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하 18:5 그때에 왕이 요압과 아비새와 잇대에게 부탁하였다. "나를 생각해서라도, 저 어린 압살롬을 너그럽게 대하여 주시오." 왕이 압살롬을 너그럽게 대하여 달라고 모든 지휘관에게 부탁하는 말을, 온 백성이 다 들었다.
이제 전쟁이 시작됩니다. 동족상잔이라는 말을 하죠? 남과 북으로 나뉘어 전쟁을 치른 적이 있는 우리의 아픔을 떠올리게 합니다. 게다가 이는 단순한 전쟁이 아니라 부자지간의 전쟁이니 그야말로 막장인 셈이죠. 그런데 오늘 이 짧은 구절에서 여러 생각이 듭니다. 그중 하나는 이것입니다. 지금 다윗은 전쟁을 앞두고 전투에 임하는 사령관들에게 부탁을 하나 하죠. 그것은 자신의 아들 압살롬을 너그럽게 대해 주라는 명령이죠. 이는 사실 압살롬만은 죽이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다윗은 압살롬을 말할 때 '어린'이라는 표현을 붙이는데요. 이는 압살롬을 정치적인 반란자가 아닌 여전히 자신의 자식으로 여기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철없는 아들의 불장난 같은 마음으로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어디 이 참혹한 현실이 봐준다고 봐지겠습니까? 그럼에도 다윗은 여전히 압살롬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아요.
다윗이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바라보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윗의 버릇일까요? 언제나 대적자에게 긍휼을 베푸는 습관일까요? 다만 다윗의 일반적인 마음보다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으로 이 구절이 읽히는 것은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 같아요. 우리가 어떤 모습이든, 때론 배신을 하고 돌아서 하나님을 잊고, 혹은 대적하는 우리임에도 여전히 자신의 자녀임을 잊지 않으시는 한결같으신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우리가 반란을 해도 여전히, 우리가 죄를 지어도 여전히, 당신은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바라보시는 그분의 시선이 있죠.
오늘 본문은 다윗이 아들을 생각하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저는 조금 다른 곳에 눈길이 갔습니다. 그것은 다윗의 자신감이었어요. 지금 다윗은 압살롬을 걱정할 처지가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대세는 압살롬입니다. 그러니까 다윗은 도망을 가는 것 아닌가요? 다윗의 군대는 소수입니다. 그러니까 압살롬의 군대를 이스라엘이라고 지칭(6절)했겠죠? 그렇게 이스라엘 사람과 다윗 군대가 싸우는 상황은 이미 다윗의 무리가 소수임을 알려줍니다. 게다가 공격 또한 압살롬이 하는 중이죠. 다윗 군대는 그 공격을 피하지 못해서 지금 싸우는 겁니다. 그런데 다윗은 압살롬을 걱정합니다. 아니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아예 압살롬이 죽을까 봐 신신당부를 하는 것 아닙니까? 이건 전쟁에서 당연히 이긴다는 생각이 없이는 할 수 없는 말입니다. 미쳐서 허언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이게 말이 됩니까?
저는 여기서 다윗의 믿음을 봅니다. 전쟁은 하지 않는 것이 최고입니다. 그러나 이왕 전쟁을 한다면 이겨야 하죠. 지려고 전쟁을 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전쟁을 한다면 이기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전쟁에 임하면서 하기도 전에 집니다. '일이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나 실수하면 어떡해?' 하기도 전에 걱정이 산더미죠.
어릴 적에 아프면 어머니가 늘 하시던 말씀이 있었어요. "아프다 아프다 하면 더 아픈 법이야~ 이제 약 먹었으니까 괜찮다 괜찮다 생각해~" 신기하게도 그때 그렇게 어머니 말씀대로 괜찮다 괜찮다 하면 아프지 않고 지나갔던 경험들이 있어요. 이미 말씀드린 바 있죠?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요. 그것은 우리의 미래가 슬퍼서가 아니라 내가 슬픔 것만을 찾으니까 그것만 보이는 것입니다. 아픈 곳을 찾으면 나의 모든 감각이 아픈 데만 찾죠. 몸이 나아지고 있는데 이상하리만큼 우리는 남아있는 증상들만 찾아냅니다. 이제 다 나아서 아픈 곳을 못 찾으면 그다음에는 후유증을 찾아내죠. 심지어 또 다른 아픔이 찾아올 것이라고 장담하며 삽니다. 왜 그렇게 자신을 힘들게 하며 사는 것일까요? 왜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그렇게 어둡고 우울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오늘 다윗은 자신의 미래를 밝게 보았습니다. 이 말을 다윗의 군대가 전부 듣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가 전달되었을까요? 이미 그들 마음에는 우리가 이겼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이제 이기는 것은 상수고 압살롬을 잘 다루어야 하는 과제를 생각하게 되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작은 믿음이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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