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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사사기묵상

사사기묵상65 - 다양한 것들이 서로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 연합입니다. 사사기 21:8~15

기가 막힙니다.
말문이 막힙니다.
베냐민 지파의 멸종을 눈으로 보기에는 측은하고,
그렇다고 맹세를 했으니 결혼시킬 수도 없고,
이스라엘 연합은 이 두 가지를 충족하기 위해 꾀를 냅니다.
연합군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찾아내는 거죠.
야베스 길르앗 사람들이 그들입니다.
야베스 길르앗은 이스라엘 연합의 베냐민 전쟁을 반대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참여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 그들이 이스라엘 연합군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요?
이미 눈이 돌아가 버린 사람들이었으니 그들은 야베스 길르앗에 앙심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어디 두고 보자 했을 테죠.
그러다 핑곗거리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공동체의 적으로 처단을 합니다.
명분은 공동체를 지키는 규율이었지만 본심은 이 지파의 여인들을 베냐민 지파에 시집보내는 것이었죠.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묘수처럼 보입니다.

이런 모습에 소름이 끼칩니다.
자신의 잘못을 남에서 덮어 씌우고,
자신으로 인해 만들어진 문제를 남을 통해 해결하려는 모습,
그것도 공동체의 이름으로, 공적인 명분을 통해 합법을 가장한 모습으로 자행되는 일들,
이런 것을 전체주의라고 하죠.

마치 하나의 목적을 위해 개인을 억압하고 다양성을 무시하며 움직이는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릅니다.
이념과 사상으로 무장한 맹목적인 전체주의가 얼마나 많은 희생을 낳았는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죠.
파시즘이나 나치즘, 공산주의나 독재와 같은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졌고요.
중세 마녀사냥이나 십자군 운동도 그랬습니다.
우리에게는 관동대지진 학살이나 제주 4.3 학살 등이 그랬어요.

교회는 관용과 용납이 넘치는 곳이어야 합니다.
주님이 우리를 용서하시듯 우리도 남을 용서하는 곳이어야 하고요.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듯 우리도 이웃을 사랑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많은 교회가 ‘우리’라는 이름으로 ‘남’을 나누고,
종교라는 이름으로 서로 정죄하며, 마치 원수 대하듯 하죠.

연합이란,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남녀가 서로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연합이 아니에요.
연합은, 서로 다른 것들이 각기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것들이 서로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 연합입니다.
교회가 바로 그런 연합이죠.
다른 사람을 똑같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내가 서로 어울려, 더불어 기묘한 화음을 만드는 것이 연합이에요.

사랑하는 여러분,
나와 다르다고 적으로 만들지 마세요.
뭐든 똑같은 존재로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나 같은 사람은 나뿐입니다.
또한 너 같은 사람도 너뿐이죠.
그런 너와 내가 만나서 연합하고, 협력하며 선을 이루는 것, 그것이 교회입니다.

하나님의 스펙트럼은 우리의 상상보다도 훨씬 넓습니다.
그분의 창조물인 우리를 다 품으실 만큼 말입니다.
아무리 달라도 주님의 품에 다 안길 수 있죠.
그러니 다르다고 저주하지 마세요.
다르다고 틀렸다 하지 마세요.
다르기 때문에 내가 필요하고, 너가 있기에 내가 있어 우리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타인을 존중하세요.
그렇게 교회를 이루세요.
그것이 연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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