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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고린도전서묵상

고린도전서 03 - 주님은 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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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1:7~9   그리하여 여러분은 어떠한 은사에도 부족한 것이 없으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날에 여러분이 흠잡을 데 없는 사람으로 설 수 있도록, 주님께서 여러분을 끝까지 튼튼히 세워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셔서 그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가지게 하여 주셨습니다.


바울의 고린도 교인들을 향한 칭찬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은사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요. 은사란 선물이라는 뜻의  단어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카리스마라는 단어가 바로 은사라고 번역되는 헬라어입니다. 특별히 바울은 고린도전서에서 은사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요. 그는 은사를,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도구로 여긴 듯합니다. 그러니까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기 위해 각 지체들에 주신 능력이라고 본 것이죠. 그래서 그 은사는 높고 낮음도 없고, 많고 적음도 없는 알맞은 하나님의 선물이 되는 것입니다. 아마도 고린도 교회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 위로와 격려, 기도와 나눔에 열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방 땅에서 생소하고 새로운 생각과 믿음을 뿌리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그래도 교회가 세워지는 과정 가운데 서로의 도움과 긴밀한 교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그런 교제를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힘을 내듯이 고린도 교회 교인들은 하나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것을 바울은 칭찬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칭찬은 현재 고린도 교회의 상황을 암시하기도 하죠. 지금은 그런 모습이 사라지고 퇴색되어 가고 있다는 반증을 나타냅니다. 

 

여기서 중요한 본문이 나와요. 은사의 칭찬과 더불어 바울은 그들이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기다리는 공동체였다는 것을 칭찬하죠. 이것이 중요한 본문인 이유는 소위 바울의 종말론 사상이 드러나는 본문이기 때문입니다. 고린도전서는 데살로니가서와 함께 바울의 서신 가운데 초기 작품에 속합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이후, 재림이 속히 올 것이라고 내다보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초기 작품에는 그런 종말 사상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이후 작품들에는 조금은 수정된 종말 사상이 드러나지만 이때만 해도 당대에 종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주님이 오실 것을 대비하는 가르침을 강조했을 가능성이 높죠. 초대교회 교인들도 그랬습니다. 곧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것이 신앙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죠. 그러다 보니 문제점들도 드러납니다. 신약성서의 기록이 늦어진 이유가 되기도 하죠. 곧 오실 주님을 생각했기에 기록할 필요도 없었던 것입니다. 후대까지 역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죠. 어쩌면 삶의 열정도 떨어졌을지도 모릅니다. 내일 당장 종말이 오는데 무슨 삶의 계획을 세울 수 있겠습니까? 그런 문제점은 종말이 늦어지고 주님의 말씀에 대한 해석이 이루어지면서 조금씩 수정되어 갔죠. 이것이 오늘날과 다른 당시의 사고였습니다. 고린도전서를 시작하면서 말씀드린 차이가 이런 거예요. 그래서 그 차이를 인정하며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종말론이 문제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종말이 하나의 희망이었을 거예요. 주님이 오신다는 믿음으로 어려운 삶을 버틸 수 있었고, 그 희망으로 새로운 길을 걸을 힘도 낼 수 있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선한 삶의 무게를 곧 알아주실 분이 계심을 믿었기에 지속할 수 있었고, 공의와 공평의 하나님을 믿었기에 불의와 타협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종말론의 인식 가운데 이 희망과 소망의 부분만을 오늘날 묵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일이 끝이니까 더 이상 삶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버리고, 주님 오실 날을 꿈꾸며 오늘 선한 사랑과 기쁨, 공평과 정의를 심는 마음을 취하는 거죠. 고린도 교인들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믿고 서로 도우며 선한 영향력을 끼쳤던 것처럼 말이죠. 이 모든 것이 주님이 아시며 그분의 선하신 마지막이 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아십니다. 우리의 선한 마음을, 우리의 조용한 도움을, 그리고 보이지 않는 눈물을. 주님은 다 아셔요. 우리의 끝없는 도전과 아픔을, 그리고 믿음을. 주님은 아십니다. 잘하고 싶었는데 넘어지는 실수와 연약한 현실도.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세요. 지금은 어려움이 마지막이 아님을 알고 버티세요.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더 나아가 이미 좋은 결과, 좋은 미래를 기대하세요. 그것이 우리의 종말임을 믿으세요. 오늘 하루, 좋은 것으로 채워질 것을 믿는 아침을 만드세요. 이미 승리한 하루를 지금 시작하세요. 그 마음이 나의 하루를 변화시킬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진짜 나의 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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