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누가복음서묵상일기 90 -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귀신의 말은 듣지 말아라"

반응형

누가복음 4:41   또 귀신들도 많은 사람에게서 떠나가며, 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꾸짖으시며, 귀신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들이 그가 그리스도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장마인가요? 어제부터 내린 세찬 빗줄기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네요. 우리의 기분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해과 비는 언제나 옳습니다. 가장 알맞은 시기에 주시는 축복임을 믿어요. 다만 우리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나 아픔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오늘 본문은 어제와 이어지는 본문입니다. 온갖 병이 있는 이들이 예수님 앞에 몰려왔는데 그중에는 이전의 본문에 기록된 것처럼 귀신 들린 이들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죠.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최근 읽은 본문에는 주님의 치유 이적들이 담겨 있는데요. 여기에는 병자과 귀신 들린 자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게다가 예수님은 귀신도 꾸짖으셨고, 병도 꾸짖으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죠. 그래서 병과 귀신의 역사를 혼동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저는 병과 귀신은 기본적으로 구별하여 생각해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누가도 이를 구분하고 있죠. 어제는 병을, 오늘은 귀신을 주제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병에 걸린 것을 숨기고자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 가운데 그런 분들이 계시죠. 이유는 아마도 병에 걸린 것이 믿음이 없거나 심지어 사탄의 공격에 넘어간 결과라고 여기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공동체는 그런 생각에 주의를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병을 적대시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병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병이 저주도 아니에요. 때론 병으로 나를 새롭게 만드는 계기를 이룰 수 있기도 합니다. 부주의한 우리에게 경각심을 줄 수도 있고요. 주님이 주신 육신을 잘 관리해야 하는 마음을 새롭게 할 수도 있죠. 더 나아가 병을 통해 더 단단하고 건강한 육신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병은 누구나 다 걸립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영적 실력은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죄를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진정한 실력이죠. 그래서 회개가 우리에게 중요한 영적 도구인 거죠. 그러니 병에 걸렸느냐 아니냐에 초점을 맞추지 마시고 병을 얼마나 잘 해결하고 회복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시길 빕니다. 
 
서론이 좀 길었는데요. 오늘 제게 주신 메시지는 아니었지만 요 며칠 말씀을 읽으면서 한 번쯤은 언급하고 싶었던 생각이었기에 드리는 말씀이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오늘 본문은 이전에 비슷한 사건을 연상시키는 본문이죠. 귀신이 예수님을 알아보았던 사건, 왜 우리를 간섭하고 없애려 왔냐고 따졌던 그 사건과 비슷하죠. 오늘 본문의 귀신도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그리고 외치죠.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누가 들으면 귀신이 아니라 믿음 좋은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것 같은 찬양이죠. 그런데 예수님은 그 귀신을 꾸짖고 입을 막으십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아마도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아셨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똑같은 말을 해도 찬사와 조롱으로 나뉘듯이 귀신의 말은 다른 의도가 있는 말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아직 당신이 그리스도이심을 밝히실 시기가 아니기에 막으셨을지도 모르죠. 저는 그 내막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을 통해 저에게 주시는 메시지는 정확해요. 그것은 이런 말씀입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귀신의 말은 듣지 말아라"
 
감언이설이라고 하나요? 우리는 귀가 얇아서 조금만 칭찬하고 인정해 주면 회까닥 넘어가는 경향이 있죠. 귀신도 그렇습니다. 가장 잘하는 것이 감언이설이죠. 내 편을 들어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내가 원하는 말을 해 주죠. 그런데 묘하게 수가 틀립니다. 부정적인 말도 진짜 그럴싸하게 하죠. 안 되는 이유를 100가지도 넘게 말합니다. 못 하는 근거는 매우 논리적이죠. 실패한 사례들을 조목조목 들이댑니다. '저 사람도 못했는데 니가 할 수 있을 것 같애?'라며 팩폭을 하죠. 
 
아무리 옳은 소리여도 귀신이 하는 말은 듣지 마세요.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부정적인 말로 나를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게 하지 못하는 말은 거부하세요. 내 귀에 현실이라며 좌절과 근심, 미움과 분노, 비교와 차별 등을 기초로 속삭이는 목소리를 허락지 마세요. 비록 십자가의 길을 걸을지언정 새롭고 산길을 향해 가는 우리의 여정에서 귀신의 말은 필요 없습니다. 그것이 제 아무리 옳은 말처럼 들린다고 해도 말이죠.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