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 교회는 중요한 결정을 하나 했습니다.
교회 이전과 관련된 일이죠.
우리 교회는 교회 소유에 관한 목표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금을 모아두지도 않았어요.
교회 건축보다 사회공헌에 헌금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내적인 평화가 외적인 건강성을 드러내듯이,
영적인 공동체의 터전이 필요하다는 생각들이 계속되었습니다.
다림 사역의 변화도 한몫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것은,
이것이 혹시 우리들만의 편안함을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바라시는 일일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
게다가 손에 쥔 자금도 없었고요.
교회 가족들의 면면을 보면 풍족하거나 넉넉한 이들이 하나도 없잖아요.
망설이는 제 마음에 하나님의 뜻을 묻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교인들에게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고 뜻을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젊은 집사님들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필요한 마중물 자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주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믿음도 없고 확신도 없었던 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너무 큰 돈이고, 더욱이 시간도 부족했으니까요.
그런데 제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습니다.
말씀드린 지 3일 만에 목표액의 70%가 채워졌습니다.
지난 토요일은 눈물만 났습니다.
감사하고 고맙고, 또 놀랍고 무서워서입니다.
초라한 나의 믿음과 보잘것없는 예측이 한낱 먼지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믿음, 그런 상상과 예측을 가지고 살고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쉽게 결정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아직 목표액이 다 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분들에게 기대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이죠.
전 교회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브리핑이 있던 어제는,
유독 많은 분이 빠졌습니다.
설렁한 교회에서 적은 무리 앞에서 브리핑을 마쳤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어젯밤, 계획했던 목표액이 넘었습니다.
기쁘고 놀랍기보다 이제는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
교회 가족들에게 부담을 드려 죄송했고,
연약하고 볼품없는 믿음이 부끄러웠습니다.
여전히 이래서 안 돼, 저래서 안 돼, 미리 재단하고 가늠하는 저의 섣부른 판단력이 부끄러웠습니다.
마치 하나님이나 된 양 서둘러 스스로 결정해 버리는 제 안의 교만이 부끄러웠습니다.
아직 하나님은 일하시지도 않았는데 내가 먼저 결론을 내버리고,
아직 하나님은 시작도 안 하셨는데 나는 끝을 내버리는 못된 습성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죠.
오늘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너를 믿지 말고 나를 믿어라”
사랑하는 여러분,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내가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살기를 이 아침에 기도합니다.
내 생각이 아니라 주님의 생각과 계획을 더 신뢰하며 살기를 원합니다.
내 예상, 내 판단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하심을 더 의지하는 사람이 되기를 간구합니다.
그렇게 나의 인생은 하나님 손에 달렸습니다.
내가 아니라, 나의 예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하심에 달렸다고요.
그러니 쉽게 결론 내리고, 쉽게 판단하지 마십시다.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오늘도 주님의 일하심이 드러나는 삶이길 빕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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