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차이점을 발견했다는 것은, 나의 지평을 넓힐 절호의 기회라는 것과 같습니다."(롬15:8~13)
아는 한 쌍의 형제, 자매가 있습니다. 사랑에 빠져 정신줄을 놓은 듯이 몇 달을 지내더니 어느 날 저를 찾아 왔습니다. 물론 정신줄 놓은 그 기간 동안에는 한 번도 저에게 찾아 온 적이 없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아도 아실겁니다. 그런데 행복하고 즐거울 것만 같던 그들이 저를 찾아온 이유는 놀랍게도 서로가 너무 달라서 더 이상 만남을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게 죽고못살던 이들이, 뭐 처음에는 자신의 심장도 도려내어 줄 것 같던 이들이, 가끔 주일에 그들이 안 보일 때는 ‘별 따러 갔나보다’했던 이들이, 서로가 너무 달라서 못 사귀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사실 저는 이런 사실보다 더 그들의 말이 놀라웠던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아니, 형제와 자매가 다른 가정환경에서, 각각 다른 성별로, 그것도 30년 가까이 따로 살아왔다면 서로 다른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서로 사귀려면 똑같아야 합니까? 저는 그들의 생각이 참으로 희안하다는 생각에 더 놀랐습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은, 누구는 맞고 누구는 틀리다는 뜻이 아닙니다. 틀린 것이 아니기에 다른 것은 서로가 알아가는 귀중한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다르기 때문에 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다르기 때문에 만나는 것입니다. 똑같으면 만날 필요도, 사랑이라는 극약처방의 하나됨 프로젝트가 동원될 필요도 없습니다. 사랑이라는 묘약을 통해 서로다 다른 것을, 나의 지평이 넓혀질 기회로 삼는 것이 바로 만남입니다. 내가 30년 가까이 살아오는 동안과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습관으로 다른 사람을 만나려면 그것은 사랑의 관계가 아니라 주인과 노예의 관계를 꿈꾸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랑은 자신의 지평을 넓히는 귀중한 도구입니다. 사랑은 나와 다른 것을 고통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 드릴 수 있는 은혜의 도구입니다. 그 사랑으로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고, 나의 지평을 넓혀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사랑이라는 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지평이 넓어지기를 원하십니다. 야베스는 나의 지경이 넓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지경이 넓어지는 것은 땅 따먹기가 아닙니다. 지경이 넓어질수록 나와 다른 지경과 접경을 이루어야 하고, 다른 그들과 만나고, 다른 그들을 받아드리며 화합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방법으로 나의 지경이 넓어지는 것은 정복전쟁이 아니기에 내 안에 인내와 사랑이 필요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이기에, 내가 익숙한 사람들이 아니기에 더욱 나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나의 지경을 넓히기 위해서는, 내 안에 있는, 나를 향한 평가와 방법으로가 아니라 더욱 넓고, 더욱 깊으며, 더욱 진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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