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6:5 그리고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퐁당퐁당 휴일이 낀 한 주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연속으로 휴일인 회사도 있는 모양인데요. 그렇지 못한 분들께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조차 어디입니까? 하루 쉬고 하루 일하는 것도 감지덕지죠. 우리는 가끔 본질을 잊을 때가 있죠. 이렇게 쉼을 주는데도 아쉬움에 쉼의 고마움을 잊을 때가 있어요. 가득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작은 실마리만이라도 감사한 이들에게 실마리는 어느덧 얽힌 실타래를 다 풀게 만들지도 몰라요. 그러니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 힘차게 출근하시길 빕니다.
어제 밀밭 사건을 묵상했습니다. 이 본문에서는 우리가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더 나아가 무엇을 위해 우리에게 법과 제도, 삶의 질서가 주어지는지에 대해 나눴습니다. 그중에 이 본문에서 가장 중요한 말씀을 다시 한번 상고해 보았으면 하는데요. 바로 5절의 말씀입니다.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다."
여기서 '인자'라는 용어가 낯설죠. 이는 오래된 신학적 개념입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사람의 아들'이라는 뜻인데요. 구약에서는 보통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선지자들을 칭한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이유는 하나님의 신성한 말씀과 인간의 인성을 함께 가진 존재로서 의미를 두었기 때문이죠. 이 용어를 예수님은 차용하셨습니다. 그중 하나가 마가복음 10장에 나오죠.
마가복음서 10:45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치를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내주러 왔다."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이 용어 또한 하나님의 신성과 인간의 인성이 함께하시는, 이 땅에 오신 메시아를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하신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 그러니까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우리 곁에 계시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인자가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의미는 안식일을 제정하신 분이 하나님이심과 동시에 그 안식일이 주어진 이유는 곧 사람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곧잘 안식일을 무슨 숙제하듯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로 제사가 그렇죠. 무슨 도리니, 그렇게 해야 탈이 없다느니 하는 식의 제사 말이죠. 예배라고 안 그렇겠습니까? 어떤 이들은 예배드리지 않으면 벌을 받는 줄 알고, 주일을 지키지 않으면 사탄의 공격에 노출되는 줄 압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그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음에 분명하지만 그것이 본질은 아니죠. 안식일은 우리를 위해 있는 것입니다. 사람을 위해 안식일을 제정하신 거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은 하나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입니다. 아니 이 말에도 어폐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위한다는 것은 곧 우리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죠. 예배는 교회를 위해서도, 종교적 어떤 기관을 위한 것도 아닙니다. 오직 나를 위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통로입니다.
믿음은 본질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에 봉착하든 그 속에서 본질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어떤 아픔도, 슬픔도, 어려움 속에서도 주님의 메시지와 그분의 손길을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느 때든지 본질에 충실하는 것이 우리가 갖는 믿음이 됩니다. 세상이 흔들려도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질서는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를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분이시라는 것, 그 어떤 세력도, 상황도 우리를 하나님 사랑에서 결코 끊을 수 없다는 것, 그것이 본질이고, 그것을 믿는 것이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늘 본질에 충실하세요. 늘 싸움은 비본질을 쫓다가 생기죠. 우리의 갈등은 늘 본질을 벗어날 때 찾아옵니다. 어느 때는 같은 사랑을 하려다가 서로 다른 방식과 태도 때문에 사랑에서 멀어지기도 하죠. 본질인 사랑보다 비본질인 방식과 태도로 사랑이 희미해지기 때문이죠.
왜 시작했는지, 무엇 때문에 이 길을 가는지, 처음 가졌던 마음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정말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우리가 본질을 찾는다면 우리는 지금 붙들고 있는 곁가지들을 다 걷어 치우고 마치 얼굴과 얼굴을 서로 바라보듯이 희미한 것들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다투고 갈등하고 밉고 화나고 아프고 슬플 때는 처음 마음처럼 본질로 돌아가세요. 내가 왜 싸우는지, 왜 미워졌는데,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내가 아픈 이유는 무엇인지, 어쩌면 거기에는 모두 다 하나밖에는 없을지도 몰라요. 잘해보라고, 좋게 하려고, 서로를 위해서, 웃으려고, 행복해지려고, 그렇게 화평과 사랑 밖에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요. 본질은 늘 단순합니다.
오늘도 어제 휴일이어서 오늘 출근이 힘드니 어쩌니, 또 내일도 노는데 오늘도 휴일이면 얼마나 좋으니 어쩌니 하지 마시고 어제는 휴일이어서 감사, 오늘은 일해서 감사한 하루를 보내세요. 휴일도 일하는 날도 모두가 다 나를 위해 있는 시간이니까요. 본질을 알면 자유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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