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하 24:5~10 그들은 요단 강을 건너서, 갓 골짜기의 한가운데 있는 성읍인 아로엘 남쪽에서부터 인구를 조사하였다. 다음에는 야스엘 성읍 쪽으로 갔고, 그다음에는 길르앗을 거쳐서, 닷딤홋시 땅에 이르렀고, 그다음에 다냐안에 이르렀다가, 거기에서 시돈으로 돌아섰다. 그들은 또 두로 요새에 들렀다가, 히위 사람과 가나안 사람의 모든 성읍을 거쳐서, 유다의 남쪽 브엘세바에까지 이르렀다. 그들은 온 땅을 두루 다니고, 아홉 달 스무날 만에 드디어 예루살렘에 이르렀다. 요압이 왕에게 백성의 수를 보고하였다. 칼을 빼서 다룰 수 있는 용사가, 이스라엘에는 팔십만이 있고, 유다에는 오십만이 있었다. 다윗은 이렇게 인구를 조사하고 난 다음에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 받았다. 그래서 다윗이 주님께 자백하였다. "내가 이러한 일을 해서,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이제 이 종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를 빕니다. 참으로 내가 너무나도 어리석은 일을 하였습니다."
인구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출발은 예루살렘 동쪽 사해 너머의 아로엘서부터네요. 이곳에서 시작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빙 둘러 남쪽 끝 브엘세바까지 이릅니다. 거의 열 달이 걸린 대장정이었죠. 그리고 보고합니다. 칼을 다룰 수 있는 용사라는 말을 콕 집어서 말하는 것으로 보아 역시 군사력을 체크한 것이 맞는 모양입니다. 그 말을 듣고 다윗은 가책을 받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오직 능력은 하나님으로부터만 온다는 믿음이 깨진 것을 느꼈던 것 같아요. 우리의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다윗이었기에 자신의 실수가 감지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다윗이 조금은 억울할 것 같습니다. 이 말씀은 마치 다윗의 잘못된 판단이 해석의 주를 이루는 데요.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이제도 말씀드렸지만 하나님께서 진노하신 이유는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반란 때문이었습니다. 그 반란은 자신의 힘을 믿고, 자신의 능력을 믿고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왕을 몰아내려는 음모였습니다. 그것을 하나님은 지적하고 싶으신 것이었죠. 그래서 하나님은 반란을 잠재우신 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 반란의 의미와 문제점을 되새기게 한 것으로 오늘의 본문을 사용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기에 뒤 따라오는 말씀에서는 그 대가를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스란히 치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다윗의 실수라기보다 다윗을 매개로 한 하나님의 계획이죠. 단순히 다윗의 잘못을 지적하기 이전에, 비록 다윗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사건이기는 하나, 그 또한 쓰임 받는 사건이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의 삶 가운데 실수들이 있죠? 잊고 싶은 기억들이 있습니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부끄럽고 창피한 일들이 많아요. 생각하면 참 괴롭습니다. 그래서 지워버리고 싶을 때가 많죠. 그러나 그 일들은 지울 수도 없던 일로 할 수도 없어요. 그저 우리의 일부입니다. 지금 나를 만든 기초이기도 하고, 인격이기도 합니다. 어딘가 내 속에 녹여있는 귀중한 자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기억을 잘해야 합니다. 지나간 일들은 저주한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나의 기억은 지운다고 지워지지 않아요. 오히려 그 일들을 믿음으로 재생산해야 합니다. 나의 잘못조차도 선용하시는 하나님, 나의 실수마저도 선하게 사용하시는 하나님임을 믿어야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가장 잘하시는 일은 악을 선으로 바꾸시고, 실수를 기회로 만드시는 일입니다.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꾸시며, 잘못을 기필코 은혜와 축복의 단초로 삼으시죠. 그것이 우리의 하나님입니다.
어쩔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습니까? 연약해서 잘못한 일들이 있나요? 뼈저린 후회와 회한이 남겠지만 그러나 그렇게 자신을 탓하고 괴로워한다고 그 실수와 잘못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실수와 잘못을 기회로 삼으세요. 하나님께 돌아갈 기회, 그분이 일하실 기회, 당신의 사랑과 은혜로 덮을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어떤 잘못도 하나님은 선용하실 수 있고, 우리의 어떤 과거도 하나님은 복으로 바꾸실 수 있습니다. 내가 그 하나님의 능력을 지금 믿는다면 말이죠. 그렇게 어제의 나쁜 일은 주님이 선용하시는 기회의 선물로 만들고, 오늘은 새롭고 평안한 하루를 만드는 우리 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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