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묵상하는말씀/고린도전서묵상

고린도전서 17 - 믿음이 힘입니다.

반응형

고린도전서 4:9~13   내가 생각하기에, 하나님께서는 사도들인 우리를 마치 사형수처럼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로 내놓으셨습니다. 우리는 세계와 천사들과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어리석은 사람이 되었지만,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지혜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약하나, 여러분은 강합니다. 여러분은 영광을 누리고 있으나, 우리는 천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 시각까지도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얻어맞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닙니다. 우리는 우리 손으로 일을 하면서, 고된 노동을 합니다. 우리는 욕을 먹으면 도리어 축복하여 주고, 박해를 받으면 참고, 비방을 받으면 좋은 말로 응답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의 쓰레기처럼 되고, 이제까지 만물의 찌꺼기처럼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바울의 표현으로 인해 고린도 교회에 분란을 일으키는 주범들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들은 주님께서 주신 은혜를 마치 자신들이 잘나서 받은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죠? 그러면서 편도 가른 것 같습니다. 복음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구별 지으며 심지어는 조롱과 저주를 퍼부었던 것으로 보여요. 받은 은혜와 사랑을 자랑하며 받지 못한 이들과 비교를 했던 거죠. 그렇게 특권의식으로 편을 갈랐습니다. 자기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생각은 적으로 돌리면서 대립도 일삼았던 거죠. 

 

이것은 여전히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이기도 합니다. 교회라는 우월성을 드러내면서 비그리스도인들을 향한 차별과 편가름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죠. 마치 복음이 무슨 권세인 양 자랑하고 유세를 떨며 차별을 일삼는 모습은 여전합니다. 타 종교인이나 비종교인들에 대한 적대감은 저주에 가깝죠. 복음은 권세가 아니라 선물입니다. 권력이 아니라 사랑이죠. 내게 주신 은혜에 감사해서 함께 누리고자 나누었던 선물이 어느 순간, 남을 공격하고 차별하는 도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고자 세우신 십자가는 어느덧 어떤 한 그룹의 특권과 같은 편협이 되어 버렸죠. 어쩌면 고린도 교회의 모습은 현대 교회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지도 모릅니다.

 

바울은 그런 고린도 교회에 대비적인 표현으로 오늘 본문을 적어나가죠. 권력을 가진 양 말로, 생각으로, 이념으로 자랑하는 이들을 향해 정작 복음의 사도인 자신들은 약하고 힘없음을 강조합니다. 사랑은 높은 권력에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낮고 연약한 이들을 향한 겸손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이 마치 왕조를 세우고 높이 깃발을 쳐들며 지배자의 권세로 여겼던 이들을 향해 오히려 복음은 주리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정말 주님의 도우심과 기적의 손길이 필요한 자들과 함께 하는 것임을 강조하죠. 그렇게 겸손하고 낮은 마음의 복음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서 우리가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음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것은 연약함 자체가 능력이거나 가난함 자체가 선이어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입니다. 헐벗고 얻어 맞고 고된 일들을 하는 것이 나를 선으로 인도하기에 그런 일을 일부러 해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우리가 고행을 하고 가난하게 산다고 해서 의인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약할 때 강해지는 이유는, 우리가 약한만큼 그 빈자리에 주님의 도우심이 임하기 때문입니다. 연약할수록 주님 앞에 엎드리는 마음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우리의 믿음이 더 커지고, 은혜에 더 눈을 뜨고, 주님의 기적에 더 마음을 열어 기대하는 것이 그것이 진정한 힘이라는 것이죠. 믿음이 없는 가난, 기대가 없는 고난, 은혜를 구하지 않는 낮음은 그냥 지질한 것입니다. 내가 낮아짐을 추구하는 것은 그만큼 믿음의 분량을 넓히기 위함이지 낮아짐이 목적이어서가 아닙니다.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이렇게 말하죠. '우리는 욕을 먹으면 도리어 축복하여 주고, 박해를 받으면 참고, 비방을 받으면 좋은 말로 응답한다'고요. 욕을 먹는데 축복할 수 있는 비결은 욕을 먹어서가 아닙니다. 욕을 먹어도, 사람들이 나를 무시해도, 나를 사랑하고 나를 믿고 내게 은혜 주시는 분이 계심을 알기에 욕 하나에 흔들리지 않고, 욕이 내겐 진실이 되지 않고, 문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박해와 비방이 나를 강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박해를 받아도 이 또한 지나갈 것을 알고, 비방을 들어도 이 세상의 평가와는 다른 평가를 하시는 주님을 믿기에 우리는 좋은 생각과 좋은 말을 이어갈 수 있는 거죠. 

 

믿음이 힘입니다. 생각이 능력이에요. 우리가 믿는 대로 됩니다. 믿음은 공상이 아닙니다. 없는 것을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 아니에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능력을 우리가 보는 것처럼 믿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은혜와 기적이 있습니다. 이제 믿는 대로 그 은혜와 기적은 우리의 현실에 드러날 것입니다.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우리에게 있습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보이지 않던 그림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 반드시 보이듯이 믿음을 가지고 기대하며 기다리는 자에게 그 믿음대로 그려질 거예요.

 

나는 가망이 없어 보이죠? 스스로를 생각하면 될까? 싶죠? 그런데 내 안에 믿음의 분량이 늘어나면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십니다. 나는 믿기만 하면 됩니다. 나는 생각만 하면 돼요. 내 안에 하나님을 품으면 그분이 나를 통해 일하시니까요. 나는 믿음의 멍석을 깔아놓기만 하면 됩니다. 그곳에 주님이 임재하시면 낮은 자리를 천국으로 만들고, 가난한 곳에서도 넘치는 축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혀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가장 큰 능력입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