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 적 다니던 시골 교회에서는 선후배들 간의 관계가 참 돈독했습니다.
위계질서라는 것이 예전에는 강해서 더욱 그런 면도 있겠지만 후배들은 선배들을 잘 따랐고, 선배들도 후배들을 참 잘 챙겨줬던 기억이 납니다.
특별히 교회에서 선배들은 후배들의 공부를 가르쳐주는 일들을 일과처럼 했었는데 저도 그 수혜자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의 자존심이었습니다.
목사 아들이라는 특수한 위치도 그렇지만 왠지 잘 모르면 창피할 것 같은 생각에 처음에는 선배들이 가르쳐 준다는 말이 제겐 큰 부담감이었습니다.
이리빼고 저리빼고 하던 제게 어느 날 한 선배형님이 제게 빵을 사준다더군요.(그 당시에는 만남의 장소로 빵집이 유일했습니다.)
맛난 빵을 거의 다 먹을 무렵 그 형이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다 안다면 선생이 왜 필요하겠니...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선생이 필요한 거야. 모르는 것은 창피한 것이 아니야.. 다만 모른다는 것을 감추고 아는 척 하는 것이 창피한 일이지."
그 이후 저는 형들과 공부하면서 공부하는 법 등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오늘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이 말씀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 우리의 문제 때문에 오셨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인지...
그런데 나는 그 앞에 부끄러워서 못 나가고, 그 앞에 창피해서 못나가고, 그 앞에 죄가 많아서 못나가는 어리석음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앞에서 나의 잘남을 뽐내려 하고, 나의 완전함을 보이려 거짓으로 나아가려하는 나의 모습을 봅니다.
나의 연약함 때문에 오신 주님...
숨김없이 주 앞에 나오라고 말씀하시는 주님 앞에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드립니다.
그리고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자라나기를 원합니다.
막2:17,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이 말씀은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행하던 격언이었습니다. 알콜중독자 치유모임에서는 가장 먼저하는 고백이 `I`m alcoholic`이라고 합니다. 자기의 결함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결단코 고치지 못합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하다 고백으로는 자신을 볼수가 없습니다. 오직 겸손만이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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