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하나님께서는 몇 가지 명령을 예레미야에게 하시는데요.
그 명령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결혼하지 말아라”
“장례 집에 가지 말아라”
“잔칫집에 가지 말아라”
이 명령에 대해 그 이유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명령의 액면 그대로 보다는 숨은 내용이 있는 듯하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위의 명령에는 흐르는 맥락이 있네요.
바로 ‘관계성’입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를 위해 울어줄 사람이 없고,
사람이 죽어도 애도해 줄 사람들이 없으며,
기쁜 일이 일어나도 함께 기도해 줄 사람이 없는 세대에 대해 말씀하시죠.
감정이 없는 세대를 넘어 무관심의 세대를 뜻하는 말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세대가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세대이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가능하면 혼자 있고 싶어 하죠.
모이기를 힘쓰지 않습니다.
남을 위해 나의 감정을 쓰기 싫어하고,
남에 대해 신경 쓰는 소모를 기피합니다.
되도록이면 혼자, 기왕이면 개인 중심의 삶을 바라죠.
게임과 같은 오락에 대해 유해성을 지적하는 소리들이 많죠.
저는 게임 중독이나 폭력성 같은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어디 중독이나 폭력성이 게임에만 있겠습니까?
그것은 어떤 특정한 것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온갖 오락물, 더 나아가 각종 사회에 널려져 있죠.
게임이라는 하나의 장르만이 죄인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게임으로 대표되는 문화의 진정한 폐해는 따로 있습니다.
‘개인주의’ 그것이죠.
함께 놀고, 함께 뒹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더불어 하나 되는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 가장 큰 위험성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죠.
하나님의 지향점은 연합과 협력, 일치와 하모니인 반면에,
현대사회의 지향점은 개인과 개성, 독특과 표현으로 흐르죠.
물론 개성이나 개인의 주장과 표현들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도 중요하고, 귀중한 가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개성들이 서로 모여서 연합하며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 사회여야 하죠.
우리의 사명들이 모여서 하나님의 나라가 되고,
우리의 다른 모습들이 함께하여 확장된 꿈이 되는 것이 하나님의 언어입니다.
오늘 말씀은 제게 이렇게 다가옵니다.
하나님을 잃으면 따라오는 것이 공동체를 잃게 된다는 것으로요.
하나님의 영성을 잃으면 점점 혼자의 세계로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고요.
그분의 영성이 사라지는 만큼 가족들의 연합이 해체되고,
그분의 마음이 사라지는 만큼 이웃을 향한 관심도 가라앉고,
그분의 생각이 사라지는 만큼 나의 감정, 나의 생각, 나의 뜻만이 중요시되는 거죠.
히브리 기자는 우리에게 “모이기를 힘쓰라”라고 외쳤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특별히 교회에 잘 모이라고 해석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말씀은 개인주의를 따르지 말라는 말로 해석합니다.
가능하면 함께, 가능하면 더불어, 가능하면 협력하는 삶을 살라는 의미죠.
그래서 교회가 세워졌고, 그래서 공동체라는 것을 하나님은 중요시하시는 겁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혼자 있는 자리로 향하지 마세요.
조금만 마음의 어려움이 생기면 우리는 동굴을 찾습니다.
외롭고, 불편하고, 힘들고, 아픈 것들이 이웃에게서 몰려온다고 느끼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 주위에 펜스를 치고, 입을 닫고 마음을 닫습니다.
그때가 하나님을 잃는 순간임을 기억하세요.
개인주의에 빠지는 것은 이웃에게만 마음을 닫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해서도 닫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함께하는 자리, 연합하는 자리를 늘 바라세요.
내가 깎이고 다듬어지는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인도하심을 받는다는 것도 기억하세요.
함께하는 자리에서 말입니다.
공동체에서 말이죠.
그래서 말씀드립니다.
“모이기를 힘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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