 않은 부귀와 영광까지 주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솔로몬의 축복이 참 부러운 대목입니다.
그러나 오늘 제 눈에 밟히고, 묵상을 하게 하시는 말씀은 그 축복의 말씀이 아닙니다. 그렇게 여호와를 사랑하고 자신의 유익이 아닌 하나님의 유익을 구하던 솔로몬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율배반적 행동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오늘 본문의 시작은 솔로몬이 애굽과 혼인계약을 맺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고대국가들은 타국과의 혼인계약을 통한 평화체제를 곧잘 구축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게는 이방인과의 결혼을 금하는 법도가 있습니다(신7:3). 솔로몬은 다윗의 법도를 했하였다(왕상3:3)고 했는데 왜 이랬을까요? 결국 솔로몬은 이 혼인의 문제를 시작으로 많은 이방여인을 사랑하게 되고, 그로 인해 왕국은 쇠퇴하고 이스라엘은 분열하게 됩니다.
3절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솔로몬은 주님을 사랑하였으며, 자기 아버지 다윗의 법도를 따랐으나, 그도 여러 산당에서 제사를 드리며 분향하였다." 뉘앙스를 느끼실 수 있으십니까? "법도를 따랐으나" 다음에 히브리 원어에는 [롸크]라는 부사가 있는데 '그런데' '그러나' '오히려'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그 다음의 말은 앞의 말을 뒤집는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부사인 셈이죠. 그 다음은 "그도 산당에서 제사를 드렸다."입니다. 그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산당... 가나안의 이방신을 섬기던 장소에서... 대소롭지않게 여긴 것입니다.
오래전 어느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저는 눈물지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십자가의 이야기를 하시면서 이 땅에서 교회가 겸손과 온유로 십자가를 지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역설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의 목회현장은 달랐습니다. 제게 가까이 지내는 목사님이 계신데 간혹 설교단상의 말씀과 삶의 현장에서의 말씀이 일치하지 않아 곤혹스러울 때가 있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이 제의 이야기로 들립니다. 설교자로써 좋은 말씀만 골라 할 수 있고, 하나님을 사랑한다 눈물지을 수 있지만 나의 삶의 자리에서의 모습은 이렇지 않을 때가 많음을 고백합니다.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솔로몬을 귀하게 보시고 축복하신다는 것입니다. 그에게 지혜를 주시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지혜를 위함인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기회를 주시는 것은 우리가 다 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님께 돌아올 기회를 주시는 것입니다. 솔로몬에게 지혜를 주시는 이유처럼 말입니다. 내 안에 끓어 오르는 신앙과 내 삶의 자리에서 펼치는 꿈이 일치하기를 기도합니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과 나의 손과 발에서 행해지는 질서가 일치하기를 기도합니다. 내 영에서 움직이는 감동과 현실에서 꿈꾸는 미래가 일치하기를 기도합니다. 기회를 주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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