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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사무엘서묵상일기

사무엘서묵상일기202 - 어제보다 오늘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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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하 17:23   아히도벨은 자기의 모략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보자, 나귀에 안장을 지워서 타고 거기에서 떠나, 자기의 고향 집으로 돌아갔다. 거기에서 그는 집안일을 정리한 뒤에, 목을 매어서 죽었다. 그는 이렇게 죽어서, 자기 아버지의 무덤에 묻혔다.


오늘 본문은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아히도벨의 최후를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이 사건이 가슴 아픈 것은 그의 죽음을 단순히 인과응보라는 시각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반란의 주모자일 뿐만 아니라 다윗의 측근에서 압살롬의 측근으로 변신한 배신의 아이콘이 틀림없습니다. 그런 그가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는 것은 불편합니다. 언제나 우리 속에는 정의가 반드시 성공하고, 진실이 이긴다는 믿음과 열망이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렇다고 그의 죽음이 꼭 통쾌하지만은 않습니다.

 

그가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요? 혹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것일까요? 이 장면에서 저는 또 다른 인물이 떠오릅니다. 바로 가리옷 사람 유다입니다. 예수님을 은돈 서른 닢에 팔아넘긴 자죠. 이 두 죽음이 닮았습니다. 그 첫 번째는 죽음에 이르는 동기죠. 혹자는 자살이 자신의 죄에 대한 뉘우침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저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그 단서를 오늘 본문이 제공하는데요. 본문은 이렇게 시작하죠.

 

삼하 17:23   아히도벨은 자기의 모략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보자...

 

자살을 선택하게 된 동기 중 하나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모든 일이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뜻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낙심과 절망을 합니다.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갈망하면 할수록 그 절망감은 더욱 심하죠.

 

그런데... 세상이 자신의 뜻대로 다 이루어져야 합니까?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분을 내 마음의 구주로 모신다고 하는 것은 주님의 뜻에 나의 뜻을 맞추고, 그분의 말씀과 가르침, 인도하심에 귀를 열겠다는 뜻 아닌가요? 그래서 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속에 주님의 인도하심이 있음을 믿고, 나의 뜻이 꺾일 때 또다시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며 새롭게 서게 되는 것 아닙니까?

 

내가 품은 뜻, 내가 기도한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거기서 또 다른 시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곧 하나님의 음성이고, 나를 쳐서 복종시킬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가르침이 임하는 순간이고, 나를 점검하고 성장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죠. 그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내 뜻대로 다 이루어지는 것이 꼭 좋은 일은 아닙니다. 때때로 우리는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 주님의 음성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죠. 나의 한계에 이를 때 우리는 보이지 않았던 은혜들을 경험합니다. 다윗이 잘 나가던 왕이었을 때 보이지 않던 친구들, 도움의 손길을 지금 경험하고 알 수 있듯이 말이죠. 그렇게 우리는 내 뜻이 꺾일 때 더 많은 감사와 은혜를 경험합니다. 그래서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즐거워해야 하죠.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더 기뻐해야 합니다. 여전히 주님이 내 인생을 만지고 계시기 때문이죠.

 

여기에 더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뜻에 모든 것을 거는 사람일수록 쉽게 포기한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거기서 포기해 버리죠. 마치 세상을 다 잃은 사람처럼 말입니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기회가 주어집니다. 매일 새로운 해를 우리에게 보여주시듯 말이죠. 어제 일을 잊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듯, 우리는 실패와 좌절을 통해 새로운 시간들을 만들어 갑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낫습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을 거예요. 오늘 뜻대로 되지 않을수록 내일을 기대해야 합니다.

 

회개는 결론이 아닙니다. 나의 판단으로 결과를 확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회개는 새로운 길을 걷는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회개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고백하는 것이 회개입니다. 여전히 기회가 있고, 여전히 소망이 있음을 믿는 것이 회개입니다. 그래서 오늘을 또 감사와 기쁨으로 살죠. 오늘 이 시간이 그런 하루의 시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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