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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고린도전서묵상

고린도전서 08 - 무언가 얻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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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2:1~5   형제자매 여러분내가 여러분에게로 가서 하나님의 비밀을 전할 때에, 훌륭한 말이나 지혜로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여러분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 밖에는, 아무것도 알지 않기로 작정하였습니다.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나는 약하였으며, 두려워하였으며, 무척 떨었습니다. 나의 말과 나의 설교는 지혜에서 나온 그럴듯한 말로 한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이 나타낸 증거로 한 것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바탕을 두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바울의 자기 고백이 이어집니다. 그는 하나님의 비밀, 그러니까 복음이죠. 이것을 전할 때 훌륭한 말이나 지혜로 하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이 말은 스스로의 삶의 가치가 바뀌었음을 고백하는 말입니다. 그는 학자였습니다. 학자에게 훌륭한 말과 지혜는 가장 중요한 가치죠. 그의 삶은 그것을 추구하는 데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 그의 삶은 달라졌어요. 훌륭한 학자로 지금까지 그는 언변이나 철학에서 그리 딸리지 않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전도여행을 하면서 두렵고 떨렸다고 고백하죠. 이 또한 그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고 해 왔던 말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죠. 

 

오늘 본문은 달라진 바울을 보여줍니다. 이는 이전에 유익했던 것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해로 여기고 그를 위해 배설물로 여겼다는 빌립보서의 고백으로 이어지죠. 이런 바울의 변화를 보면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한 가지 깨닫습니다. 그것은 '단순함의 힘'이죠.

 

나에게 많은 선택권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골라야 될 것이 많으면 고민도 깊어지는 법이죠. 수많은 옷들이 옷장에 있지만 대부분 고민의 시간만 늘릴 뿐 결국 입을 옷은 한정되어 있죠. 많은 잡동사니들이 책상에, 수납장에 쌓여 있지만 정작 쓰는 것은 몇 가지 없고 대부분은 늘 먼지가 쌓인 채 몇 년간 똑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죠. 가끔 그것들을 뒤지며 추억놀이를 하다가 또 처박아 두는 것의 반복을 하죠. 그러면서 버리질 못합니다. 

 

이것은 옷장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너무 많은 생각에 어쩔 줄 몰라하며 선택의 시간을 축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때론 자신이 가진 생각과 사상, 지식과 지혜가 충만하다고 우쭐할지 모르지만 대부분 내 생각에 가득한 것은 나의 결정을 미루게 하는 것들 뿐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 묵상을 마치고 아침 운동을 해야 하는데 오늘 기온을 보니 영하 13도입니다. 그리고 문득 드는 생각이, '오늘 나가면 춥겠지? 추우면 감기 들지도 몰라, 그렇게 아프면 할 일을 못하겠지? 남에게 감기를 옮기면 어떻게?' 이미 제 말에 웃고 계신 분 계시죠? 쓸데없는 걱정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어제도 오늘만큼 추웠는데요. 한 시간 정도 걷다 보니 오히려 땀이 흘렀습니다. 어젠 눈도 와서 길도 미끄러웠는데도요. 사실 어제는 날씨 확인을 안 했습니다. 그래서 추운 줄을 몰랐어요. 차라리 모르는 편이 어떤 결정을 하는데 더 이로울 때가 있죠. 

 

내가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삶의 여유를 갖기 위해서는 쓸데없이 바쁜 일정들을 버릴 줄 알아야 하죠. 사실 생각해보면 그리 중요하지도 않는 일정 들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감사하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다른 잡다한 생각들 때문일지도 몰라요. 누군가 나를 도와줬는데 그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왜 도와줬을까? 꿍꿍이가 있을까? 뭔가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나?' 이런 생각에는 수많은 잡다한 정보들, 경험들이 동원됩니다. 그런 정보와 경험들은 나에게서 감사를 빼앗아 가죠. 기뻐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쁜 일이 일어나도 웃지를 않죠. 이유를 물어보면 나쁜 일이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늘 기뻤다가 내일 슬플까 봐 지금 웃지를 못하는 거죠. 누군가 좋은 이야기를 하면 꼭 거기에 딴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죠. '누가 나한테 편지를 보냈어. 나를 좋아하나 봐' 이러면 옆에서 그런 말 하죠. '그 사람 아무 한테나 다 편지 보낼걸?' 그렇게 산통을 깨는 사람 있죠. 물론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다 있죠. 친구가 오해할까 봐, 김칫국 마셨다가 상처받을까 봐 그런다고 하죠. 좀 오해하면 어때요? 상처받으면 어떻습니까? 그건 그 사람이 잘 알아서 해결하면 되죠. 아니 오해가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냥 그 순간 단순하게, 있는 그대로 기뻐하고 행복하면 안 될까요?

 

순진했다가는 상처받는다고요? 단순히 결정했다가는 후회한다고요? 그래서 그렇게 고민하고 결정하면 일이 잘 풀리던가요? 나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합니다. 나를 웃게 만드는 것은 복잡한 방정식이 아닙니다. 아주 작고 단순한 것들이죠. 믿음이 그렇습니다. 안 될 것, 속을 것, 바뀔 것, 그런 걱정들 속에서 믿음은 자라지 않습니다. 믿음은 불필요한 것들을 다 치우고 단순하게 비워진 자리에서 자라나죠. 그래서 우리가 단순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단촐해질 필요가 있어요.

 

삶의 패턴을 조금 단순하게 가져가면 어떨까요? 생각을 조금 단촐하게 하면요? 쓰는 것들만 쓰듯이 내 생각과 마음도 잘 쓰는 것만 사용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면 내가 할 일들이 남습니다. 복잡한 것들을 벗으면 모든 것이 불에 탄 자리에 정금만 남듯이 내가 할 일들이 보입니다. 그러니 조금은 단순하게 살자고요. 수많은 신학적 말들을 쏟아낸들 남는 것은 그저 하나님의 사랑뿐이지 않겠습니까? 오늘도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고 가장 단순한 자리에 있는 것들을 누리며 사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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