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묵상일기 122 - 좋으면 좋다고 지금 말하세요.

2024. 10. 3. 04:45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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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6:6~7   또 다른 안식일에 예수께서 회당에 들어가서 가르치시는데, 거기에는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예수를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예수가 안식일에 병을 고치시는지 엿보고 있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10월은 다르군요. 뚝 떨어진 기온이 이제 옷깃을 여기게 하네요. 큰 온도차이로 감기가 극성입니다. 늘 몸관리 잘하시고요. 오늘 휴일도 기쁘고 감사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또 다른 안식일 에피소드입니다. 이는 안식일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하죠. 이 부분의 메시지가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이 문제, 그러니까 안식일의 주인이 누구인지, 율법은 무엇 때문에 주어진 것인지,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왜 벌어지는지, 그 근본의 문제들을 다루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유기도 하죠. 

 

그러나 그 중요성과 동시에 오늘 본문은 또 다른 이유를 보여줍니다. 예수께서 안식일에 회당을 찾으셨습니다. 그가 회당에 가시는 일은 흔했습니다. 그곳에서 예배와 가르침을 나누셨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곳에 손이 오그라드는 병에 걸린 자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안식일에 예수께서 회당에 자주 오신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병자들이 그곳까지 찾아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확히 이 병이 어떤 병인지 알 길은 없습니다. 다만 장애가 있었음은 분명해 보이죠. 

 

그런데 그곳에도 어김없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따라왔습니다. 이쯤 되면 스토킹이죠. 한마디로 감시하며 트집 잡을 거리를 찾아내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자들처럼 보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예수를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했다고 오늘 본문은 기록합니다. 그러니까 안식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예수가 또 안식일에 저 병자까지 고칠 것 같다는 예감에 '어디 두고 보자' 한 거죠.

 

'인디언 기우제(indian ritual for rain)'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막에 사는 인디언들이 비를 기다리며 기우제를 하는데요. 그들의 기우제는 비가 올 때까지 이어진다고 하죠. 그래서 인디언 기우제는 성공률이 100%라고 합니다. 이는 '무슨 일이든 정성을 다하고 끝까지 하면 반드시 결과를 낸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 말은 최근 나쁜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 나아가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뚜렷한 증거를 통해 범인을 잡기보다, 특정한 범인을 정해놓고 그에 맞춘 증거들을 찾아내는 것과 같죠. 증거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범인을 만드는 일도 있습니다. 

 

예수를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한다는 표현이 바로 이런 인디언 기우제와 같은 마음인 거죠. 더욱 중요한 것은 그들은 이미 예수님과 많은 시간을 동행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중풍병자를 고치시는 예수님을 보았고, 세리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도 지켜보았습니다. 통찰력 있는 말씀도 들었죠. 안식일의 문제에 대해서는 깊이 있고 설득력 있는 말씀에 한 마디 대꾸나 반론조차 하지 못하기도 했죠. 그런데 그들은 여전히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만 찾고 있습니다.

 

보통 심증이라는 것이 있죠. '내가 보기에는 이 사람이 범인이다'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건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증거들이 하나둘 나오죠. 만약 증거들이 확실하다면 우리는 마음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바꾸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배우고 알게 되고 확증들이 나오는데도 애써 외면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율법학자나 바리새인들만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죠. 주님이 은혜를 주십니다. 기도하고 병도 나아요. 괴로운 시간들이 지나가고 위로와 평안을 얻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폭풍이 지나고 나면 잊어요. 다시 마음은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은혜라기보다 우연히 잘 된 것 같고, 주님이 주시는 평안과 위로라기보다 곁에 사람을 잘 둔 덕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렇게 내 마음 바꾸기를 미루다 보면 우리에게는 다시금 의심이 찾아오고, 애써 외면하며, 더 나아가 또 주님이 주님이 아닐 구실을 찾는 메마른 영혼이 됩니다.

 

감사를 미루지 마세요. 은혜를 은혜로, 기적을 기적으로, 사랑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데 시간을 미루지 마세요. 오늘 나에게 주신 은혜는 은혜로 받아들이세요. 오늘 나에게 베푸신 기적은 기적으로 찬양하세요. 나를 웃게 만들고, 나를 행복하게 만든 시간들은 기쁘다고 받아들이세요. 기쁘게 웃고 행복하게 미소 짓다가도 오늘 어땠냐고 물으면 꼭 '그저 그랬어!'라고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게 무슨 위엄인 양 아무렇지도 않은 척, 별 감흥 없는 척하는 이들이 있어요. 그러면 그들에게는 점점 그런 기쁨의 시간, 행복한 웃음의 시간들이 줄어들지도 모릅니다.

 

좋으면 좋다고 지금 말하세요. 감사하면 감사하다고 지금 말하세요. 미루지 마세요. 지금 감동을 받았으면 감동을 전하시고요. 지금 기쁘면 기쁨의 찬양을 하세요. 말씀에 깨달음이 있으면 당장 그 깨달음을 나누고 선포하세요. 그래야 말씀이 나의 것이 되고 기쁨은 내 인생이 됩니다. 오늘도 주신 은혜는 은혜라고 말하고, 주신 기쁨은 감사로 표현하며, 내 곁에 심어 놓으신 복들을 보며 행복하다고 외치세요. 그래야 내가 은혜의 사람으로, 행복한 사람으로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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