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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사사기묵상

사사기묵상61 - 우리는 주님의 필요합니다. 사사기20:1~17

어제 차마 글로 표현하지 못했는데요.
이해 못할 사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레위인의 첩은 기브아 사람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노인의 집 앞에서 죽습니다.
이를 레위인이 발견하죠.
그런데 이 모습에서도 의아스러운 것이 많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죠.
26절,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지금이 어떤 상황입니까?
아내가 불량배에게 끌려가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밖의 상황에 촉각을 기울여야 할 때 아닌가요?
그런데도 아내가 도착한 줄도 모르고 레위인은 늘어지게 자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런 추측의 근거는 다음 절에 등장합니다.
27절,  그 여자의 남편이 아침에 일어나서, 그 집의 문을 열고 떠나려고 나와 보니,
아니, 이건 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남편이 행동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까?
아내를 버려두고 떠나려는 듯한 모습이죠.

그다음 상황은 더 황당합니다.
그야말로 엽기 중의 엽기입니다.
그는 아내의 시신을 12조각으로 토막을 내 이스라엘 온 지역에 보냅니다.
아마도 12지파에 각각 보낸 듯싶어요.
종합적으로 읽으면,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한 것에 대한 경각심을 각 지파에게 보낸 것으로 읽힙니다.
그러나 저는 그의 행동으로 보았을 때 이 마저도 진심을 이해하기 힘드네요.
아내를 내어주고 마치 아무 일 없는 듯 행동하는 모습이나, 시신을 훼손하는 일이나 한결같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는 정말 경각심, 혹은 이런 무자비한 일들에 대한 경고로 이 같은 일을 했을까요?

오늘 본문은 이 시신 조각을 받아 든 지파들로 향합니다.
그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당연하죠.
시신 조각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일 테니까요.
그래서 몰려나와 레위인에게 자초지종을 듣습니다.
그리고 레위인은 저간의 사정을 이야기하죠.
그 이야기에 격분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군대를 동원해 기브아로 향하죠.
이에 맞서 베냐민 지파도 집결합니다.
그야말로 동족상잔의 비극이 시작될 찰나입니다.

가끔 이 대목을 치리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리란, 잘못한 사람들에 대해 경고하고 죄를 물어 고치게 하는 것을 말하죠.
권징이라는 말도 들어 보셨죠?
선은 권하고 악은 징벌한다는 뜻인데요.
공동체의 질서와 규율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들을 말하는 것이죠.
오늘 본문을 그렇게 해석합니다.
그러나 저는 생각이 좀 다르네요.
물론 이 본문을 읽는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에 왕이 없던 때에”라는 사실을 기반으로 묵상 중이기 때문이죠.

제 눈에 레위인의 태도는 마치 소시오패스처럼 느껴집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라는 뜻인데요.
극단적인 자기애와 자만심은 소시오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저는 레위인에게서 그것이 읽혀요.
첩을 두는 일이나, 그가 친정으로 가게 만드는 일(무엇 때문인지 정확 치는 않지만 저는 그것이 남편의 폭력성을 동반한 괴롭힘으로 봅니다)
자신을 위해 첩을 불량배에게 내어주고도 버젓이 잠을 자거나,
처참하게 죽어있는 사람에게 집에 가자고 태연히 말하는 장면,
또 아무 감정이 없는 듯 시신을 토막 내는 그 행동들에서 인격장애를 느낍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아요.
이스라엘 사람들이 몰려와서 자초지종을 묻자 그는 태연히 말합니다.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들을 하죠.
기브아 사람들이 자신을 죽이려 하다가 대신 첩을 죽였다고요?
자기가 첩을 내준 것 아닙니까?
시신을 토막 내서 보낸 이유가 경각심 때문이라고요?
성경은 그의 감정에 대해 전혀 기록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죽은 아내를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모습만 보이죠.

레위인이나 이스라엘 나머지 지파들이나,
이에 저항하는 베냐민 지파나 모두 자신들만 압니다.
자신들의 주장만이 옳고 잘못은 남이 하죠.
하나님을 잃은 백성들, 하나님을 잃은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나는 이유가 다 있고, 너는 이유가 없다.
하나님을 잃으면 극단적인 자기 합리화에 빠집니다.
자신의 죄는 뒤로하고 남의 죄를 앞세워 분열을 일으키죠.
오늘 본문은 그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을 잃은 우리의 치졸한 모습을 말이죠.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을 잃으면 죄를 짓고도 죄인 줄 모릅니다.
하나님을 잃으면 자신을 위해 남을 해치는 것이 정당화되고,
아니, 더 나아가 내 잘못도 오히려 남 때문이라고 말하죠.
나의 게으름도 남 탓이고,
나의 나태함도 사회 탓이 되죠.
모든 것이 남 탓, 모든 것이 사회 탓입니다.
하나님을 잃은 인간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내 안에 하나님이 계셔야 사람답게 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과 육신이 결합한 존재가 우리이기 때문이죠.
좋은 결정하기 원하세요?
내 안에 하나님을 품으세요.
잘 되기를 바라세요?
내 안에 주의 영이 가득하길 기도하세요.
좋은 시선을 갖기 원하세요?
주의 말씀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세요.
우리는 주님의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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