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묵상하는말씀/예레미야묵상

예레미야묵상 12- 작은 꽃씨가 돋아나는 것을 기뻐하는 소소한 행복을 붙잡으세요. 예레미야 4:23-31

반응형

'노르웨이의 숲'으로 유명한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먼 북소리'에 보면 이런 글이 나옵니다.

"나이를 먹는 것 자체는 그다지 겁나지 않았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어떤 한 시기에 달성되어야 할 것이 달성되지 못한 채
그 시기가 지나가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어떨 수 없는 일이 아니다.
나는 정말 알알하게
내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생의 시간을
자신의 손으로 쥐고 싶다."

인생이 꽃길은 아닌 것 같아요.
잠깐만이라도 가던 길을 멈추고 푸르른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조차 없어 보이니까요.
아니 어쩌면 인생은 온통 가시밭으로 덮인 길인지도 몰라요.
아프고 쓰린 기억들만 남기고 떠나는 연인처럼,
지워지지 않는 상처만이 흉터처럼 남기는 것 같기 때문이죠.

그런데 인생이라는 것이 그래요.
한 걸음씩 걸으며 날카로운 가시가 돋은 그 자리에,
가시를 뽑아내고, 내 안에 있는 꽃씨를 뿌리고,
물을 주며 가꾸어가는 수고를 누군가로부터 부탁받은 시간인지도 몰라요.
살아있다는 것은 그런 것이죠.
메마른 땅에, 내 안에 살아있는 작은 씨앗을 뿌리는 것 말이에요.
매일매일 새롭게, 다시, 그리고 멈추지 않고...

오늘도 본문은 온통 가시밭 같은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한 가닥 줄기의 빛과 같은 말씀이 있네요.
27 "나 주가 말한다. 내가 온 땅을 황폐하게는 하여도 완전히 멸망시키지는 않겠다."

소망이라는 것은 가능성이지, 허락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당연히 주어지고 허락된 삶은 소망이 아니죠.
오히려 메마른 사막에서 작은 오아시스처럼,
칠흑같이 어두운 망망대해에서 깜박이는 작은 불빛의 등대처럼,
아직 끝나지 않은 작은 가능성이 바로 소망입니다.
마치 가시밭 길이라도, 아직 살아 있어서 꽃씨를 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처럼 말이죠.

인생이 꽃길이어서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가시밭길이어도, 돌짝밭 같아도,
내가 살아 있어서 그곳을 개간하고,
새롭게 생명을 소생케 하는 삶이어서 인생은 즐거운 것입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 해 주셔서 나의 하나님이 아닙니다.
상한 갈대일지라도 결코 꺾지 않으시고 회복케 하실 가능성을 남겨 두셔서,
고아일지라도 결코 외롭게 하지 않으시고 새로운 관계를 만드실 가능성을
우리에게 주시는 분이기에 나의 하나님입니다.
아프나 결코 죽지 않게,
고단하나 결코 지치지 않게,
절망적이나 결코 포기치 않게 하시는 분이기에 나의 하나님이에요.

일확천금보다 내 안에 작은 소망을 의지하세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화려한 행복보다,
작은 꽃씨가 돋아나는 것을 기뻐하는 소소한 행복을 붙잡으세요.
우리가 지금 겨자씨만큼 작은 믿음을 붙잡을 때
하나님은 산을 옮기십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