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20:1-30 나에게 좋은 응답과 은혜가 있다는 것과, 내가 하나님과 좋은 관계를 누린다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어떻게 입증할 수 있으신가요?
보통은
나에게 주시는 놀라운 은혜나 축복이 임할 때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되죠.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의학적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사람이 살아나는 기적을 체험하고,
하는 일마다 잘 되는 역사를 보면
하나님의 특별하신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부러워지죠.
나에게도 그런 기적이 있기를 바라고,
그런 특별한 사랑과 은혜가 충만하기를 늘 바라죠.
그런데 그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은
믿는 자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구원의 십자가를 위해 아들을 보내신 것은
믿는 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요3:16)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믿는 자에게도,
믿지 않는 자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지며,
하나님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불의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십니다.(마5:45)
아람왕 벤하닷과 그 주변 32명의 왕이 함께하는 연합군이
아합을 공격하려 왔습니다.
우리는 이 일을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일지도 모릅니다.
악한 자의 말로가 그럴 것이라고 말이죠.
살아계신 하나님이 악한 자를 그냥두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권선징악의 개념이 강하게 박혀 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오늘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악한 왕으로 손꼽히는 아합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합니다.
"나 주가 말한다. 네가 이렇게 큰 군대를 본 적이 있느냐? 그러나 내가 오늘 그들을 네 손에 넘겨 줄 것이니, 너는, 내가 주인 줄 알게 될 것이다."(왕상20:13)
북이스라엘 역사상 악한 왕으로 군림한 아합도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다는 사실에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하나님을 믿지 않았던 것뿐만 아니라
반대하고 탄압했던 그에게도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아직 돌아선 것도 아니고,
회개한 것은 더더욱 아닌 아합에게
기적과 같은 승리가 주어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여러분은 무슨 마음이 드십니까?
믿지 않는 사람도 하나님은 사랑하십니다.
악한 사람에게도 하나님의 은혜는 동일하게 역사하십니다.
하나님께서 하시겠다고 하시면 말입니다.
그러니까 은혜를 누리는 것,
승리하고 기적을 맛보는 것이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증표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에게 좋은 응답과 은혜가 있다는 것과,
내가 하나님과 좋은 관계를 누린다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미치는 것과
내가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내 인생에 기적이 일어나는 것과
내가 주님을 닮아가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기록된 아합왕의 전쟁이야기는 놀랍습니다.
어쩌면 기드온의 300용사 이야기보다 더 큰 전과일지도 모릅니다.
그는 300:135,000의 싸움이었지만
아합은 최소 232:127,000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니까요.
이것은 역사에 기록될 만한 전과입니다.
이 결과로만 보면 아합은 위대한 왕이 되어야만 합니다.
승리라는 관점에서 읽는다면 아합은 성공한 왕이고요.
기적의 관점에서 읽는다면 아합은 은혜받은 왕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의 중심은 승리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람이 아합에게 나타날 때마다 한 말이 있습니다.
“너는 내가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13절, 28절)
승리를 주시는 이유도,
기적을 주시는 이유도,
오직 주는 여호와임을 아는 것입니다.
나에게 은혜가 주어지는 이유도,
주님이 나의 하나님임을 아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은혜가 중심이 아닙니다.
내가 하나님을 아는 것,
하나님이 나의 주님이심을 아는 것이 중심입니다.
어떤 이들은 내 삶에 기적이 있고,
놀라운 은혜의 체험이 있어야
믿음이 증명되는 듯이 살아갑니다.
어떤 이들은 심지어 우리 삶에 표증이 없으면
하나님이 안 계시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아무리 기적을 경험해도
우리는 한 때 뿐임을 성경에서 누누이 보아왔습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은혜는
하나님과 좋은 관계를 누리는 것입니다.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과 거닐 듯 그와 같은 관계 말입니다.
좋은 관계라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때론 밍밍할 수도 있고,
때론 건조해 보이기도 합니다.
뭔가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특별한 것입니다.
조용히 그분과 거니는 것,
잠잠히 그 분 앞에 서 있는 것,
늘 그분과 동행하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은혜요 축복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보다
늘 함께 사는 가족이 더 좋은 것입니다.
특별한 날 찾아가는 스승보다
늘 모시고 따르는 스승과의 관계가 더 깊은 법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어떤 특별한 일의 응답으로 증명하지 마십시다.
우리의 믿음은 하루하루 그분과의 관계에서 증명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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