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서 2:15~20 라합은 성벽 위에 있는 집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창문으로 밧줄을 늘어뜨려 그들을 달아내려 주었다. 그리고 여인은 그들에게 말하였다. "뒤쫓는 사람들이 당신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산으로 가십시오. 거기에서 사흘 동안 숨어 있다가, 뒤쫓는 사람들이 돌아간 다음에 당신들이 갈 길을 가십시오." 그 사람들이 그 여인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우리와 맺은 이 맹세에 대하여 우리가 허물이 없게 하겠소. 이렇게 합시다. 여기 홍색 줄이 있으니, 우리가 이 땅으로 들어올 때에, 당신이 우리를 달아 내렸던 그 창문에 이 홍색 줄을 매어 두시오. 그리고 당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와 오라버니들과 아버지 집안의 모든 식구를 다 당신의 집에 모여 있게 하시오. 누구든지 당신의 집 대문에서 밖으로 나가서 죽으면, 그 죽음에 대한 책임은 죽은 사람 자신이 져야 하며, 우리는 책임을 지지 않겠소. 그러나 우리가 당신과 함께 집 안에 있는 사람에게 손을 대서 죽으면, 그 죽음에 대한 책임은 우리가 질 것이오. 그러나 당신이, 우리가 한 일을 누설하면, 당신이 우리와 맺은 맹세에 대하여 우리는 아무런 책임이 없소."
좋은 아침입니다. 기온차가 심한 계절입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래요. 계절이 바뀌면 우리의 몸가짐도 바뀌죠. 묵상을 통해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바뀌는데도 우리의 몸가짐이 중요합니다. 계절에 맞춰 몸가짐을 바꾸지 않으면 탈이 나듯이 우리의 생각과 마음도 몸가짐에서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새벽 한때의 신기루처럼 금세 날아가버리고 말기 때문이죠. 오늘 하루는 묵상이 나의 삶을 지탱하고 지배하는 시간으로 채워졌으면 합니다.
오늘 본문을 읽다가 저는 좀 웃었습니다. 마치 무슨 동화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어디서 많이 본 장면들이 등장하지 않습니까? 마치 전래동화에 나오는 햇님 달님 이야기처럼 동아줄이 등장하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뭇가지에 손수건을 달아 표시하는 내용의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떠올라 성경이 아닌 한 편의 이야기책을 읽는 것 같았죠.
계속 말씀드리지만 조금은 지루하리만큼 세세한 내용들로 채워진 라합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리 의미를 둘만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죠. 그럼에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제 머릿속에 저자의 의도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길고 때론 긴박한 역사의 현장을 적어놓는 자리에 왜 오늘의 이야기를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적어 놓았을까요? 약속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미 말로 다 하지 않았습니까? 역시나 무언가 있다 싶어서 몇 차례를 천천히 반복해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이 전래동화나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 한편과 닮았다는 것뿐만 아니라 성경의 사건과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사건은 지금 가나안 전쟁을 치르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전에 이집트를 탈출하기 직전 겪었던 사건, 바로 유월절 사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유월절 사건은 하나님의 10가지 재앙 가운데 제일 마지막인 각 가장의 장자 몰살 사건이죠. 이 사건은 이스라엘의 해방을 방해하던 이집트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준 사건으로, 이로 인해 비로소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마지못해 허락하게 되죠. 그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의 명령으로 각 집마다 문틀에 양의 피를 발라 장자의 죽음이 임하지 않도록 했죠. 이것이 유월절의 시작입니다. 유월이란 한자로 '넘는다'는 뜻을 가진 말이죠. 죽음의 영이 믿음의 피를 바른 가정을 넘어갔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이 유월절이 떠오른 것은 창문에 홍색줄을 매어 두라는 말 때문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집을 표시해 두는 거죠. 그런데 거기에서 더 중요한 것은 대문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집 밖은 우리가 지킬 테니 집 안의 것은 라합 가족에게 꼭 지키라고 말하는 것과 같죠. 이는 유월절의 전래와 통합니다. 이집트에 임한 죽음의 영은 사람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죽음이 임하죠. 오직 문틀에 표시한 양의 피만을 피할 뿐입니다. 그것을 믿음으로 보았기 때문이죠.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모르지만 약속을 지키는 것이 믿음이죠. 그 믿음을 보시는 겁니다. 그 믿음은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우리에게도 약속이 있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거죠.
어제 묵상의 댓글 가운데 주일학교 어린이의 댓글이 있었습니다. 어린 줄만 알았는데 묵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저는 놀랐습니다. 게다가 묵상이 허투루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제 그 어린이의 묵상글에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좋은 선포를 하면 하나님이 그 음성을 듣고 우리를 도와주실 겁니다. ♡ (물론 우리의 노력도 사용해야 합니다.)'
마지막에 쓴 글이 감동이었어요. 오늘 본문 묵상의 주제가 바로 이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우리가 하는 것입니다. 그 믿음을 보시고 하나님은 일하시죠. 그러니까 우리의 믿음 없이는 하나님의 일은 마치 씨를 뿌리지 않은 땅의 단비와 같은 것일 뿐입니다. 그곳에서는 열매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라합 집안은 그 약속을 잘 지켰습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을 잘 지킨 것입니다. 나에게도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나에게도 지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거저 얻어지지 않아요. 주님의 은혜를 방해하는 것은 세상이 아닙니다. 바로 나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지 않아서, 내가 믿지 않아서, 그래서 은혜가 없는 것입니다. 내가 믿음을 지키면 하나님은 반드시 그분의 약속을 지키십니다. 내가 할 일을 다하면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될 거예요. 안의 일은 내가 지켜야 합니다. 내면의 문제를 내가 다스려야 합니다. 내 안에서 최선의 수고와 최대의 노력은 나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주님이 이미 예비하신 은혜의 샘물을 마실 수 있어요.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은 오늘, 내가 할 일을 다한 후에, 달려갈 길을 다 달린 후에, 주님이 주시는 영광의 결과를 열매로 맛보는 귀한 그리스도인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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